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이 북한지뢰와 관련한 국군 발표에 당황하며 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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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더러 지뢰 제거하라고? 남한 영토 밟으라는 말이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합동참모본부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 조사 결과 발표를 두고 "얼빠진 군"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합참이 북한에 지뢰 제거를 요구한 것을 겨냥해 "북한군에게 우리 영토를 밟아도 좋다고 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유승민 전 의원 / 뉴스1
유승민 전 의원 / 뉴스1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 전 의원은 전날 밤 페이스북에서 "이런 얼빠진 군이 있나"라며 "이건 군이 아니라는 생각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합참이 북한에 지뢰 제거를 요구한 대목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유 전 의원은 "북한에 지뢰를 제거하라고 하는데 그럼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 이남 대한민국 영토로 떼 지어 내려와서 지뢰를 제거하라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북한군이 내려오면 MDL을 활짝 열고 환영하겠다는 것이냐"며 "정말 기상천외한 발상으로 우리 군이 제정신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북의 지뢰 도발에 대한민국이 공격당했는데 그에 합당하고 상응한 조치도 없고 '도발'이라는 말도 없고 대북 확성기는 아예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 도발이 피해를 당한 우리 장병 개인에 대한 사과로 끝낼 일이냐"고 따졌다.

유 전 의원은 "호기롭게 말했던 '합당하고 상응한 조치'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못 하면서 이런 한심한 발표나 하는 저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장군이 맞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부터 북한 눈치나 살피고 저자세로 기어다니니까 군인들마저 이 모양"이라며 "군은 군답게 단호한 의지를 보여야 국민이 군을 신뢰할 수 있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의 비판은 합참이 전날 내놓은 지뢰 폭발 사고 최종 조사 결과를 겨냥한 것이다. 합참은 육군 25사단 비무장지대(DMZ) 작전 중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를 북한군이 MDL 이남에 매설한 수지(플라스틱)반(反)보병지뢰에 의한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 군은 전날 지뢰지대에서 지뢰를 제거했다면서 북한에 부상 장병에 대한 사과와 지뢰 즉시 제거를 촉구했다. 권대원 합참 차장은 전날 국방부 브리핑에서 유엔군사령부 공동 현장조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를 토대로 사고 원인을 이같이 발표했다. 사건조사 태스크포스(TF)장을 맡은 권 차장은 육군 중장이다.

군은 전날 낮 12시 51분쯤 사고 원인이 된 MDL 이남의 북한군 지뢰지대를 제거했다. 양진혁 합참 작전부장은 작전 준비와 시행 전 과정에서 "유엔사와 긴밀히 협의했다"고 밝혔다. 양 부장은 "오늘 작전 간에도 유엔사 군정위에서 작전 현장을 평가하고 작전 시행에 제한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권 차장은 "북한이 MDL 이남에 설치한 지뢰지대를 자발적으로 제거하지 않을 경우 비무장지대의 평화와 우리 장병의 안전을 위해 MDL 이남에 설치한 지뢰 제거 작전을 지속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 "이번 지뢰 폭발로 부상당한 우리 장병들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정전협정을 위반해 설치한 지뢰들을 즉시 제거"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합동 현장조사 TF는 지난달 26~29일 유엔사와 공동으로 현장을 조사했다. 권 차장은 "9월 29일 최종 조사 간 실제 북한군 수지반보병지뢰를 추가로 발견했고 인근에서 1차 폭발, 2차 폭발 지점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양 부장은 추가로 발견한 지뢰가 "2차 폭발로 발생한 화구로부터 약 1~2m 후방"에서 식별됐다고 설명했다.

유승민 전 의원 / 뉴스1
유승민 전 의원 / 뉴스1

위치는 유엔사와 합동정보조사팀이 GPS로 확인했다. 권 차장은 "3개 지점이 MDL 이남 10여m로 확인돼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양 부장은 "9월 30일 유엔사는 이를 정전협정 위반으로 공식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고 전했다.

국과수 감정 결과도 공개됐다. 양 부장은 "부상자 방탄 헬멧과 방탄조끼에서 TNT 성분이 검출됐다"며 "1·2차 폭발 부상자 전투복 하의에서 공통적으로 TNT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전투복과 부상자의 수술 과정에서 추출한 파편에서는 "열경화성 수지 성분이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군은 과거 집중호우 때 임진강 일대에서 수거한 북한군 수지반보병지뢰와 부상자 파편을 국과수에 비교 감정 의뢰했다. 그 결과 파편의 성분이 해당 지뢰의 갈색 본체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 부장은 폭약 성분과 재질, 색상, 지뢰의 형상, 부상자의 피해 정도, 현장에서 추가 식별한 지뢰 등을 종합해 사고 원인을 북한군이 매설한 수지반보병지뢰로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군은 지뢰가 유실돼 떠내려온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매설된 것으로 판단했다. 사고 당일 개척조가 발견한 지뢰는 5~10㎝가량 묻혀 있었다는 진술이 나왔다. 지난달 29일 추가로 발견한 지뢰도 약 3㎝ 깊이로 매설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엔사도 해당 지뢰가 인위적으로 설치된 것으로 평가했다. 합동정보조사팀은 주변 지형과 기상, 토질 상태, 발견 지뢰와 폭발 지점 사이의 간격 등을 고려할 때 유실 가능성이 낮고 최소 4발의 지뢰가 매설됐을 것으로 평가했다.

합참은 북한군의 MDL 근접 지역 작업 동향도 공개했다. 김성윤 합참 정보분석처장은 "2024년 4월부터 MDL 근접 지역에서 불모지 및 지뢰지대 구축, 전술도로 및 철조망 설치 등 적대적 두 국가 관계 고착을 위해 소위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개시했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지난해 3월부터는 MDL 전 구간으로 작업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북한군의 MDL 근접 작업 개시 이후 식별된 MDL 침범은 2024년 9회, 지난해 17회, 올해 50여 회라고 합참은 밝혔다. 우리 군은 북한군이 MDL에 접근하면 경고방송을 하고, 침범하면 경고방송과 경고사격 등 규정된 절차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처장은 "MDL 250㎞를 기준으로 불모지 조성은 마무리 단계이나 철책과 지뢰지대 및 전술도로는 40~60% 수준으로 향후 2년 이내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는 일평균 최대 7000여 명을 투입한 가운데 지뢰지대 및 철책 설치 위주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합참은 한국군과 유엔사가 적용하는 MDL, 기존 표지판을 연결한 선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구간이 있으며 유엔사와 MDL 기준선을 일치시키기 위한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이날 이번 사건을 '북한의 국경선 요새화 작업에 따른 피해'로 규정하며 국가 안보 위협 행위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 참석에 앞서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강 장관은 "어제 합참이 발표한 바와 같이 우리 전우들이 정당한 작전을 수행하다가 소위 북한이 '국경선 요새화' 명목으로 설치한 지뢰에 의해 큰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며 "앞으로 군은 국가 안보를 위해 하는 어떤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어떠한 후속 조치를 고민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필요한 조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이와 관련된 다양한 생각을 하고 있지만 여기서 말하긴 제한된다"고 답했다. '북측에 지뢰 제거를 촉구하면서도 우리 군이 직접 제거한 것은 북한이 우리 측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 진행한 조치인가'라는 물음에는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강 장관은 "MDL이 여러 개가 있다고 어제 설명했듯 이를 서로 확인하기 위해 현장 또는 테이블에 북한이 나와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 지뢰 제거 작전 시점에 대해서는 "우리 합참과 유엔사가 상황을 평가하면서 작전을 시행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