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누리호, 오늘 드디어 우주로..."기상 상태 발사조건 충족, 발사 문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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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7일 낮 12시 25분 발사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7일 낮 12시 25분 다섯 번째 우주 비행에 나선다. 발사 당일 아침 열린 회의에서 기술 상태와 기상 등 점검 항목이 모두 발사 조건을 충족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예정 시각이 그대로 확정됐다.

5차 발사 위한 기립 작업 중인 누리호 / 뉴스1
5차 발사 위한 기립 작업 중인 누리호 / 뉴스1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날 오전 8시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를 열고 5차 발사 시각을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발사체의 기술적 준비 상태를 비롯해 기상, 우주환경, 우주물체와의 충돌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봤다. 이날 허용된 발사 가능 시간대는 낮 12시 23분부터 오후 1시 23분까지 1시간이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를 통해 기술적 준비 상황과 기상 상황·우주환경, 우주물체와의 충돌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며 "발사 시각은 예정대로 오후 12시 25분이다. 현재 기술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기상 상황 역시 모두 발사 조건을 충족한다"고 말했다.

나로우주센터에서는 주탑재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 5기를 목표 궤도에 올리기 위한 마지막 점검이 이어지고 있다. 연구진은 발사 직전까지 누리호에 달린 센서 등 각종 장비의 상태를 확인한다.

발사 직전까지 살피는 변수는 기술 상태만이 아니다. 우주항공청은 발사 사흘 전부터 하루에도 여러 차례 기상을 확인해 왔고, 태양 활동과 우주물체 충돌 가능성은 발사 일주일가량 전부터 집중적으로 다시 분석했다. 이렇게 모인 점검 결과가 이날 아침 발사관리위원회 판단의 근거가 됐다. 승인받지 않은 드론 등 예기치 않은 비행체가 통제구역에 들어오지 않도록 감시하는 것도 발사 당일 주요 과제다.

■ 조립동 나와 제2발사대에 '기립'…전날 밤 설치 완료

누리호가 발사대에 오른 것은 하루 전이다. 6일 오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종합조립동을 빠져나온 누리호는 무인 특수이동차량에 실려 제2발사대까지 천천히 옮겨졌다. 도착 직후에는 수평으로 누운 채 이송된 기체를 수직으로 일으켜 세우는 기립 작업과 고정 작업이 차례로 진행됐다.

세워진 누리호에는 엄빌리컬이 연결됐다. 엄빌리컬은 발사 직전까지 발사체에 전원과 연료·산화제 등 추진제, 각종 가스를 공급하는 연결 장치다. 연결을 마친 뒤에는 연결부에서 새는 곳이 없는지 확인하는 기밀 점검이 뒤따랐다. 우주항공청 한국형발사체프로그램은 이날 오후 8시 5분 누리호의 발사대 설치 작업을 모두 끝냈다.

이번 5차 발사는 당초 지난 6월을 목표로 추진됐으나 일정이 몇 차례 밀렸다. 주탑재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 2~6호기의 추력기를 개선된 제품으로 교체하고 추가 성능 검증을 거쳤기 때문이다. 앞서 우주에서 운용된 시제기와 검증기에서 추력기 성능이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 데 따른 조치였다. 우주항공청은 8월 27일 발사관리위원회에서 발사일을 10월 7일로 정하고, 기상 악화 등 돌발 변수에 대비해 10월 8일부터 14일까지를 예비 기간으로 잡았다. 초소형군집위성 5기는 8월 24일 나로우주센터에 들어왔고, 큐브위성 10기와 함께 지난달 14일 누리호 3단 탑재를 마쳤다. 지난해 11월 27일 4차 발사 이후 약 11개월 만의 비행이다.

누리호는 2021년 1차 발사에서 위성모사체를 실었고, 2022년 2차 발사에서는 위성모사체와 성능검증위성을 우주로 보냈다. 2023년 3차 발사에서는 차세대소형위성 2호와 큐브위성 7기를, 2025년 4차 발사에서는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큐브위성 12기를 탑재했다. 실제 위성을 실어 나른 횟수가 늘수록 임무도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 역대 최다 위성 15기…'네온샛' 5기 차례로 떼어낸다

이번 누리호에는 역대 가장 많은 15기의 위성이 실렸다. 주탑재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 '네온샛' 5기와 부탑재위성인 큐브위성 10기다. 4차 발사 당시 실린 13기보다 2기 많다. 큐브위성은 국산 소자·부품 검증위성 1기, 큐브위성 경연대회 선정 위성 2기, 공모 위성 7기로 꾸려졌다. 국내에서 군집위성을 궤도에 투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계획대로라면 누리호는 이륙 약 13분 30초 뒤 고도 약 575㎞의 목표 궤도에 다다른다. 이후 네온샛을 35~40초가량 간격을 두고 1기씩 분리하며, 5기 분리는 발사 약 16분 뒤 마무리된다. 큐브위성은 10초 간격으로 2기씩 궤도에 내보낸다.

여러 위성을 정해진 순서와 방향에 맞춰 안정적으로 배치하는 것이 이번 비행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여러 고객의 위성을 한 번에 실어 나르는 상업 발사 시장에서 경쟁력을 좌우하는 능력이기도 하다. 네온샛은 고빈도·정밀 감시를 통해 국가안보와 재난 대응에 활용될 위성이다. 발사 시간대가 한낮으로 정해진 것도 이들 위성의 임무 궤도를 고려한 결과다. 새벽 1시 13분에 이뤄진 4차 발사와 달리 이번에는 대낮에 발사 장면을 볼 수 있다.

오태석 청장은 지난달 15일 열린 탑재위성 언론 간담회에서 "누리호 5차 발사는 국내 최초 군집위성 발사이자 위성 개발이 양산·군집 운용 체계로 도약하는 전환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같은 자리에서 박종찬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누리호 5차 발사의 가장 큰 특징은 복수의 주탑재위성을 동시에 싣는다는 점"이라며 "위성 분리 시 발생하는 충격을 줄이고 위성이 정확한 궤도에 진입하도록 하는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탑재부 설계도 4차 때와 달라졌다. 연구진은 네온샛 5기의 분리 요구 조건에 맞춰 저충격 위성분리장치를 새로 만들었다. 기존 누리호 소형 위성 분리장치를 바탕으로 한 일체형 클램프 밴드 방식으로, 위성이 떨어져 나갈 때 받는 충격을 해외 발사체 수준으로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큐브위성 여러 기를 장착했다가 분리할 수 있는 원통형 구조물인 하부링도 새로 개발해 적용했다.

발사 가능 조건도 손질했다. 유인 우주선과의 근접회피분석에 새 기준을 더한 것이다. 4차 때처럼 근접거리 200㎞ 이상을 우선 적용하되, 진행 방향으로 200㎞·진행 방향의 수직으로 50㎞ 이상 떨어져 있거나 충돌확률이 0.0001% 이하인 경우를 보조 기준으로 활용한다. 발사 경험을 쌓아 가면서 발사 가능 시간대를 최대한 넓게 확보하려는 취지다.

■ 콘솔 22개 중 20개에 한화 인력…민간 주도 전환 시험대

이번 발사는 민간 주도 발사 체제로 넘어가는 과정을 점검하는 성격도 띤다. 누리호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차에 이어 이번에도 기체 제작을 주관하고 발사 운용에 참여한다.

참여 폭은 한층 커졌다. 발사통제센터에 마련된 콘솔 22개 가운데 20개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력 23명이 배치되며, 이 가운데 18명이 콘솔을 직접 다룬다. 4차 발사 때는 항우연이 콘솔 조작을 주도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함께하는 구조였다. 이번부터 항우연은 관리·감독 쪽으로 역할을 옮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5차 발사 주요 참여 인원은 약 40명으로, 4차보다 10명가량 늘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맡는 콘솔 운용 범위는 6차 발사에서 더 넓어져 발사통제센터 콘솔 대부분을 담당하게 된다. 회사는 전남 순천 스페이스허브 발사체 제작센터에서 누리호 6호기를 비롯한 후속 발사체를 제작할 예정이다.

정부는 6·7차 발사부터 체계종합기업이 맡는 지상 관제 시스템 운영 범위를 넓히고, 8차부터는 민간이 발사 전 과정을 주관하는 체제로 바꾼다는 구상이다.

■ LG 3개 계열사 부품도 우주로…60일간 작동 시험

국내 기업들의 우주 기술 검증 무대로서의 의미도 있다. LG사이언스파크가 달 탐사 로버 개발 스타트업 무인탐사연구소와 함께 만든 큐브위성에는 LG 3개 계열사의 부품 5종이 들어갔다. LG이노텍의 카메라 모듈,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팩, LG전자의 파워모듈과 자세제어 구동기, 위성통신용 안테나다.

LG에 따르면 여러 계열사가 부품을 한데 모아 우주에서 실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누리호가 목표 궤도에 무사히 도달하면 이 큐브위성은 고도 약 570㎞에서 60일 동안 부품별 작동 시험을 벌인다. 지상에서 성능이 검증된 상용 부품을 우주 환경에 맞게 보완해 쓰는 COTS 방식이 적용됐다. LG는 실제 우주 환경에서 얻은 부품 신뢰성 데이터를 향후 기술 고도화에 활용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