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와인 구입비 1억인데 “술 한 방울도 안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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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 인원 조작 의혹까지...조희대 업무추진비 집행의 투명성 논란
조희대 대법원장이 고가 식사와 와인 구매 등 자신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카드를 본 적도 없다”며 구체적인 지출 내용을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조 대법원장은 담당 직원이 업무추진비 카드를 관리하고 자신은 회식이나 간담회에 참석해 구성원을 격려하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하면서 논란이 된 지출에 대해서는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6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업무추진비 관련 질의를 받았다. 이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취임한 뒤 사용한 업무추진비 가운데 고가 식사와 와인 구매 내역 등을 거론하며 지출 경위와 사용처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조 대법원장은 업무추진비 카드 관리와 결제는 법원행정처 담당자가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식이나 간담회 일정이 잡히면 자신은 자리에 참석해 구성원들을 격려할 뿐 카드가 실제로 얼마를 결제했는지까지 확인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조 대법원장은 “저는 가서 그냥 그 사람들을 격려해 주는 것뿐이다. 그날 식사값이 얼마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고가 식사 지출에 대해서도 “지출 금액이 커진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답했다.
이 같은 답변은 대법원장이 직접 업무추진비를 집행하거나 결제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업무추진비가 대법원장 직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된 만큼 구체적인 집행 내역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의도 이어졌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업무추진비 집행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 대법원장은 “앞으로는 시정하고 국민들께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논란의 또 다른 핵심은 와인 구매다. 이 의원은 대법원이 2022년 1월부터 2025년 8월까지 업무추진비로 약 1억800만원 상당의 와인을 구매한 기록을 문제 삼았다. 조 대법원장이 취임한 2023년 12월보다 앞선 기간의 구매 내역도 포함된 수치다.

조 대법원장은 자신이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점을 먼저 강조했다. 그는 “저는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와인을 선물용으로 구입한 것이냐고 묻자 조 대법원장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업무추진비 사용 지침에서 주류 구매가 제한되는 점을 언급하며 와인을 구입한 이유와 구체적인 사용처를 거듭 물었다. 조 대법원장은 이에 대해 자신이 업무추진비 카드를 직접 본 적이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업무추진비는 기관이나 기관장의 직무 수행과 관련된 활동에 필요한 비용을 집행하기 위한 예산이다. 일반적인 개인 생활비처럼 사용할 수 있는 돈이 아니며, 집행 목적과 대상, 금액 등을 관련 규정과 지침에 맞게 처리해야 한다. 이 때문에 사용 내역이 공개될 경우 실제 참석자와 집행 목적, 결제 금액 등이 적절했는지가 함께 확인 대상이 된다.
조 대법원장의 업무추진비가 논란이 된 것은 이번 국감 답변만이 아니다. 대법원은 이번 정기국회를 통해 조 대법원장이 취임한 이후의 업무추진비 상세 내역을 처음 공개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2023년 12월 취임 이후 약 2년9개월 동안 2억6000만원이 넘는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
공개된 내역에서는 대법원과 서울 한남동 공관 주변의 식당을 이용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고급 한정식이나 오마카세 등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식당에서 업무추진비가 사용된 사례도 공개되면서 적정한 집행이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제기됐다.
문제는 단순히 식사 금액이 높았다는 데 그치지 않았다. 일부 지출 내역에서 실제 식사 인원과 대법원이 작성해 제출한 업무추진비 자료의 인원이 다르게 기재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공개된 한 사례에서는 대법원이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에 실제보다 많은 참석 인원을 기재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식사 인원보다 많은 사람을 참석자로 적으면 전체 식사비를 인원수로 나눈 1인당 금액이 낮아진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
한 고급 한정식 식사와 관련해서는 대법원이 제출한 자료에 참석 인원이 11명으로 기재됐지만, 식사에 참석한 관계자들을 통해 확인한 실제 인원은 7명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당 식당의 메뉴 가격과 결제 금액을 함께 놓고 보면 대법원 자료에 적힌 인원수와 실제 참석 인원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실제 식사 인원과 대법원 자료의 기재 인원이 크게 달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업무추진비 가운데 식당 카드 결제 내역을 별도로 확인한 사례에서 실제 영수증과 대법원이 작성한 자료를 대조하는 방식으로 인원수가 검증됐다.
이와 관련해 법원행정처는 일부 참석 인원 기재 오류에 대해 실무자의 단순한 오기라고 설명했다. 업무추진비 집행 과정에서 관련 서류에 미비한 부분이 있다면 보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고가 식사 논란에서는 청탁금지법상 식사 가액 기준도 거론됐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 등이 직무와 관련해 제공받는 음식물 등의 가액을 제한하고 있다. 다만 공직자가 소속 기관의 하급자에게 위로나 격려 등의 목적으로 제공하는 금품에는 법에서 정한 별도 예외가 적용될 수 있어 식사 참석자의 성격과 관계, 제공 목적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조 대법원장의 업무추진비 논란에서는 실제 참석자와 지출 목적, 식사 금액 등이 각각 중요한 쟁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단순히 음식점의 가격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업무추진비 집행이 곧바로 부적절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공적 예산인 만큼 실제 업무와 관련된 지출인지와 집행 서류가 실제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반영했는지가 함께 확인돼야 한다.
와인 구매도 같은 맥락에서 논란이 됐다. 대법원 업무추진비에서 1억원이 넘는 와인 구매 내역이 확인되면서 구체적으로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목적으로 사용했는지가 쟁점이 됐다. 일부 공개 자료에는 법조계 인사 간담회나 만찬 등과 관련해 와인을 구매한 내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와인은 식사와 달리 실제 소비자가 누구인지와 구입 목적을 확인하기가 중요하다. 조 대법원장은 자신이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와인을 누가 마셨는지와 조 대법원장이 직접 음용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이날 국감에서도 이 의원의 질문은 조 대법원장이 와인을 직접 마셨는지가 아니라 업무추진비로 구입한 와인의 사용처와 구입 사유에 맞춰졌다.
조 대법원장은 자신의 업무추진비 사용과 관련해 직접 카드 결제를 관리하지 않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고가 식사와 와인 구매 등 논란이 된 내역에 대해서도 자신이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업무추진비 외에도 대법관 제청권과 12·3 비상계엄 당시 대법원의 대응 등을 둘러싼 질의가 이어졌다. 조 대법원장은 비상계엄과 관련해서는 대법원이 당시 계엄사령부의 인원이나 명단 요청에 응하지 말라고 지시했으며 비상계엄에 협조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업무추진비 논란과 관련해서는 조 대법원장이 집행 방식의 개선과 재발 방지를 직접 약속했다. 구체적인 지출 내역을 둘러싼 의혹 가운데 일부는 실제 집행 자료와 관계자 확인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추가로 확인해야 하는 사안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