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촬영 기소유예' 받고도 경찰 됐다… 불법 영상물 5600여 개 소지한 20대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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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사진으로 AI 허위영상물 400여 개 제작·50여 개 유포
아동 성착취물 1600여 개 소지… 불법촬영물도 직접 제작
텔레그램 대화방 잠입수사 끝에 신원 특정

불법 촬영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뒤 경찰관이 된 20대가 디지털 성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 입직 전 시작된 범행은 현직 경찰관이 된 이후에도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지방공소청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허위영상물 편집 등) 등 6개 혐의로 서울 동대문경찰서 소속 A 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7일 밝혔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

지인 사진으로 허위 영상물 400여 개 제작·50여 개 유포

공소청에 따르면 A 씨는 2022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AI를 이용해 지인 사진으로 성적 허위 영상물 400여 개를 합성한 혐의를 받는다. 이 가운데 50여 개는 다른 사람에게 유포하거나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휴대전화로 불법 촬영물 10여 개를 직접 촬영·제작한 혐의도 적용됐다.

수사 과정에서는 A 씨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1600여 개, 허위 영상물 2600여 개, 불법 촬영물 1300여 개 등 모두 5600여 개의 불법 영상물을 소지한 사실도 확인됐다.

A 씨는 허위 영상물 제작에 사용할 목적으로 피해자들의 얼굴 사진 등 관련 자료를 상당 기간 수집해 보관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소청은 범행이 장기간 반복된 점과 관련 자료의 수집·보관 양상 등을 토대로 여성이나 아동의 이미지를 성적으로 이용하려는 욕구가 범행 배경으로 작용한 정황이 있다고 설명했다.

텔레그램 대화방 잠입 수사로 신원 특정

A 씨의 범행은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허위 영상물이 유통되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수사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법원의 허가를 받아 신분을 숨긴 채 해당 대화방에 접근했다. 수개월간 수사를 이어간 끝에 지난 7월 A 씨를 피의자로 특정해 입건했다.

신원을 확인한 결과 A 씨는 서울 동대문경찰서에서 근무하던 현직 경찰관이었다.

경찰은 지난 8월 A 씨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허위 영상물 제작·유포뿐 아니라 불법 촬영과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소지 등 추가 혐의도 확인했다.

부산경찰청은 지난달 청소년성보호법과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A 씨를 구속했다. 동대문경찰서는 수사 개시 사실을 통보받은 직후 A 씨를 대기발령했으며 현재는 직위해제한 상태다.

2021년 불법 촬영 기소유예… 이듬해 다시 범행

A 씨는 경찰관으로 임용되기 전에도 성범죄 관련 수사를 받은 전력이 있었다.

2021년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지만, 이듬해인 2022년부터 다시 지인 사진을 이용한 허위 영상물 제작·유포 범행을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2024년 4월 경찰관으로 입직한 뒤에도 관련 범행을 이어간 혐의를 받는다.

[일러스트]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일러스트]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과거 불법 촬영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도 경찰관으로 임용된 경위와 관련해 경찰은 채용 당시 해당 처분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고범석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소유예는 불기소 처분이기 때문에 회보 대상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조회·면접할 때 자료가 없었다”고 밝혔다.

고 청장은 해당 문제와 관련해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경찰청과 관련 내용을 공유하며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지방공소청 관계자는 “AI 기술을 악용한 허위 영상물 제작·반포 등 디지털 성범죄에 엄정 대응하고 죄질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허위 영상물 제작·유포는 최대 징역 7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2는 사람의 얼굴·신체 또는 음성 등이 담긴 자료를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합성 또는 가공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편집물이나 복제물을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반포한 경우에도 같은 형으로 처벌한다.

허위 영상물 등을 소지·구입·저장하거나 시청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같은 법 제14조에 따라 카메라나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한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구입하거나 소지 또는 시청한 사람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