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커스터디, 튀르키예 2위 민간은행 자회사 넘어 남아공 압사 CIB까지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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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 튀르키예서 은행 자회사 커스터디·RLUSD 3개 거래소 유통 확대
XRP 수요와는 직접 연결 안 돼, 1.51달러 XRP와 RLUSD 성장세 엇갈려

리플(Ripple)이 튀르키예에서 내놓은 핵심 상품은 XRP가 아니다. 현지 은행계 가상자산 업체에 제공하는 커스터디(수탁·보관) 서비스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RLUSD다. 리플은 10월 5일(현지시각) 자사 인사이트 코너에 튀르키예를 실사용 중심 시장으로 조명하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두 상품 모두 이용자가 XRP를 보유할 필요가 없어 XRP 보유자에게 돌아갈 혜택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라 약세 속 RLUSD, 현지 거래소 3곳에 입점
리플은 6월 2일 튀르키예 가상자산 플랫폼 빌리라(BiLira), 비텍센(Bitexen), 비틀로(Bitlo)를 통해 RLUSD를 선보였다. 매체 247월스트리트(24/7 Wall St.)는 리플이 인용한 2025년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 보고서를 근거로 튀르키예의 연간 가상자산 거래 규모가 2,000억 달러(약 27조 원, 1달러 1,343원 기준)에 육박한다고 전했다. 상당수 이용자가 가치가 떨어지는 리라화의 대안을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리플이 인사이트 글에서 인용한 글로벌 도입 순위에서도 튀르키예의 위상은 올랐다. 코인게이프에 따르면 올해 초 소매 가상자산 거래량은 전년 대비 7% 늘어 약 400억 달러에 이르렀다. 순위는 7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RLUSD는 현금과 단기 미국 국채를 담보로 1달러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247월스트리트는 리라 가치가 꾸준히 떨어지는 환경에서 저축자들이 가치를 지키는 수단으로 달러를 찾는다고 짚었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그 수요를 정면으로 겨냥한다는 분석이다.
리플의 중동·아프리카 총괄 이사 리스 메릭은 코인게이프가 전한 발언에서 이렇게 말했다. “통화 압박이 튀르키예가 겪은 수준에 이르면 사람들은 거래 목적이 아니라 가진 것을 지키려고 암호화폐를 찾습니다.” 그는 규제를 받는 달러 기반 유동성이 있어 RLUSD가 “매우 실질적인 방식으로 의미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은행 자회사 수탁과 규제 틀
리플의 또 다른 축은 튀르키예 2위 민간은행의 디지털자산 자회사 가란티 BBVA 크립토다. 이 회사는 이미 리플 커스터디를 쓰고 있다. 2023년 시범 사업으로 시작해 현재는 은행 전체 고객으로 확대됐고 비트코인·이더리움·XRP의 보관과 이체, 법정화폐 입출금 연결을 포함한다. 리플은 자본시장위원회의 기관 수탁 요건을 충족한 유일한 인프라 업체라고 주장한다.
시작 시점은 보도마다 다르다. 247월스트리트는 가란티 BBVA 크립토가 2024년 말 출범 때부터 리플 커스터디 소프트웨어를 썼고 올해 1월 제휴를 갱신했다고 적었다. 코인게이프와 크립토닌자스는 2023년 시범 사업 이후 같은 해 고객 대상으로 확대됐다고 전했다. 정확한 개시 시점은 보도에 따라 엇갈리는 셈이다.
규제 환경도 뒷받침한다. 2024년 7월 통과된 법률 7518호가 자본시장위원회에 가상자산 감독 권한을 줬다. 2025년 3월에는 라이선스와 최소 자본금,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담은 2차 규정이 추가됐다. 수탁 관련 규정은 RLUSD가 현지 거래소에 상륙한 6월에 발효됐다.
이 순서가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라이선스 체계 안에서 맺은 은행 제휴가 규제가 모호한 시장의 거래소 상장보다 방어하기 쉽다는 취지다. 같은 수탁 인프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압사 CIB에도 적용돼 신흥 시장 여러 곳으로 확장되는 중이다.
XRP 보유자에게 돌아오는 것은 없다
247월스트리트는 튀르키예 확장이 XRP 보유자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은행 제휴와 현지 거래소 접근권은 확보했지만 XRP를 사려는 새 수요가 생기지는 않는다는 이유다. 비슷한 시각은 다른 곳에서도 나온다. 수탁은 대형 은행과 연결된 반복적 인프라 수익이고, RLUSD는 테더·USDC와 경쟁하는 달러 결제 수단이어서 둘 다 XRP 수요를 자동으로 끌어올리지 않는다.
시세는 이를 뒷받침하는 모습이다. 247월스트리트에 따르면 10월 6일 기준 XRP는 1.51달러로 1년 전보다 약 49% 낮다. 고점인 3.65달러와 비교하면 약 59% 내린 수준이다. 같은 매체는 XRP 시가총액을 약 950억 달러로 제시했다.
RLUSD는 반대 흐름이다. 247월스트리트는 8월 기준 시가총액이 2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전했고, 9월에는 약 25억 달러 부근에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튀르키예는 RLUSD 성장의 유일한 동력이 아니라 추가 유통망을 확보한 성과일 뿐이다.
247월스트리트는 리플이 오랫동안 XRP를 통화 간 빠른 송금을 돕는 브리지 자산으로 내세웠다고 짚었다. 그러나 RLUSD도 가격 변동 위험 없이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어 리플의 두 상품이 서로 경쟁하는 구도가 된다는 지적이다. 가란티 BBVA 크립토 고객이 XRP를 보관할 수 있고 리플이 이스탄불 기술대학에서 XRP 레저 검증인을 운영할 계획이지만 그것만으로 신규 XRP 매수자가 생기지는 않는다고 했다.
사업 규모는 아직 불투명
리플이 튀르키예 사업의 구체 지표를 밝히지 않은 점도 변수다. 247월스트리트에 따르면 리플은 고객 수와 거래량, 수수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비상장 기업이어서 매출도 공개하지 않아 현지 사업의 크기를 가늠하기 어렵다.
상황이 달라질 여지는 있다. 247월스트리트는 리플이나 현지 파트너가 XRP를 튀르키예 거래의 핵심 자산으로 지정하면 이번 확장이 토큰 수요로 직접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전까지 튀르키예는 RLUSD의 성장 기회이고 XRP 가격은 튀르키예 저축자와 무관한 매수자에 좌우된다는 것이 이 매체의 판단이다.
리플은 보관 외에도 토큰화 분야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9월에는 블록체인 업체 세틀민트와 전통 금융권 토큰화를 늘리기 위한 제휴를 발표했다. 튀르키예에서 시작된 은행 수탁과 스테이블코인 전략이 XRP 가격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앞으로 공개될 현지 사업 지표가 가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