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정청래 갈등, 말로 수습할 수 있는 단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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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이 대통령 폭풍 SNS, 갈등 봉합하긴커녕 상처만 덧내"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이재명 대통령이 SNS에 잇따라 메시지를 올리는 것을 두고 여권 내부 갈등을 봉합하기는커녕 오히려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대범죄수사청장(중수청장) 인선을 둘러싼 '명청(이재명-정청래) 대전'에 대해서는 말로 수습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진 교수는 6일 유튜브 채널 '시사저널TV'의 '시사끝짱'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최근 '좌아하게'라는 표현을 쓴 데 대해 "말들이 너무 험해졌다는 것"이라며 "친명(친이재명)의 대응 방식을 톤다운시키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저쪽에서 공격하더라도 우리부터 좀 잦아들고 저쪽도 잦아들게 해서 갈등을 무마하고 가라앉히려는 의도로 얘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실제로 들어보면 이건 그런 식으로 무마될 수 있는 게 아니다. 표현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진 교수는 "밑에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고 그게 극렬한 표현으로 나타나는 것인데 표현만 톤다운시키려 한다"며 "물이 왜 끓느냐. 밑에 불이 있기 때문에 끓는 것이다. 불은 놔두고 '너희 끓지 마라'고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좌우 전후방의 무책임한 극단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의견을 내놨다. 진 교수는 이 발언이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인선에 반대하는 이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봤다. 그는 "그 사람들이 극단주의자인 건 맞다. 이른바 검찰개혁 극단주의자들"이라며 "나라가 어떻게 되든 그걸 얘기해야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자기들의 정치적 지분과 자산을 쌓을 수 있으니 무책임한 것도 맞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해서 개혁이 성공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이 대통령의 말은 맞다"면서도 "반명 쪽은 이 말을 들으면 '우리를 또 공격했네'라고 받아들인다"고 했다.
진 교수는 중수청장 인선을 둘러싼 여권 내부 반발로 이 대통령이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임명을 할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조희대 대법원장과 싸우면서까지 대통령의 임명권을 얘기하던 사람들이 지금 대통령의 임명권에 반발하고 있다. (추미애) 경기지사가 반발하고 심지어 당 밖에 있는 조국혁신당 사람들까지 임명하지 말라고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의 말을 듣고 임명을 안 하면 '대통령이 저 많은 의석을 갖고도 휘둘리네‘, ’자기 임명권조차 제대로 행사 못 하네‘, ’저쪽 세력이 엄청 세네'라는 얘기가 나온다"며 "그건 이미 레임덕이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 레임덕은 정권 말기에 나타나는 것인데 1년 조금 지났는데 벌써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진 교수는 이 대통령이 김 중수청장 임명을 강행하면 당내 갈등이 더 격화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선택지가 없으니 무조건 갈 수밖에 없다"면서도 "무작정 가려다 보면 '명청 대전'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고 말했다. 갈등의 배경에는 공천과 정치적 지분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진 교수는 "공천을 대비해 지분을 확보해야 하고 지분을 확보하려면 강성 지지층에 호소해야 한다"며 "이게 단순한 의견 불일치라면 타협을 볼 수 있는데 자리의 문제"라고 했다. 그는 "여기 100만원이 있는데 내가 100만원을 다 가져가면 당신은 하나도 못 가져가는 구조"라며 "내가 공천을 받으면 네가 못 받는 싸움이니 논리가 필요 없다. 각자 지지층을 선동해 그 흥분을 정치적 자산으로 취하는 게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이 대통령이 강경파를 정조준해도 이들이 물러서지 않는다고 지적하자 진 교수는 "그들은 임명하든 말든 자기 장사를 하는 것"이라며 "임명하면 강성 지지층이 더 반발해 대통령을 버리고 우리한테 올 것이고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질수록 우리가 올라간다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청와대에서 4시간 동안 만찬을 한 것을 두고도 갈등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 교수는 "이 대통령은 정 전 대표를 설득하면 밑에서 벌어지는 지지자들 간 갈등도 완화될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며 "그런데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 전 대표가 '알겠습니다. 지지하겠습니다'라고 하는 순간 정 전 대표도 날아간다"며 "지지자들을 합리적으로 설득해 온 게 아니라 선동만 해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그 지지자들 머릿속에서 검찰은 무조건 악마이고 반드시 없애야 하는 존재"라며 "김 후보자를 임명하는 순간 악마 집단이 다시 살아난다는 논리에 세뇌돼 있다. 자기들이 그렇게 세뇌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호랑이 등에 올라타 달리는 건 할 수 있지만 내리지는 못한다"며 "대통령 뜻에 따르고 화해하자고 돌아서는 순간 강성 지지층에게 배신자로 몰려 다 날아가게 돼 있다"고 했다.
진 교수는 이 대통령의 SNS 정치에 대해서는 보다 직접적인 비판을 내놨다. 진 교수는 "요즘 보니 하루 평균 5개에서 10개를 올린다. 국무회의 준비하고 현안 챙길 일이 많을 텐데 언제 일하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분이 자기의 정치적 자산을 획득하는 방식이 이것이었다"며 "성남시장 때부터 SNS를 계속 해 왔고 그걸 통해 대선 후보감으로까지 온 것 아니냐. 자기의 성공 방정식"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같은 방식을 이어 가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진 교수는 "SNS는 공식 라인이 아니다"라며 "이렇게 자꾸 하면 이게 트럼프식 정치다. 사람들이 자기가 해고됐는지를 트위터를 보고 알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직자들이 공식 명령 계통을 보는 게 아니라 대통령 SNS를 보고 거기에 맞춰 들어가려 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모든 게 망가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SNS 메시지의 내용도 문제 삼았다. 진 교수는 "대부분의 내용이 친명과 반명 갈등 속에서 반명을 견제하는 말들"이라며 "이러면 반명 사람들은 더 반발한다. '대통령이 또 한마디 했다. 또 우리를 씹었네' 이렇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갈등을 봉합한다면서 오히려 상처를 덧내고 간극을 더 벌려 버리고 있다"며 "나 같으면 제발 SNS를 하지 말라고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진 교수는 이 대통령이 SNS를 멈추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국민의힘 상황에 빗대 설명했다. 진 교수는 "누가 봐도 대통령과 정 전 대표가 화해하고 지지자들을 설득해 단합해야 하는 게 맞다. 그런데 안 된다"며 "국민의힘도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복당시키면 지지율이 오르고 총선에서 압승할 수 있다는 걸 알지만 안 되는 것과 같다. 저쪽에도 저쪽의 논리가 있고 그들도 먹고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말과 논리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진행자가 대통령비서실장 후임과 중수청장, 공소청장, 경찰청장 등 주요 자리가 비어 있다고 지적하자 진 교수는 "대행 체제가 편한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기관장을 임명해 놓으면 조직의 논리가 있어서 대통령이 시키는 대로만 하지 않고 버틴다"며 "대행은 진짜가 아니니 주무르기가 쉽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인재풀의 한계도 지적했다. 진 교수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함께한 사람들, 자기를 목숨 걸고 방어해 줄 사람들 중심으로 인사를 하다 보니 시킬 사람이 없다"며 "그런 사람들을 앉히려고 검증해 보면 엉망진창이니 임명이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80년 만에 형사사법 제도가 급진적으로 바뀌는데 이를 책임질 수사기관 수장은 하나도 없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후임 인선이 늦어지는 데 대해서는 "초대 비서실장은 상징성이 있어 괜찮지만 지금은 의원직을 내놓고 들어가야 하는 대타 자리"라며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진 상황에서 들어가면 순장조가 되니 아무도 안 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