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나는 노무현을 존경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작성일

박범계 "노무현 존경했다던 윤석열보다 못해"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존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 관련 금품수수 의혹을 연일 거론하는 자신에게 더불어민주당의 비판이 쏟아지자 이처럼 정면으로 맞받았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 뉴스1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 뉴스1

6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노 전 대통령을 존경하지는 않는다. 스폰서 박연차와의 돈 문제 등 부정부패 문제 앞에서 당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같은 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의원을 두고 노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보다도 못하다고 비판했다. 한 의원의 글은 박 의원 비판에 대한 반박이다.

다만 한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일부 정책은 높이 평가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지지층의 반발도 감수하며 우리나라를 위해 했던 몇몇 일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지층의 감정에 반하는 길을 국익을 위해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계엄과 탄핵의 질곡을 거치며 험한 일을 당해 온 내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정치인은 국민을 존경해야지 국민들께 존경을 강요하면 안 된다"며 "나는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을 존경한다"고 했다.

한 의원은 또 다른 글에서 "18년간 대국민 가스라이팅 소재로 쓰인 허구의 노무현 조작수사 신화를 극복해야 대한민국에 미래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 진영의 반발을 일축하며 "팩트로 정중히 말씀드렸다. 감성팔이 말고 팩트로 말하자. 18년 동안 다 알면서도 쉬쉬하며 미뤄 오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 / 뉴스1
한동훈 무소속 의원 / 뉴스1

논란은 한 의원이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시작됐다. 한 의원은 해당 글에서 "노 전 대통령 본인 또는 가족이 3억원 상당 피아제 시계 2개와 수십억원을 스폰서 박연차로부터 불법적으로 받은 것은 '팩트'"라고 주장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진짜로 극단적 선택을 하자 민주당 정치세력은 그걸 이용해 20년 가까이 노무현이 조작수사에 당한 피해자라는 허구의 노무현 피해자 신화를 만들어 자기들 정치적 이익에 악용해 왔다"고 했다. 이어 "검찰제도 폐지가 억울하게 조작수사에 당한 노무현의 복수라는 민주당의 20년 가스라이팅은 허구"라고 강조했다. 한 의원이 해당 글을 올린 날 검찰청이 폐지되고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이 출범했다.

박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법무비서관을,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그는 전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의원은 머리로 정치하는 사람"이라며 "머릿속에 여러 가지 셈법을 구사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과를 요구한다고 해서 먹혀들 여지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한때 노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말했던 일도 거론하며 한 의원에 대해 "역사의식이 그만도 못한 사람"이라고 혹평했다.

박 의원은 금품수수 의혹을 사실관계 차원에서 다투는 것 자체에 선을 그었다. 그는 "수사가 완전히 끝난 수사가 아니었고 대통령께서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진실이 다 규명된 것이 아니었다"며 "고인을 놓고 볼 때 팩트로 언급할 문제도 아니다"라고 했다.

박 의원은 검찰 해체 책임이 윤 전 대통령과 한 의원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앞서 같은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박 의원은 "한 의원이야말로 윤 전 대통령의 황태자였다"며 "검찰 독재, 검찰권을 남용해 야당과 야당 지도자를 탄압하는 수단으로 써 왔던 역사적 경험 때문에 검찰이 해체될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 사례도 들었다. 문재인 정부는 검경 수사권을 조정하면서도 이른바 6대 범죄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권은 남겨 뒀다. 박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복수가 목적이었다면 문재인 정부 때 이미 검찰을 폐지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청 폐지의 직접적이고도 가장 강력한 동기는 윤석열 집권 전후 3년 동안의 지속적인 야당 탄압, 검찰 독재에 있었다"고 했다.

박 의원은 한 의원이 노 전 대통령 문제를 꺼낸 배경에 사법 리스크가 있다고 봤다. 검찰 내부 수사 자료 유출 의혹과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사건 수사가 한 의원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사와 기소가 분리돼도 압수수색 영장 청구는 여전히 검찰이 한다. 박 의원은 이를 근거로 한 의원의 발언에 검찰 출신 인사들을 향해 선처를 구하는 측면도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그게 전적으로 지배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