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태상어 아니었다…‘부캉이’ 정체·성별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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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항 수로 머문 ‘부캉이’ 정체 확인…몸길이 약 3m 암컷 흑상어
등지느러미 사이 융기선이 결정적 단서…최대 4.2m까지 성장

부산 북항친수공원 수로에 나타나 10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을 끌어모은 상어 ‘부캉이’의 정체가 몸길이 약 3m의 암컷 흑상어로 최종 확인됐다.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나타난 무태상어. / 연합뉴스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나타난 무태상어. / 연합뉴스

국립수산과학원은 부캉이를 근접 촬영한 영상을 분석한 결과 흑상어의 외형적 특징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부캉이는 지난달 18일 북항친수공원 경관 수로에서 처음 발견된 뒤 무태상어 또는 흑상어로 추정돼 왔다.

수과원에 따르면 결정적인 단서는 등지느러미 사이에 있었다. 흑상어는 제1등지느러미와 제2등지느러미 사이에 융기선이 뚜렷하게 발달하지만 무태상어에는 이 융기선이 없다. 근접 촬영 영상에서 부캉이의 융기선이 확인되면서 흑상어로 최종 동정됐다. 주변 지형지물과 비교한 결과 몸길이는 약 3m였으며 배 쪽 생식기 형태를 통해 암컷으로도 확인됐다.

최대 4.2m까지 자라는 대형 상어

융기선(붉은색 화살표)이 뚜렷하게 발달해 흑상어로 확인된 부캉이. /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융기선(붉은색 화살표)이 뚜렷하게 발달해 흑상어로 확인된 부캉이. /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흑상어는 주둥이가 넓고 둥글며 위턱에 삼각형 모양의 톱니형 이빨을 가진 대형 상어다. 태어날 때 몸길이는 약 70~100㎝이고 성장하면 최대 약 4.2m까지 자란다.

우리나라 연근해를 비롯해 전 세계 열대·아열대·온대 해역에 널리 분포하며 주로 18~26도의 수온을 선호한다. 수온 변화에 따라 먼 거리를 이동하는 회유성 어종으로 어류와 오징어류 등을 먹는다.

성장과 번식 속도가 느린 종이기도 하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개체 수 감소를 이유로 흑상어를 적색목록 ‘위기(EN)’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오랫동안 무태상어와 같은 종으로 인식됐으나 2019년께 별도의 국내 미기록종으로 학계에 보고됐다. 이후 경남 남해와 강원 삼척, 전남 신안, 제주, 부산 인근 등 우리나라 여러 해역에서 출현이 확인됐다.

19일째 수로 체류…두 차례 유도에도 다시 돌아와

부캉이는 지난달 18일 발견된 뒤 약 3주째 북항친수공원 인공 수로를 떠나지 않고 있다. 부산시와 해경 등 관계기관은 지난 2일 특수 제작한 그물을 이용해 부캉이를 수로 출구에서 약 100m 떨어진 지점까지 유도했지만 그물이 바닥에 걸리면서 작업을 중단했다. 이후 그물을 해당 지점에 고정해뒀으나 부캉이는 다음 날 이를 넘어 다시 수로 안쪽으로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당분간 추가 구조 작업을 벌이지 않고 부캉이가 스스로 수로 밖으로 빠져나오는지를 지켜보기로 했다. 국립수산과학원도 유영 행동과 건강 상태를 계속 확인하고 이상 징후가 발견될 경우 부산시 등과 대응할 계획이다.

“부캉이 지금 있나”…위치 알려주는 사이트까지 등장

개천절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5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서 상어 '부캉이'를 보기 위해 많은 시민과 관광객 등이 줄지어 있다./ 뉴스1
개천절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5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서 상어 '부캉이'를 보기 위해 많은 시민과 관광객 등이 줄지어 있다./ 뉴스1

부캉이가 장기간 북항친수공원 수로에 머물면서 공원을 찾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방문객 집계를 시작한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5일 오후 6시까지 북항친수공원 누적 방문객은 101만 5800명으로 집계됐다. 부캉이가 처음 발견된 지난달 18일 이후 불과 18일 만에 100만 명을 넘어선 것이다. 5일 하루에만 8만 9000명이 공원을 찾았다.

부캉이가 나타나기 전 북항친수공원의 주말 평균 방문객은 약 2000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상어를 직접 보려는 시민들이 몰리면서 지난달 24일에는 10만 1000명, 추석 당일인 25일에는 13만 6000명이 찾았다. 지난 4일에도 6만 9000명이 방문했고 누적 방문객은 당시 이미 89만 1000명에 달했다. 한때 북항친수공원은 네이버지도 실시간 ‘전국 많이 찾는 장소’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부캉이가 넓은 수로를 오가면서 현장에서는 “지금 어디에 있느냐”가 가장 큰 관심사가 됐다. 이에 부캉이의 목격 위치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웹서비스까지 등장했다. 국립부경대 시스템경영안전공학부 최성철 교수 연구실의 이노아 석사과정생은 지난달 18일 부캉이 출현 소식을 접한 뒤 하루 만에 ‘부캉이 지금 있나’ 서비스를 개발했고, 같은 달 22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서비스 개설 약 2주 만에 누적 방문은 약 2만 회를 기록했다.

'부캉이 지금 있나' 웹서비스 화면  / 국립부경대학교 제공
'부캉이 지금 있나' 웹서비스 화면 / 국립부경대학교 제공

이용 방식은 간단하다. 현장에 있는 시민이 ‘지금 보여요’ 또는 ‘안 보여요’를 누르거나 직접 촬영한 사진을 올리면 목격 지점이 공원 지도에 표시된다. 사진 없이 위치만 제보할 경우 공원 반경 안에서만 참여할 수 있고, 사진을 첨부하면 인공지능(AI)이 현장에서 촬영된 사진인지 먼저 판별한다. 이후 사람이 다시 확인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처음에는 SNS에 올라오는 목격 글을 개발자가 직접 확인해 지도에 옮겼지만 제보가 늘면서 시민이 직접 정보를 올리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부캉이가 수로 곳곳을 이동하는 데다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아 현장을 찾기 전 사이트에서 최근 목격 위치를 확인하려는 이용자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