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타면서도 모른다...자동차 유리에 '검은 점' 있는 이유, 알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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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릿의 용도는...
운전석에 앉아 앞유리를 보면 가장자리를 따라 검은 띠가 둘러져 있고, 안쪽으로 갈수록 작아지는 검은 점들이 촘촘히 박혀 있다. 매일 보면서도 이름이나 용도를 아는 운전자는 많지 않다. 단순 장식으로 여기기 쉽지만 이 무늬에는 공학적인 이유가 담겨 있다.

유리 가장자리의 검은 띠, 이름은 '프릿(Frit)'
이 검은 점무늬 테두리의 정식 명칭은 프릿(Frit)이다. 프릿은 본래 유리질 가루를 뜻한다. 자동차 유리에 쓰이는 프릿은 이 유리 가루에 금속 산화물 안료 등을 섞은 세라믹 도료다. 실크스크린 방식으로 유리 표면에 인쇄한 뒤 유리를 성형하는 과정에서 고온으로 구워 유리와 하나로 녹여 붙인다. 그래서 손으로 문지르거나 세차를 해도 벗겨지지 않는다.
프릿의 첫 번째 역할은 접착력을 높이는 것이다. 자동차 앞유리는 나사나 볼트가 아니라 접착제로 차체에 붙인다. 문제는 유리 표면이 매끄러워 접착제가 쉽게 달라붙지 않는다는 점이다. 프릿은 유리 표면을 미세하게 거칠게 만들어 접착제가 잘 붙는 면을 제공한다. 앞유리는 단순히 바람을 막는 데 그치지 않고 차체 강성을 보완하고 사고가 났을 때 탑승자가 밖으로 튕겨 나가지 않게 막는 데에도 기여한다. 그만큼 유리를 단단히 고정하는 일은 안전과 직결된다.
두 번째 역할은 접착제 보호다. 접착제는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면 굳거나 삭아 접착력이 떨어질 수 있다. 불투명한 프릿 띠가 접착제가 발린 부분을 덮어 햇빛을 가려주기 때문에 접착 상태가 오래 유지된다.
세 번째는 미관이다. 유리와 차체가 맞닿는 부분에는 접착제가 울퉁불퉁하게 발려 있는데, 프릿이 이를 가려 바깥에서 볼 때 깔끔하게 보이게 한다.

그렇다면 왜 하필 점무늬일까. 검은 띠가 투명한 유리와 갑자기 맞닿으면 경계가 도드라져 보인다. 크기와 간격이 점차 변하는 점들을 배치하면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 효과가 생긴다. 유리에 직접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하기 어렵기 때문에 점을 활용하는 방식이 작업 면에서도 효율적이다.
점무늬에는 열과의 관련성도 있다. 검은색은 빛을 흡수해 투명한 부분보다 온도가 더 높아진다. 제조 과정에서 유리를 가열해 휘게 만들 때 검은 띠와 투명한 부분의 온도 차이가 크면 유리 경계가 고르게 성형되지 않아 시야가 일그러지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점무늬는 이 온도 차이를 완만하게 나눠 왜곡을 줄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룸미러 등이 있는 앞유리 중앙 상단에는 프릿이 유독 넓게 깔려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선바이저로 햇빛을 가릴 수 있지만 가운데는 그렇지 못해 이 부분의 프릿이 햇빛 가리개 역할을 대신한다. 최근에는 이 자리에 차선 유지 보조나 긴급 제동 등에 쓰이는 카메라와 센서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프릿이 장비를 가려주고 직사광선을 줄이는 역할도 함께 맡는다.
운전 시야 지키는 자동차 유리 관리법

프릿이 유리를 단단히 붙들고 있더라도 유리 자체 관리를 소홀히 하면 시야 확보에 문제가 생긴다. 유리를 닦을 때는 부드러운 극세사 타월과 자동차 유리 전용 세정제를 쓰는 것이 좋다. 거친 천이나 수세미는 미세한 흠집을 낼 수 있다. 이 흠집은 야간에 맞은편 차량의 불빛을 번지게 만든다. 실내에 썬팅 필름을 붙인 경우 암모니아 성분이 든 가정용 세정제는 필름을 손상시킬 수 있어 피하는 편이 낫다.
앞유리에 기름막처럼 얼룩이 끼는 '유막'도 주의해야 한다. 유막이 생기면 비 오는 날 와이퍼가 지나간 자리에 물이 번지고 야간에 빛이 퍼져 보인다. 유막 제거제를 사용해 주기적으로 닦아주면 시야가 한결 선명해진다.
와이퍼 관리도 중요하다. 고무 날이 경화되거나 닳으면 줄무늬가 남고 떨림소리가 난다. 이런 증상이 보이면 교체 시기가 된 것이다. 마른 유리에 와이퍼를 작동하면 고무와 유리 모두 손상될 수 있어 워셔액을 먼저 뿌린 뒤 작동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주행 중 돌이 튀어 생긴 작은 흠집은 방치하지 않는 것이 좋다. 처음엔 점처럼 작아도 진동과 온도 변화가 반복되면 금이 길게 번질 수 있다.
겨울철에는 얼어붙은 앞유리에 뜨거운 물을 붓지 않아야 한다. 급격한 온도 변화로 유리에 금이 갈 수 있다. 시동을 건 뒤 성에 제거 기능으로 서서히 녹이거나 전용 스크래퍼를 쓰는 것이 안전하다. 뒷유리 안쪽에 있는 주황색 열선은 날카로운 도구로 긁거나 세게 문지르면 끊어질 수 있으므로 닦을 때 열선 방향을 따라 부드럽게 닦는 것이 좋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자동차 속 숨은 표시들

자동차에는 프릿처럼 늘 눈앞에 있지만 의미를 모르고 지나치는 표시가 적지 않다. 알아두면 운전할 때 은근히 도움이 되는 것들이다.
대표적인 것이 계기판의 주유 표시다. 연료 게이지 옆 주유기 그림을 자세히 보면 작은 삼각형 화살표가 붙어 있다. 이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이 바로 주유구 위치다. 화살표가 왼쪽을 향하면 주유구가 차량 왼편에, 오른쪽을 향하면 오른편에 있다는 뜻이다. 렌터카나 처음 타는 차로 주유소에 들어설 때 주유구 방향이 헷갈린다면 이 화살표만 확인하면 된다.
사이드미러에도 비밀이 있다. 조수석 쪽 사이드미러는 대개 바깥으로 볼록한 거울을 쓴다. 볼록거울은 더 넓은 범위를 비춰 사각지대를 줄여주지만, 대신 사물이 실제보다 작고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인다. 차선을 바꿀 때 거울 속 차량이 멀어 보여도 실제로는 더 가까이 있을 수 있으니 고개를 돌려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타이어 옆면에 새겨진 숫자도 유용한 정보를 담고 있다. 'DOT'로 시작하는 문자열의 마지막 네 자리 숫자는 타이어가 만들어진 시기를 뜻한다. 앞의 두 자리는 몇 번째 주인지, 뒤의 두 자리는 연도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2524'라고 적혀 있다면 2024년 25번째 주에 생산된 타이어다. 타이어는 많이 달리지 않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고무가 딱딱해지며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 중고차를 사거나 타이어를 교체할 때 제조 시기를 함께 살펴보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