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 수석코치 출신이었는데…K리그에서 '미친 성적' 내고 있는 '이 감독'

작성일

원정 3경기 무패 행진, 코스타 감독의 전술이 통했다
제주 3위 올라선 비결, 체력 관리와 로테이션

제주SK FC의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이 9월 한 달간 이어진 무패 행진을 앞세워 K리그1 월간 최고 지도자로 선정됐다.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와 대화하는 파울로 벤투 감독 / 뉴스1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와 대화하는 파울로 벤투 감독 / 뉴스1

한국프로축구연맹은 7일 코스타 감독에게 2026시즌 9월 'flex 이달의 감독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제주의 9월 성적은 2승 2무였다. 27라운드 울산 HD와의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뒤 광주FC 원정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부천FC와 맞붙은 29라운드에서는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강원FC 원정에서 1-0으로 승리하며 한 달을 마쳤다. 네 경기에서 4골을 넣고 2골만 내줬다. 승점을 꾸준히 쌓으면서 순위도 4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9월 일정은 제주에 만만치 않은 조건이었다. 울산전을 제외한 세 경기를 모두 원정으로 치렀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 개최 행사 일정과 맞물리면서 파이널 라운드 전까지 원정 경기가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제주 구단은 앞서 비행기와 버스를 번갈아 이용해야 하는 이동 부담과 짧은 회복 시간을 변수로 꼽기도 했다. 코스타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 관리와 로테이션을 병행하며 일정에 대응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코스타 감독의 전술 운용을 수상 배경으로 들었다. 연맹은 "특히 울산전을 제외한 3경기를 모두 원정에서 치르는 쉽지 않은 일정 속에서도 기복 없는 경기력을 유지했다. 상대에 따라 유연하게 전술을 조정하고, 다양한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며 무패 행진을 이끈 코스타 감독의 지도력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코스타 감독에게는 연맹이 제작한 기념 트로피와 상금이 전달될 예정이다.

현재 제주가 기록한 성적은 단순히 9월 무패에만 그치지 않는다. 제주는 30경기에서 12승 10무 8패, 승점 46으로 K리그1 3위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 시즌 강등권 싸움을 했던 제주를 생각하면 180도 달라진 성적이다. 2위 울산 HD와의 승점 차는 1점이다. 4위 전북 현대와는 2점 차로, 상위권 순위 경쟁이 촘촘하게 이어지고 있다.

또한 앞서 제주는 7월 K리그1에서 패배하지 않은 유일한 팀으로 기록됐고, 9월에는 2승 2무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9월 마지막 경기였던 강원전까지 승리를 거두면서 제주는 울산을 1점 차로 추격하는 3위까지 올라섰다.

세르지우 코스타 신임 제주SK FC 감독이 작년 12월 2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공식 취임 기자회견에서 제주SK FC 공식 머플러를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
세르지우 코스타 신임 제주SK FC 감독이 작년 12월 2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공식 취임 기자회견에서 제주SK FC 공식 머플러를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

코스타 감독은 올시즌을 앞두고 제주 지휘봉을 잡았다. 이전까지 클럽 감독으로 공식적으로 팀을 이끈 경험은 없었지만 한국 축구 팬들에게는 낯선 지도자가 아니다.

그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국 대표팀을 이끌던 시절 수석코치로 벤투 감독을 보좌했다. 두 사람은 포르투갈 스포르팅 시절부터 함께한 인연이 있으며 코스타 감독은 2007년부터 벤투 감독의 코치진으로 활동했다.

특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결정적인 순간에 대표팀의 벤치를 맡았다. 벤투 감독은 조별리그 2차전 가나와의 경기에서 주심에게 항의하다 퇴장당했고, 포르투갈과의 3차전에는 벤치에 앉을 수 없었다. 당시 코스타 수석코치가 대신 경기장에서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했다. 한국은 포르투갈을 2-1로 꺾고 H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제주 감독으로 변신한 뒤에는 벤투호에서 보여준 축구 철학을 자신의 색깔로 발전시키겠다는 뜻도 밝혔다. 코스타 감독은 취임 당시 "주도적이고 긍정적인 축구, 우리가 지배하고 점유율을 높이고 소유권을 차지하는 축구, 팬들이 즐거워하는 축구"를 추구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가 과거 벤투 감독 때 했던 축구를 할 수도 있다. 벤투 감독이 생각하는 DNA가 내게도 있다"면서 수비에서 공을 빠르게 되찾아 경기를 주도하는 축구를 강조했다.

제주 역시 시즌 초부터 코스타 감독 체제에서 선수 구성과 전술 변화를 이어갔다. 국가대표 출신 권창훈을 첫 영입 선수로 데려왔고, 측면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을 추가하며 선택지를 넓혔다. 구단은 코스타 감독이 선수들의 활용 가치를 높게 평가해 영입 구상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세르지우 코스타 제주SK FC감독이 지난 2월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시즌 각오를 밝히고 있다. / 뉴스1
세르지우 코스타 제주SK FC감독이 지난 2월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시즌 각오를 밝히고 있다. / 뉴스1

특히 제주에는 전술 변화에 맞춰 여러 위치를 맡을 수 있는 멀티 자원이 있다. 박수빈은 중앙 미드필더뿐 아니라 풀백과 2선 공격수 역할까지 소화할 수 있고, 장민규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오갈 수 있다. 최병욱 역시 측면 공격수와 풀백을 맡을 수 있다. 코스타 감독이 상대에 따라 전술을 바꾸면서 다양한 선수를 기용할 수 있는 기반이다.

코스타 감독에게 이번 수상은 K리그1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 뒤 처음으로 받은 월간 감독상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