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직전에 생선회를 딱 한 접시만 먹을 수 있다면?' 대결서 1등 차지한 생선회
작성일
죽기 전 마지막 한 접시, 참다랑어가 선택받은 이유
김민성 일식 셰프와 제주 출신 배우 문희경이 '죽기 직전 딱 한 접시만 먹을 수 있다면'이라는 주제로 횟감 16종의 토너먼트를 벌였다. 어떤 어종이 우승을 차지했을까.

'죽기 직전에 딱 한 접시만 먹을 수 있다면? 생선회 월드컵 시작합니다!(ft.문희경 배우)'라는 제목의 영상이 김 셰프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일타쿠마'에 최근 올라왔다. 대방어와 전갱이, 참다랑어와 연어, 돌돔과 숭어, 자바리와 병어, 광어와 우럭, 참돔과 농어, 민어와 전어, 고등어와 줄가자미가 16강에서 맞붙었다. 승부는 제철을 기준으로 가렸다.
문희경은 "제가 고향이 제주이기 때문에 회를 좋아한다. 다른 사람들은 비린내가 많이 난다고 하는데 저는 비린내를 잘 못 맡을 정도로 생선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문희경은 제주에 가면 해녀처럼 잠수해 소라를 따서 바닷물에 씻어 먹는다며 "그렇게 부드러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문희경이 "생선을 좋아하는데 맛의 디테일한 차이는 잘 모르겠다"고 하자 김 셰프는 숙성회를 설명했다. 김 셰프는 "처음 손질할 때부터 피를 잘 빼 죽여서 2, 3일 정도 숙성해 놓으면 생선 본연의 맛이 다 살아난다"며 "이 숙성 기술을 알기까지는 많은 시행착오가 있어야 해서 숙성회를 잘 안 하고 활어회만 하는 분이 많다"고 말했다.
16강 첫 대결에서는 대방어가 전갱이를 눌렀다. 김 셰프는 "6, 7kg부터 대방어라고 부르고 8kg 이상을 특방어라고 부른다"며 "서울 노량진에서는 10kg 이상을 대방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김 셰프는 "큰 전갱이를 회로 먹으면 대방어를 이길 정도의 기름기가 나온다"라면서도 "봄에는 도다리, 여름에는 민어, 가을에는 전어, 겨울에는 대방어라는 공식이 딱 박혀 있다"며 대방어를 찍었다. 김 셰프는 "전갱이는 살짝 말려서 구우면 생선구이 월드컵에서는 3, 4회는 우승할 것"이라고 했다.

참다랑어와 연어의 대결에서 김 셰프는 국내 육상 양식 연어 이야기를 꺼냈다. 김 셰프는 "부산에서 육상 양식에 성공해 국산 연어 10만 마리가 풀린다고 한다"며 "수입 연어는 통관에만 짧게는 이틀, 길게는 7일까지 걸려 들어오면서 숙성이 돼 살이 무르다"고 말했다. 김 셰프는 "노르웨이에서 먹은 연어는 탱글탱글했다"며 "국산이 풀리면 연어의 탱탱한 식감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셰프는 "자연산 연어는 회충이 있어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며 "양식 연어는 회로 먹어도 된다"고 설명했다. 승자는 참다랑어였다.

돌돔과 숭어의 대결은 돌돔이 가볍게 이겼다. 김 셰프는 "돌돔은 1kg에 12만~15만원이고 숭어는 1만2000원"이라며 "말이 안 되는 대결"이라고 말했다.
자바리와 병어의 대결에서는 두 사람 모두 자바리를 택했다. 제주에서 '다금바리'로도 불리는 자바리를 두고 문희경은 "자연산은 구하기 힘들다"며 "제주에서도 생선 좋아하는 사람은 가게 주인한테 자연산이 나오면 연락해 달라고 부탁할 정도"라고 말했다. 김 셰프는 "지금 1kg에 30만원 정도 줘야 한다"며 "가게에서는 20kg짜리 큰 자바리를 쓴다"고 말했다. 김 셰프는 영어로 '버터피시'로 불리는 병어를 두고 "회로 먹어도 조려 먹어도 맛있다"며 "자바리와 붙인 게 안타까울 정도"라고 말했다. 문희경은 "제주에서는 병어가 제사상에 안 올라가면 큰일 날 정도로 귀하게 친다"고 말했다.
광어와 우럭의 대결에서는 두 사람 모두 우럭을 골랐다. 김 셰프는 "광어는 1980년대에 양식이 되기 전에는 귀한 생선이었다"며 "자연산 큰 광어는 방석처럼 크다"고 말했다. 김 셰프는 "돌 틈에 사는 우럭 같은 '락피시' 계열은 육질이 다르고 맨 끝에 은은한 단맛이 확실히 다르다"며 "일본에서는 우럭이 아주 귀한 생선"이라고 말했다.

참돔과 농어의 대결에서는 참돔이 이겼다. 김 셰프는 "농어는 여름이 제철"이라며 "얼음물에 살을 씻어 폰즈 소스에 찍어 먹고 차가운 사케 한잔을 곁들이면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 셰프는 "하지만 참돔은 요리법이 무궁무진하다"며 "결혼식, 환갑 같은 행사에 들어가는 축복의 생선"이라고 말했다.
민어와 전어의 대결에서는 전어가 올라갔다. 김 셰프는 "민어는 초복이 가장 비싸다"며 "활민어가 kg당 7만원 하다가 10만~11만원까지 올라가는 것도 봤다. 7~10kg짜리면 한 마리에 100만원"이라고 말했다. 김 셰프는 "머리와 꼬리를 자르면 수율이 45~50% 정도라 한 점에 1만원이 넘는 경우도 생긴다"며 "민어는 회보다는 매운탕"이라고 말했다. 김 셰프는 경남 하동 술상마을 전어를 최고로 꼽았다. 김 셰프는 "하동 술상 전어는 살이 누렇다"며 "숯불에 구우면 기름이 떨어져 숯불이 꺼질 정도"라고 말했다.

고등어와 줄가자미의 대결에서는 줄가자미가 이겼다. 문희경은 "제주에서 태어났지만 고등어회는 아무리 신선해도 맛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셰프는 "노르웨이 고등어는 피오르 해안에서 먹이를 많이 먹어 기름지다"고 말했다. 김 셰프는 줄가자미를 두고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회가 아닌가 싶다"며 "1kg이 넘으면 경매가가 15만원부터 시작한다. 밖에서 먹으려면 35만~40만원은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셰프는 "뼈가 연하고 고소해 뼈째 썰어 먹는다"며 "등에 돌기가 많아 손질이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8강에서는 참다랑어가 대방어를, 자바리가 돌돔을, 우럭이 참돔을, 줄가자미가 전어를 꺾었다. 김 셰프는 참다랑어의 붉은 살에 대해 "핏물이 아니라 맛을 내는 미오글로빈 성분"이라고 설명했다. 문희경은 제주 모슬포 방어축제 일화를 꺼냈다. 문희경은 "방어를 너무 큼직하게 썰어 줘서 한 번 먹고 질려 버렸다"고 말했다.
김 셰프는 자바리 숙성법도 소개했다. 김 셰프는 "살아 있는 걸 잡아 2, 3도 냉장실에 하루 정도 넣어 두고 물기를 빼며 두세 번 갈아 주면 다음 날 훨씬 진한 맛이 난다"고 말했다. 김 셰프는 참돔에 대해 "자연산보다 양식이 더 맛있다"며 "특히 일본산 양식은 찰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셰프는 우럭을 택했다.
4강에서는 참다랑어가 자바리를, 줄가자미가 우럭을 꺾었다. 김 셰프는 자바리 탈락을 두고 "다른 생선과 붙었으면 무조건 올라갔을 것"이라며 "축구로 치면 브라질과 붙은 격"이라고 말했다. 김 셰프는 "자바리는 참다랑어보다 단가가 훨씬 비싸고 숙성도를 제대로 다룰 줄 아는 사람만 만들 수 있어 대중적이지 못하다"고 말했다.

결승은 참다랑어와 줄가자미의 대결이었다. 김 셰프는 "전 세계 다랑어 가운데 참다랑어는 2%밖에 안 된다"며 "국제적인 쿼터제가 있어 한국는 잡아도 버려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김 셰프는 "전 세계 참다랑어의 90%를 일본이 소비한다"며 "우리 선단이 잡아 일본에 수출하고 다시 사 오는 기형적인 구조"라고 말했다. 김 셰프는 "참치캔을 만드는 가다랑어가 전 세계 참치 어획량의 80% 이상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김 셰프는 일본의 1월 1일 참치 첫 경매도 소개했다. 김 셰프는 "아오모리현 오마에서 잡힌 200kg 이상 참다랑어 한 마리가 28억~30억원에 팔린다"며 "회전초밥 체인 스시잔마이 회장이 해마다 거의 사 가는데 그 홍보 효과는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문희경은 "참치는 제일 흔한 생선이라고 우습게 봤다"며 놀라워했다.
김 셰프는 "참치 해체쇼에 가면 머리의 볼살, 입천장살, 콧살부터 가마살, 뱃살, 속살, 등살, 꼬리살까지 열 가지 정도의 부위를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셰프는 "속살은 기름기 없이 담백하고, 중뱃살은 기름과 속살이 적당히 섞여 고소하고, 대뱃살은 초밥으로 먹을 때 밥과 기름이 함께 떨어지는 깔끔한 맛이 있다"며 "꼬리살은 움직이는 근육의 야생미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셰프는 "참치는 멈추면 죽는 생선"이라며 "일본에서는 생선의 왕이라고 부른다. 제가 다뤄도 참치가 왕"이라고 말했다.

김 셰프는 "줄가자미는 맛으로만 따지면 뒤지지 않고 가격도 더 비싸다"면서도 "여러 부위를 즐길 수 있는 참치의 매력은 못 따라간다"며 참다랑어를 우승 어종으로 선택했다.
문희경은 "각 생선의 특징을 잘 알게 됐다. 특히 참치의 재발견"이라며 "셰프님 덕분에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제는 하나하나 그 맛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