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보전·민통선 북상" 손배찬 파주시장, 정부·국회에 접경지역 해법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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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접경지역 희생에 응답할 때

경기 파주시가 지방재정 감소에 대한 보전책 마련과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북상 등 접경지역 규제 완화를 정부와 국회에 공식 건의했다.

손배찬 파주시장(오른쪽 세번째)
손배찬 파주시장(오른쪽 세번째)

지방재정 여건이 악화될 경우 주민 생활과 안전에 필요한 사업 추진이 위축될 수 있는 만큼 재정 감소분을 보전해 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수십 년간 각종 규제로 불편을 감내해 온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활권 확대를 위해 민통선과 통일대교 검문소의 북상 이전도 함께 요구했다.

파주시(시장 손배찬)는 지난 9월 30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기초단체장 예산정책 간담회’에서 지방재정 보전과 접경지역 규제 완화를 위한 주요 현안을 건의했다고 6일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영석 경기도당 위원장과 이광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손배찬 파주시장을 비롯해 도내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 19명 등이 참석해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예산 현안과 정부·국회 차원의 지원 필요성을 논의했다.

파주시가 이날 집중적으로 제기한 사안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미래대응기금 신설에 따른 지방재정 감소분을 보전하는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민통선과 통일대교 검문소를 북쪽으로 옮겨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활권을 넓히는 문제다. 하나는 재정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접경지역의 공간과 규제에 관한 문제지만, 모두 오랜 기간 지역이 감당해 온 부담을 중앙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먼저 재정과 관련해 파주시는 미래대응기금 신설로 기존 제도와 비교할 때 보통교부세가 1,358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는 이 같은 감소가 현실화될 경우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민생·안전·복지 사업의 재정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기금의 지방계정을 통해 감소분을 보전해 달라고 건의했다.

특히 단순히 특정 사업에 국한된 지원보다는 지역 여건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자율재원 형태로 배분해 달라는 것이 파주시의 요구다. 지방정부가 지역별 특성과 주민 수요를 반영해 재원을 사용할 수 있어야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사업을 적기에 추진할 수 있다는 취지다.

개별 사업에 대한 국비나 보조금 지원이 이뤄질 경우 지방비 매칭 부담을 최소화해 달라는 요청도 함께 제시했다. 국비가 지원되더라도 일정 비율의 지방비를 의무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사업이 많을 경우 재정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자체는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파주시는 재원 배분 기준에 접경지역의 특수한 여건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접경지역은 군사·안보상의 이유로 토지 이용과 개발 등에 여러 제약을 받아왔고, 이러한 구조적 제약이 지역의 행정과 경제활동에도 영향을 미쳐 왔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따라서 단순한 인구나 재정 규모만을 기준으로 지원하기보다는 장기간 규제와 희생을 감내한 지역의 여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다.

접경지역 규제 완화 요구는 민통선과 통일대교 검문소 북상 이전에 집중됐다. 파주시는 임진강 남측에 설정된 민통선을 통일촌·해마루촌·덕진산성 이북 방향으로 3㎞ 북상시키고, 통일대교 검문소를 군내삼거리로 이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지뢰 제거와 군사시설 이전도 신속하게 추진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민통선과 통일대교 검문소 이전 문제는 파주시가 최근 들어 중앙정부와 군 당국에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핵심 현안이다. 손배찬 시장은 지난 9월 22일 육군 제1보병사단을 방문해 민통선 북상과 통일대교 검문소 이전을 공식 요청한 바 있다. 당시에도 시는 주민들의 출입 불편을 줄이고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앞서 7월에는 통일부가 주최한 접경지역 평화안전 연석회의에서도 통일대교 검문소 북상 이전과 출입체계 개선을 건의했다. 파주시는 통일대교 이용객이 많아진 상황에서 주민과 영농인, 관광객 등이 반복적인 출입 절차로 불편을 겪고 있다며 검문소 이전과 함께 출입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를 제시해 왔다.

이번 간담회에서 파주시는 민통선 북상과 함께 통제보호구역 규제 완화도 요청했다. 허준묘와 장단반도, 초평도 등 시가 지역 발전과 관광 활성화를 위해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한 지역을 통제보호구역에서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해 달라는 것이다.

파주시는 민통선이 북상하고 군사시설 관련 규제가 일부 완화되면 주민들의 일상적인 이동 편의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접경지역이 보유한 역사·문화·관광 자원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시는 앞서 군 당국에 민통선과 통일대교 검문소 이전을 요청하면서 허준묘와 덕진산성 등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관광 활성화 가능성도 함께 설명했다. 다만 민통선 조정과 군사시설 이전은 안보와 작전성 검토가 필요한 사안으로 최종 결정은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등 관계 당국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파주시가 이번에 제시한 민통선 북상 방안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군사적 필요성과 주민 편익을 함께 검토하는 관계기관 협의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시는 지역 주민의 생활권 확대와 재산권 행사, 관광 활성화 등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관계기관과 협의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건의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재정 문제와 접경지역 규제 문제를 별개의 현안으로 보지 않고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구조적인 과제로 함께 제시했다는 점이다. 지방정부의 재정 기반이 약화되면 생활 SOC와 안전, 복지 등 주민 생활과 직접 연결되는 사업을 추진하는 데 제약이 생길 수 있고, 접경지역의 각종 규제가 장기간 유지될 경우 지역의 토지 활용과 관광·산업 발전에도 한계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주시는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은 중앙정부가 제도와 재정 측면에서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접경지역은 국가 안보를 위해 일정 부분의 개발과 토지 이용을 제한해 온 만큼, 그에 따른 지역사회의 부담을 재정지원과 규제 개선 과정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손배찬 파주시장은 “지방교부세 감소로 민생과 안전에 필요한 사업이 축소되지 않도록 재원 보전 대책을 마련하고, 70여 년간 희생을 감내해 온 접경지역 주민들을 위해 민통선 북상과 규제 완화에 힘을 모아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