외도 의심해 아내 살해한 90대 남편… 첫 재판서 '보청기' 없어 소통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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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병원 이송 뒤 숨져… 살인미수에서 살인 혐의 변경
재판부, 다음 공판에는 보청기 착용하고 출석 요구

외도를 의심해 80대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9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의 정신 상태와 형사책임 정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정신감정을 신청하기로 했다.

외도를 의심해 80대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9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 AI를 활용해 제작한 단순 자료 이미지로,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외도를 의심해 80대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9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 AI를 활용해 제작한 단순 자료 이미지로,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첫 법정서 살인 혐의 인정… 보청기 없어 소통 차질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는 8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A 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A 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A 씨가 경찰 등 수사기관 조사에서도 혐의를 인정해 왔다는 취지의 설명도 했다.

A 씨는 재판부가 직접 혐의를 인정하는지 묻자 처음에는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잘 모르겠다거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취지로 답했지만, 재판부가 아내 B 씨를 목 졸라 숨지게 한 사실을 인정하는지 다시 묻자 결국 혐의를 인정했다.

법정에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은 보청기 문제 때문이라고 A 씨 측은 설명했다. 평소 사용하던 보청기를 분실해 재판부의 질문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오는 22일 열리는 다음 공판에는 보청기를 착용하고 출석하도록 했다.

외도 의심해 아내 살해 혐의… 범행 뒤 가족이 경찰 신고

A 씨는 지난 7월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80대 아내 B 씨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 씨가 아내 B 씨의 외도를 의심하는 망상에 빠져 범행에 이르렀다는 취지로 공소사실을 밝혔다. 피해자는 범행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 씨는 범행 직후 다른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잘못된 일을 했으며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화를 받은 가족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에서도 A 씨는 아내 B 씨가 바람을 피웠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건 직후 A 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이후 피해자가 끝내 사망함에 따라 혐의를 살인으로 변경했고, A 씨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 측 변호인은 첫 공판에서 정신감정을 신청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재판부는 관련 신청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살인죄는 사형·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

형법 제250조 제1항은 사람을 살해한 사람을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형법 제250조 제1항은 사람을 살해한 사람을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일러스트.
형법 제250조 제1항은 사람을 살해한 사람을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일러스트.

살인죄는 타인의 생명을 고의로 침해했을 때 성립하는 범죄다. 실제 재판에서는 범행 경위와 방법, 고의의 정도, 피해 결과, 범행 전후 정황 등 재판 과정에서 확인된 사정을 토대로 구체적인 형이 정해진다.

배우자를 살해한 경우, 배우자는 직계존속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형법 제250조 제1항의 일반 살인죄가 적용된다.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경우에는 같은 조 제2항의 존속살해죄 규정이 별도로 적용된다.

정신감정은 형사책임 판단 위한 전문 감정 절차

형사재판에서 정신감정은 피고인의 정신 상태를 의학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을 때 활용되는 감정 절차다. 정신질환이나 인지 기능 등에 관한 전문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법원이 감정인을 통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정신감정이 실시됐다는 사실만으로 형사책임이 줄어들거나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감정 결과는 법원이 피고인의 범행 당시 정신 상태와 형사책임 능력을 판단할 때 검토하는 자료 가운데 하나다.

형법 제10조는 심신장애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한 행위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해당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한 경우에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

다만 나이가 많거나 정신과적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심신장애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범행 당시 실제로 사물을 판단하거나 자신의 행동을 결정할 능력이 어느 정도였는지가 판단 대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