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유도 또 발칵... 이번엔 밥 먹다가 '비행기'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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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숙 감독과 여자 선수 4명, 두바이서 아제르바이잔행 못 타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러 가던 유도 국가대표팀 일부가 경유지에서 환승 비행기를 놓쳤다고 중앙일보가 6일 인터넷판으로 단독 보도했다. 비행기를 놓친 이들은 아시안게임에서 정수진의 계체 실격 논란을 빚은 정성숙 여자대표팀 감독과 여자 선수 4명이다.

대한유도회의 한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정성숙 감독과 여자 대표선수 4명이 경유지인 두바이에서 아제르바이잔행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고 말했다. 복수의 관계자는 "경유지에서 밥 먹다가 제시간에 환승 탑승구로 이동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황희태 남자대표팀 감독과 남자 선수 5명, 여자 선수 3명은 예정대로 환승편을 탔다. 이들은 한국시각으로 5일 늦은 오후 아제르바이잔에 도착했다. 일부 선수는 도착하자마자 공식 계체에 참가했다. 나머지 선수들은 숙소에서 휴식을 취했다. 제때 비행기를 탄 여자 선수 3명은 도착 당일 계체가 잡힌 57㎏급과 63㎏급 선수들이었다. 이들은 계체를 앞두고 있어 두바이에서 식사를 하지 않았다.
정성숙 감독은 환승편을 놓친 뒤 여행사를 통해 대체 항공편을 마련했다. 일행은 예정보다 약 10시간 늦게 두바이를 떠났다. 이들은 아제르바이잔 공항에 도착하는 대로 경기장으로 직행해 계체를 받아야 한다. 현장의 한 관계자는 "계체가 오후 4시인데 후발대가 아슬아슬하게 맞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 일정은 애초부터 빠듯했다. 대표팀은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4일 오전 귀국한 뒤 같은 날 오후 11시55분 두바이행 비행기에 올랐다. 두바이에서 환승까지 남은 시간은 2시간가량이었다. 두바이에서 아제르바이잔까지는 비행기로 3~4시간이 걸린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정성숙 감독은 환승 터미널로 가지 않고 도착 터미널에서 선수들과 식사를 했다.
유도회 관계자는 "밥도 중요하지만 빵 같은 걸로 간단히 때울 수도 있다. 감독의 최우선 임무는 선수들을 세계선수권에 출전시키는 것"이라며 "대체 항공편을 구하지 못했다면 대회에 못 나가는 선수가 나올 수도 있었던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찍 도착해 컨디션 관리를 할 기회가 사라진 것도 아쉽다"고 말했다. 유도계에서는 "정수진 계체 논란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같은 감독 아래서 또 이런 일이 생겼다"는 탄식이 나온다고 매체는 전했다.
세계선수권은 유도에서 올림픽 다음으로 권위 있는 대회다. 일본은 세계선수권에 최정예 1진을 보내기 위해 아시안게임에는 2진을 출전시켰다.
홍창신 대한유도회 사무처장은 "(비행기를 놓친) '일행이 터미널을 잘못 알았다'고 정성숙 감독이 아제르바이잔 현지에 있는 협회 직원에게 말했다. 터미널을 착각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홍 사무처장은 '나머지 선수단은 제대로 찾아갔는데 감독과 일부 선수만 터미널을 착각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파악해 봐야 한다. (아제르바이잔에) 늦게 도착했다는 것만 안다"고 답했다.
다른 설명도 나왔다. 한 관계자는 "식사를 하다 늦은 것이 아니라, 정성숙 감독이 환승 비행기 출발시간을 선수들에게 잘못 공지해서 비행기를 놓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비행기 탑승 시간은 모든 선수들의 탑승권에 기재되어 있는데, 감독이 시간을 착각했다고 항공편을 놓쳤다는 건 이해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유도 여자 대표팀 선수인 정수진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지도진의 전달 실수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일을 겪은 바 있다. 여자 48㎏급 대표인 정수진은 지난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당시 상황을 밝혔다.
정수진에 따르면 정수진은 지난달 3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경기 당일 무작위 계체 대상으로 뽑혔다. 하지만 지도진은 같은 팀 남자 선수 1명만 대상이라고 정수진에게 전했다. 전날 공식 계체를 통과한 정수진은 이 말을 믿고 체중 회복을 위해 죽과 바나나, 이온음료 등을 먹은 뒤 16강전에 대비해 몸을 풀었다. 정수진이 계체 대상이라는 사실을 안 것은 오전 계체 마감 15분 전이었다.
정수진은 먹은 음식을 게워 내고 머리카락까지 잘라 가며 체중을 줄이려 했다. 그러나 당일 계체 허용 한도인 50.4㎏을 100g가량 넘겨 실격됐다. 정수진은 타지키스탄 알리야 무미노바와의 16강전 매트에 오르지도 못했다.
정수진은 "국가대표 선수로서 계체 추첨 결과를 직접 재확인하지 못한 것은 나의 책임"이라면서도 "대표팀 내부 규율상 지도자의 지시에 절대적으로 따라야 하는 환경에서 감독과 코치의 안내를 신뢰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정수진은 귀국 당일 아침 감독이 사건을 조용히 덮으려는 듯한 말을 했다고도 주장했다.
정성숙 감독은 "우리의 실수로 결코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일이 발생했다"며 지도진의 잘못을 인정했다. 정성숙 감독은 "소통 과정에서 다소 오해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유도회는 전날 "정수진 선수가 계체 문제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상황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유도인과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유도회는 세계선수권을 마친 선수단이 귀국하면 내부 평가회를 열어 경위를 조사하고 관련자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유도회는 계체 대상자 확인·전달 체계와 지도자·선수 간 보고 절차도 손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