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우리에게 팔라... 업계 최고 연봉 주겠다” 유명 기업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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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 “4000억+알파 투입하고 모든 빚 일시상환”
태광그룹이 중앙일보 인수 의사를 밝히며 4000억원 이상을 투입하고 중앙일보의 빚을 한꺼번에 갚겠다는 뜻을 중앙일보 구성원들에게 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광그룹은 중앙일보가 진행 중인 공개경쟁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중앙일보 측은 입찰 절차 밖에서의 인수 추진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미디어오늘 5일자 보도에 따르면 태광그룹은 중앙일보 노동조합의 '매각 대응 태스크포스(TF)'에 지난달 29일 "신주 유상증자와 신용공여에 4000억 투입과 더불어 추가 자금을 지원하겠다"며 "단기채무와 장기채무 전액을 일시 상환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태광그룹은 "업계 최고 수준의 급여 체계를 마련하겠다"고도 밝혔다. 태광그룹은 "취재 인력 충원, 해외 특파원 확대, 자체 해외연수 확대 등 역량 강화 프로그램 마련, 디지털 부문 투자 확대"를 약속했다. 노조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10가지 원칙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노조의 10가지 원칙은 편집규약 제정과 독립기구 설치, 경영·편집 직군 겸직 금지, 인위적 구조조정 금지와 직원 100% 고용 승계, 근로조건 변경 시 노사 협의 강화, 기존 복지·처우 유지, 퇴직연금 재원 100% 확보, 인수금융 최소화, 미래에 대한 구체적 계획 제시, 취재 인력 충원과 저널리즘 역량 강화, 노조와의 공식 소통 채널 설치 등이다.
현재 중앙일보 매각은 새 투자자가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사들여 최대주주가 되는 '신주 인수' 방식의 공개경쟁입찰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21일까지 인수의향서를 낸 10곳 가운데 삼프로TV 운영사 이브로드캐스팅, 오리온, 다우기술, 글로벌세아, OK금융그룹, 남부CC 대주주인 금보개발 등 6곳이 후보군(숏리스트)에 올랐다.
태광그룹은 인수의향서를 내지 않았다. 대신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3일 중앙일보 노조에 인수 의사를 밝히고 직접 계획을 설명하고 싶다고 전했다.
중앙일보 경영지원실은 지난달 29일 인수합병(M&A)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의 말을 빌려 "정해진 기한 내에 LOI(입찰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은 기업의 추가 참여는 절대 불가하다. 이는 절차를 지켜 입찰에 임하고 있는 다른 원매자들과의 형평성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본 입찰의 대원칙인 공정성·객관성·투명성을 훼손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태광그룹의 설명은 다르다. 뒤늦게 뛰어든 것이 아니라 지난 8월부터 이미 다른 경로로 인수를 추진해 왔다는 것이다. 중앙일보 대주주인 중앙홀딩스는 서울회생법원에서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태광그룹은 중앙홀딩스가 가진 중앙일보 주식 64.73%, 즉 기존 주식(구주)을 사들이는 방식을 논의해 왔다.
태광그룹이 노조 TF에 전한 경과에 따르면 태광그룹은 지난 8월 11일 '스토킹호스' 방식의 경쟁입찰 참여를 제안받았다. 스토킹호스는 인수 예정자를 미리 정해 조건부 계약을 맺은 뒤 공개 입찰을 열어 더 나은 조건을 내는 매수자가 있는지 찾는 방식이다. 태광그룹은 지난달 11일 중앙홀딩스와 회생법원에 투자확약서도 냈다.
그러나 중앙일보 경영지원실은 지난달 1일 회생절차 중인 중앙홀딩스의 구주를 처분하려면 법원 동의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 등과의 논의 끝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신주 인수 방식)'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사내에 알렸다. 중앙일보는 지난달 4일 지면에 투자유치 공고를 냈다.
회생법원은 지난달 17일 관계자 회의에서 중앙일보와 하나은행에 스토킹호스 방식을 제안했다. 하지만 중앙일보 대표이사와 하나은행은 지난달 22일 2차 회의에서 반대 의사를 밝혔다. 회생법원은 같은 날 저녁 중앙홀딩스 관리인에게 스토킹호스 방식 경쟁입찰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태광그룹은 박장희 중앙일보 대표이사가 노조를 설득하지 못하겠다며 법원 주관 매각 절차에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태광그룹은 유상증자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로 "회생법원 주관의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채권단 주도 매각 절차에 참여하는 것은 회생법원 주관 절차를 와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 측은 "중앙일보는 공개경쟁입찰의 공정성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을 뿐이다. 노조 반대를 명분으로 내세우지 않았다"며 "태광 쪽에 공표된 절차에 따라 LOI를 접수할 것을 요청했는데, 태광그룹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측은 태광그룹의 제안을 알게 된 시점은 이미 공개경쟁입찰이 시작돼 의향서를 받고 있던 때였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노조는 숏리스트에 오른 6곳에 공문을 보내 직접 대화를 요청하기로 했다. 노조는 "왜 중앙일보를 인수하려 하는지, 중앙일보를 어떤 언론사로 만들어가고 싶은지, 구성원과 저널리즘의 가치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 인수 이후 회사에 어떤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지 등 후보들의 목소리로 듣고 싶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내부에서는 최종 선정될 후보의 제안이 태광그룹의 조건에 못 미치면 어떡하느냐는 우려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미디어오늘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