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극장가 정조준… 올겨울 관객들 사로잡을 '한국 영화'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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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수염 류승룡·철부지 박해준… 두 형제'의 유쾌한 반전 케미“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정가네'가 최근 오픈토크를 통해 영화에 담긴 정교한 연출 의도와 배우들의 진솔한 회고,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든 풍성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며 관객들의 기대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최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루프씨어터에서는 영화 '정가네'의 오픈토크 행사가 열렸다. 가을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야외 무대 위로 연출을 맡은 김지현 감독을 비롯해 극을 끌어가는 핵심 주역인 배우 류승룡, 박해준, 옹성우, 이상희가 한자리에 모였다.

"가족이라는 잔잔한 숭고함"

연출을 맡은 김지현 감독은 영화 '정가네'가 가진 본질적인 메시지에 대해 "가족이라는 존재는 늘 다투고 갈등을 겪지만 그럼에도 결국 서로의 곁을 지키고 함께 살아가려 하는 숭고함을 지니고 있다"라며 "그 잔잔하면서도 따뜻한 삶의 의미를 스크린 위에 정성스럽게 담아내고자 한 작품"이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김지현 감독(왼쪽부터)과 배우 류승룡, 박해준, 옹성우, 이상희가 지난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영화 ‘정가네’ 오픈토크에서 관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뉴스1
김지현 감독(왼쪽부터)과 배우 류승룡, 박해준, 옹성우, 이상희가 지난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영화 ‘정가네’ 오픈토크에서 관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뉴스1

영화 '정가네'는 30년 동안 단 한 번도 대화를 나누지 않은 채 등 돌리고 살아온 두 형제 만수(류승룡 분)와 병수(박해준 분)가 주인공이다. 마을을 덮친 예기치 못한 위기 속에서 태어난 신비로운 송아지 '장수'를 함께 지켜내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묵직한 형 류승룡 vs 철부지 동생 박해준

영화의 중심축이자 묵직하고 과묵한 형 '만수' 역을 맡은 류승룡은 캐릭터의 남다른 비주얼 비하인드부터 언급해 좌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배우 류승룡이 지난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 뉴스1
배우 류승룡이 지난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 뉴스1

류승룡은 "만수는 겉으로는 무뚝뚝해 보이지만 가슴속 깊은 곳에 진심을 품고 형답게 삶을 견뎌내는 인물"이라고 소개한 뒤 "얼마 전에 완성된 영화를 봤는데 극 중 제 모습에 수염이 정말 풍성하게 나온다. 그게 분장이 아니라 진짜 제 수염이다. 함께한 동료 배우들도 '마치 5년 후에 촬영한 것 같다'라며 놀라워하더라"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우리 영화는 시공간을 초월해서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삶과 주변을 돌이켜보고 적용해 볼 수 있는 보편적이고도 깊은 가치를 지닌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반면 형에 대한 콤플렉스와 열등감을 끌어안고 사는 철부지 둘째 동생 '병수' 역의 박해준은 캐릭터가 지닌 유쾌하고 통쾌한 매력을 아낌없이 자랑했다. 박해준은 "태어난 이래 단 한 번도 1등을 해본 적이 없고 형을 깊이 존경하지만 동시에 형으로 인해 커다란 콤플렉스를 안고 살아온 인물"이라며 "사실 한마디로 말해 동네 골칫덩어리다. 남 눈치 안 보고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한다"라고 설명했다.

배우 류승룡이 지난해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스1
배우 류승룡이 지난해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스1

이어 박해준은 "배우로서 현장에서 정말 신나고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실제 촬영장에서도 아무런 계산 없이 마음껏 철딱서니 없는 모습으로 연기에 임했다"라고 전하며 류승룡과의 팽팽하면서도 유쾌한 '단절 형제' 호흡을 기대케 했다.

마을에 새로 부임한 신입 수의사 '정우' 역을 맡은 옹성우는 관객과 영화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자처했다. 옹성우는 "정우는 마을의 유력한 외부인이자 막 부임한 신입 수의사다. 영화를 보러 오시는 관객분들과 마찬가지로 이 낯선 마을에 처음 발을 들였고 마을 사람들을 처음 만나는 인물"이라며 "아직은 모든 게 어색하고 어리바리한 정우의 시선이 곧 관객들이 작품 속으로 몰입하는 시선과 자연스럽게 공유될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밀도 높은 연기 유대를 예고했다.

두 형제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여동생 역으로 열연한 이상희는 현장에서 두 오빠를 지켜본 솔직한 소회를 밝혔다. 이상희는 "영화 속에서 만수가 그렇게 말이 없는데도 화면을 보면 그 묵직함과 진심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느껴지는 걸 보고 감탄했다"라며 "반면 병수는 마음과 전혀 다른 표정과 말을 끊임없이 내뱉는다. 두 오빠가 속마음과 다르게 표현해 나가는 완전히 다른 방식들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배우로서 참 재미있고 흥미로운 경험이었다"라고 회상했다.

배우 박해준이 지난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영화 ‘정가네’ 오픈토크에서 관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뉴스1
배우 박해준이 지난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영화 ‘정가네’ 오픈토크에서 관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뉴스1

이날 오픈토크에서는 김 감독이 직접 밝히는 배우별 캐스팅 비화와 뜨거운 신뢰가 베일을 벗어 현장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김 감독은 먼저 류승룡에 대해 "위트와 유쾌함, 과묵한 묵직함이 동시에 공존하는 독보적인 배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그동안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정말 다채로운 인물들을 완벽히 소화해 오셨는데 우리 '정가네'에서는 대사가 거의 없고 과묵함에도 불구하고 '사람 존재 자체'가 궁금해서 자꾸만 들여다보게 만드는 강렬한 호기심을 발산한다"라고 극찬했다.

반면 박해준을 향해서는 '똘끼'라는 파격적인 단어를 던지며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 감독은 "해준 선배님 안에는 이유 없는 반항아 같은 독특하고 유쾌한 색깔과 에너지가 내재돼 있었다. 그런 면모를 스크린 위로 가장 재미있고 생동감 있게 꺼내 보이기 위해 의상이나 스타일링, 행동 양식들을 세심하게 디자인했다"라고 밝혔다.

배우 박해준이 지난 4월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 호텔에서 열린 JTBC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배우 박해준이 지난 4월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 호텔에서 열린 JTBC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또한 옹성우와 이상희를 향해서도 깊은 애정을 표현했다. 김 감독은 옹성우에 대해 "우리 작품에는 밝고 생기 넘치는 에너지가 필수적이었는데 옹성우 배우가 그것을 완벽히 소화해 줬을 뿐 아니라 현장에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를 부드럽게 매개해 주는 역할을 해줬다. 함께 작업할 수 있어 참으로 감사하고 기뻤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상희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믿고 쓰는 배우'"라고 칭찬하며 "연출자로서 다소 어렵고 까다로운 감정 표현을 부탁드릴 때가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요구한 것 이상으로 훨씬 풍부하고 다채로운 질감을 더해 가지고 돌아오는 소중한 현장을 경험하게 해줬다"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AI 시대에 등장한 진짜 송아지 '장수'… 현장 감동시킨 신스틸러

이번 오픈토크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대목은 단연 영화의 또 다른 주역 어린 송아지 '장수'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였다. 최근 영화계에서 CG나 AI 기술을 활용한 동물 연출이 보편화된 것과 달리 '정가네' 현장에는 실제 살아있는 송아지가 투입돼 호흡을 맞춰냈다.

영화 '정가네' 출연 배우 류승룡 공식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정가네' 출연 배우 류승룡 공식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류승룡은 "요즘은 워낙 AI나 그래픽 기술이 발달한 시대이지 않나. 하지만 우리 영화에 등장하는 어린 송아지 '장수'는 촬영 구상 시기쯤 실제로 태어난 진짜 아기 소"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어 "처음에는 송아지가 강아지처럼 사람에게 친근하게 다가올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현장에서 소를 만난 우리 모두가 '정말 하늘이 준 선물 같다'라고 입을 모았다. 웬만한 사람 배우보다 연기를 잘한다. 옆에 있는 박해준 배우와 연기력이 비슷한 수준"이라고 재치 넘치는 농담을 건네 현장을 폭소케 했다.

유튜브, '티브이데일리'

또한 "극 중 송아지 장수와 스킨십을 나누는 장면이 정말 많은데 혹시라도 반복적인 촬영 훈련이 동물에게 학대처럼 느껴지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이 아이는 사람을 진짜 잘 따르고, 자는 장면을 찍을 때는 스태프들 옆에서 진짜로 잠에 들었다. 나에게 먼저 스스럼없이 다가와 얼굴을 핥아줄 정도였다"라며 송아지에 대한 애정을 쏟아냈다.

수의사 역을 맡아 소들과 가장 가까이서 호흡한 옹성우도 남다른 교감 순간을 증언했다. 옹성우는 "평소 내성적인 성향을 가진 동물들도 이상하게 저에게는 잘 다가오는 편"이라며 "원래 소들은 낯선 사람에게 잘 다가가지 않고 특히 수의사 복장을 한 사람을 보면 주사를 놓는 줄 알고 도망치기 바쁘다고 들었다. 그런데 촬영장에서 소들이 저에게 다가와 손과 옷을 핥아주었다. 처음에는 얼떨떨하고 낯설었지만 그 온기를 직접 느끼는 순간 정말 사랑스럽다는 감정이 밀려왔고 그 경험이 수의사 연기를 몰입해 나가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오픈토크의 마무리는 영화 '정가네'가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진심 어린 당부로 채워졌다.

영화 '정가네' 출연 배우 박해준 공식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정가네' 출연 배우 박해준 공식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김 감독은 "우리 영화는 따뜻함을 넘어 뜨거운 울림을 품고 있는 작품"이라며 "우리는 누구나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지 않나. 가족은 물론이고 내 곁에서 함께 걸어가 주는 모든 동행자들에 대한 존재 이유와 의미를 관객분들이 한 번쯤 가만히 되새겨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으로 다가가길 바란다"라고 관람을 독려했다.

박해준 역시 특유의 유쾌하고 자신감 넘치는 어조로 소감을 남겼다. 박해준은 "처음 이야기를 들으시면 '두 형제가 시골에서 소 키우는 영화가 대체 뭐가 그렇게 재미있겠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상상 이상으로 스펙터클하고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긴장감 넘치고 쫀쫀하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고 유쾌하게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표했다.

끝으로 류승룡은 "사람의 언어나 말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었던 깊은 갈등을, 말이 없는 소라는 존재가 마법처럼 풀어주는 한 편의 시 같고 아름다운 동화 같은 이야기"라며 "영화가 전하는 이 소중하고 따뜻한 가치들을 극장에서 꼭 가득 담아가셨으면 좋겠다"라는 진정성 어린 인사를 남겼다.

배우들의 호쾌한 케미스트리와 진짜 송아지 장수의 경이로운 활약, 단절된 관계를 허무는 가슴 뭉클한 서사로 기대를 모으는 영화 '정가네'는 오는 12월 2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해 관객들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