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안 간다” 웃더라니…병역특례 10명 중 8명이 아시안게임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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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메달의 4배…“BTS도 전원 복무했는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이 거둔 민망한 우승과 ‘군대 가기 싫어 열심히 뛰었다’는 취지의 축구대표팀 언행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는 가운데, 최근 5년간 병역 특례(군 면제)를 받은 체육요원 10명 중 8명 이상이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권 선수가 참가하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수상자에게 병역 특례를 주는 것이 적절하냐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7일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병역 특례 체육요원으로 편입된 80명 가운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 병역 특례를 받은 선수는 65명(81.3%)이었다. 올림픽 메달로 병역 특례를 받은 선수는 15명이었다.
정부는 예체능 분야에서 국위를 선양한 사람에게 병역 특례를 주는 예술·체육 요원 제도를 1973년 도입했다. 체육 분야에서는 올림픽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자가 대상이다. 이들은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34개월간 자기 전문 분야에서 활동하며 취약계층·미취학 아동·청소년 대상 봉사활동 544시간을 채우면 병역 의무를 마친다.
문제는 한국이 아시아 정상권에 오른 종목이 늘면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특례 대상으로 두는 것이 시대에 맞지 않게 됐다는 점이다. 올림픽보다 경쟁 난도가 낮은 대회 우승자에게 사실상 병역 면제에 가까운 혜택을 주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대회에서 일부 선수들이 이런 병역 특례 공정성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 3일 금메달을 딴 축구 대표팀 공격수 양민혁(20·베스테를로)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군 면제라는 보상, 그거 하나만 보고 뛰었다”고 당당히 말했다. 주장 이기혁(26·강원)은 “(금)메달 어떠냐, 무겁냐”는 질문에 갑자기 “군대 안 간다”고 말하며 웃었다.

2007년생인 대표팀 막내 박승수(19·뉴캐슬)는 한술 더 떴다. 그는 국군 장병이 전역할 때 쓰는 군모(일명 개구리 모자)를 머리에 삐딱하게 걸치고 거수경례하는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훈련소에 가본 적도 없는 선수가 벌써 ‘예비군’이 됐다며 자랑한 꼴이다.

국내 프로야구 간판선수들로 진용을 꾸린 한국은 전원이 아마추어 사회인 야구 선수인 일본에 한 차례 완패(0대5)를 당한 뒤 지난달 27일 결승에서 가까스로 3대1로 이겼다. 이 승리로 병역 미필인 야구 대표팀 16명이 군 면제를 받았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일본을 상대로 경기력이 나을 것이 없다는 지적에 주장 노시환(26·한화)이 “그런 말에 신경 안 쓴다. 어쨌든 금메달 땄다”고 응수해 비판을 키웠다.
예술·체육 분야에만 병역 특례를 주는 게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과거엔 한국인이 세계 무대에서 정상급 성과를 내는 분야가 드물었다. 하지만 지금은 예술·체육 분야 말고도 한국인이 세계 정상급 성과를 내는 분야가 많아졌다. 대중문화 분야에서 세계적인 인기를 모은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대표적이다. BTS 멤버들은 모두 현역병이나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마쳤다. 20·30대 청년들은 온라인에서 ‘BTS도 군대에 가는데 아마추어 선수 이기고 군 면제받는 것이 과연 공정한가’라고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예술·체육 요원 제도를 아예 폐지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5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는 ‘예체능인 병역 면제 제도 폐지에 관한 청원’이 등록됐다.
청원인은 “국격을 높였다는 이유라면, BTS 같은 청년들이 서구권 누구도 알지 못하고 주목하지도 않는 아시안게임 승자보다 더 자격이 있었음을 부정할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금메달을 딴 후 라커룸에서 한 선수가 전역모를 쓰고 자신의 병역 면제를 자랑한 SNS 게시글을 보고 분노를 참기 힘들었다”며 “대한민국 군인으로 바친 우리들의 청춘이 조롱당했다는 감정이 들었다”고 청원 계기를 설명했다.
한편, 국방부는 6일 “예술·체육 요원을 포함한 보충역 감축·폐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