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내시경 500회 넘는 양인데… 환자용 프로포폴에 손댄 50대 의사, 끝내 들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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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환자 33명 명의로 허위 처방전 작성 정황
의료기관 11곳 돌며 상습 투약한 30대 환자도 함께 적발

환자 명의로 허위 처방전을 작성해 프로포폴을 빼돌린 뒤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는 50대 의사가 검찰에 넘겨졌다. 투약을 도운 간호조무사와 지인, 여러 병원을 돌며 프로포폴을 투약받은 환자도 함께 송치됐다.

[일러스트]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일러스트]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외국인 환자 명의로 허위 처방전 작성

경남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 마약범죄수사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50대 의사 A 씨를 구속하고 간호조무사 2명과 지인, 환자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해 지난달 검찰에 송치했다고 6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자신이 투약한 프로포폴의 사용량을 맞추기 위해 실제 처방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 명의로 허위 처방전을 작성하거나 투약량을 실제보다 부풀려 기재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추적이 어려운 외국인 환자 33명의 인적사항을 이용해 허위 처방전을 작성한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은 병원 진료기록부와 마약류 출납자료 등을 분석해 정상적인 진료에 사용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수면내시경 약 560회 분량의 프로포폴 약 2만 8380㎎이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 가운데 대부분을 A 씨가 자신에게 투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병원 관계자들의 진술을 통해 A 씨가 환자들이 내원하는 시간에도 병원 내부 침실 등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한 정황도 파악했다. A 씨는 프로포폴을 투약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경찰이 파악한 분량을 모두 자신에게 투약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혐의를 일부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간호조무사와 지인도 프로포폴 투약 도와

A 씨의 프로포폴 투약에는 병원 간호조무사 2명과 지인도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간호조무사들은 병원 업무시간에 A 씨에게 프로포폴을 투약했고, 퇴근 이후에는 A 씨의 지인이 투약을 도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 역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넘겼다.

이번 수사는 경찰이 관련 범죄 첩보를 입수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병원의 진료기록과 마약류 출납자료 등을 분석해 A 씨의 프로포폴 취급 내역과 실제 진료 기록을 대조하며 범행 경위를 확인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A 씨 병원에서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보고되지 않은 채 프로포폴을 투약받은 30대 환자도 적발됐다.

AI를 활용해 제작한 단순 자료 이미지로,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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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 11곳 돌며 프로포폴 1만 980mg 투약

해당 환자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A 씨의 병원을 포함한 경남지역 의료기관 11곳을 돌며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파악한 투약량은 모두 1만 980mg이다. 하루에 여러 의료기관을 차례로 방문해 프로포폴을 투약받은 경우도 있었으며, 하루 최대 10병가량을 투약받은 사례도 확인됐다.

경찰은 이 환자가 이른바 의료쇼핑 형태로 여러 의료기관을 다니며 프로포폴을 반복해서 투약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해당 환자에게 프로포폴을 투약한 다른 의료기관도 조사할 예정이다. 각 의료기관에서 이뤄진 처방과 투약이 적정했는지 확인하는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환자의 재범을 막고 사회 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와 연계해 치료·재활을 지원할 예정이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 역시 중독과 의존성이 강한 만큼 불법 투약과 유통 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신고와 협조가 필요하다”며 “보건당국과 협력해 의료용 마약류가 본래 목적에 맞게 사용되도록 지속해서 관리·단속하겠다”고 밝혔다.

프로포폴 자가 투약·취급 내역 허위 보고 금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현행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프로포폴의 자가 투약을 별도로 제한한다. 법 제30조 제2항은 마약류취급의료업자가 자신에게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하거나 자신을 위해 처방전을 발급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시행규칙 제35조는 이 조항이 적용되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프로포폴을 명시하고 있다.

마약류 취급 내역도 법에 따라 보고해야 한다. 같은 법 제11조는 마약류취급자가 향정신성의약품을 사용하거나 투약한 경우 품명과 수량, 취급 연월일, 재고량과 투약 대상자 관련 사항 등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보고하도록 규정한다. 제32조는 마약류취급의료업자가 원칙적으로 처방전에 따르지 않고 마약이나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하거나 투약 목적으로 제공할 수 없도록 하고, 처방전을 발급할 때 기재해야 할 사항과 보존 의무도 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