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김민재 다 아니었다…대표팀서 호불호 갈리는데, 몸값 '527억'으로 폭등한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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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단 2개월 만에 4개 개인상, 그의 적응 속도가 이례적인 이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미드필더 이강인이 입단 두 달 만에 네 번째 개인상을 받았다. 소속팀에서는 팬 투표 1위와 몸값 상승이 이어지는데, 대표팀에서는 활용법을 두고 평가가 갈린다. 같은 선수를 놓고 두 무대의 반응이 이렇게 다른 이유는 수치와 경기 내용에서 확인된다.

팬 투표에서 시메오네 이긴 이강인, 9월 이달의 선수
아틀레티코 공식 후원사인 스페인 맥주 브랜드 마오우는 지난 4일(현지 시각) 팬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9월 이달의 선수로 이강인이 뽑혔다. 후보에는 알레한드로 그리말도, 조니 카르도소, 조너선 데이비드, 줄리아노 시메오네가 올라 있었고 이강인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이강인은 올여름 파리 생제르맹(PSG)을 떠나 아틀레티코로 이적한 뒤 네 차례 개인상을 받았다. 현재 줄리아노 시메오네와 함께 팀 내 최다 이달의 선수 수상 타이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아틀레티코가 지난 9월 라리가에서 치른 4경기에 이강인은 모두 선발로 나섰다. 오사수나전에서는 풀타임을 뛰며 시즌 2호 골을 넣었다.
스페인 매체 문도 데포르티보는 이강인을 시즌 초반 가장 돋보이는 아틀레티코 영입생 중 한 명으로 평가했다. 스페인 매체 아스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 체제에서 신입 선수가 입단 첫 시즌부터 주전으로 자리 잡는 경우가 드물다고 짚었다. 이강인의 적응 속도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두 달 만에 105억 원 상승, 몸값 527억 원
몸값 변동은 수치로 드러났다. 축구 통계매체 트랜스퍼마크트는 5일 이강인의 시장 가치를 2800만 유로(약 421억 원)에서 3500만 유로(약 527억 원)로 올렸다. 두 달 사이 700만 유로, 약 105억 원이 올랐다. 해당 금액은 아시아 선수 가운데 세 번째로 높다. 트랜스퍼마크트는 아틀레티코 공격 전개에서 보여준 활약을 상향 조정의 근거로 들었다.

이강인의 이적 조건도 함께 볼 만하다. 지난 7월 25일 PSG와 아틀레티코가 완전 이적에 합의했고 이적료는 기본 3500만 유로로 알려졌다. 보너스를 포함하면 최대 4000만 유로, 한화로 약 650억 원 규모다. 계약 기간은 2031년 6월까지다. 트랜스퍼마크트가 새로 매긴 시장 가치는 기본 이적료와 같은 3500만 유로다.
데이터가 말하는 활약, 그리즈만 역할 대체
스페인 현지에서는 이강인이 시메오네 감독의 전술에 빠르게 녹아들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아스는 이강인이 아틀레티코에 완전히 녹아들었다며, 팀을 떠난 앙투안 그리즈만의 역할을 사실상 대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강인은 그리즈만이 달았던 등번호 7번을 물려받았다.
축구 데이터를 다루는 매체들에 따르면 이강인은 올 시즌 아틀레티코에서 고영향 공격 액션 108회를 기록했다. 알렉스 바에나, 그리말도, 줄리아노 시메오네 등 동료를 모두 앞선 수치다. 시메오네 감독은 이강인의 활약에 힘입어 9월 라리가 이달의 감독상 후보에도 올랐다. 이강인은 올 시즌 공식전 대부분에 선발로 출전하며 꾸준한 출전 시간을 확보하고 있다.
왜 아틀레티코였나, PSG에서의 13분
이적 배경에는 출전 시간 문제가 있었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유소년팀에서 성장해 2021년 마요르카로 이적했고 라리가 경험을 쌓았다. 2023년 PSG로 옮긴 뒤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두 차례 우승을 포함한 트레블을 경험했다. 다만 PSG에서는 출전 시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아스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13분 출전에 그친 일이 아틀레티코 이적을 결심한 계기가 됐다고 보도했다.

아틀레티코 쪽 설명도 있다. 발렌시아 시절부터 이강인을 지켜본 마테우 알레마니 디렉터가 영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내용이다. 이강인은 입단식에서 "어릴 때부터 스페인에서 살아 아틀레티코가 얼마나 위대한 구단인지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시메오네 감독과 구단이 자신을 원하는 마음을 강하게 느껴 합류를 결정했다는 설명도 붙였다.
평가가 갈리는 이유, 전술 구조의 충돌
대표팀에서 이강인을 보는 시각은 양쪽으로 나뉜다. 압도적인 개인 기량으로 경기를 풀어주는 해결사라는 평가가 한쪽에 있다. 팀 전체의 템포와 수비 밸런스를 해친다는 비판이 다른 쪽에 있다. 두 평가는 이강인의 온더볼 중심 플레이스타일과 한국 대표팀의 전통적인 경기 운용 방식 사이 간극에서 나온다.
첫 번째는 템포 문제다. 이강인은 공을 소유한 채 상대 수비를 끌어내고 속도를 조율하는 클래식 10번 성향이 강하다. 한국 대표팀은 빠른 공수 전환과 측면의 직선적인 속도를 쓸 때 가장 위력적이다. 이강인이 공을 잡고 지연시키는 습관이 팀의 빠른 공격 템포를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번째는 수비 전환 시 공간 커버리지다. 이강인이 반대 발 측면 공격수나 프리롤로 뛸 때 수비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반대쪽 공간을 메우는 오프더볼 수비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다. 현대 축구의 압박 체계에서는 한 명의 전방 압박 기여가 부족하면 3선 미드필더와 측면 풀백이 부담을 떠안는다.

세 번째는 팀 전술이 이강인에게 종속되는 문제다. 이강인의 킬패스와 반대 전환 킥을 극대화하려면 침투형 공격수와 강력한 3선 앵커가 필수다. 이강인에게 맞춰 전술 구조를 바꾸면 손흥민, 황희찬 등 다른 핵심 자원의 장점이 줄어들 수 있다. 팀이 이강인 원맨팀 형태로 기운다는 기회비용도 따른다.
결국 이강인을 효과적으로 쓰려면 3선에서의 수비적 보호막, 투톱 전진 배치를 통한 전방 압박 부담 경감 같은 전술적 안전장치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 아틀레티코에서 이강인이 높은 평가를 받는 배경도 같은 구조로 설명된다. 시메오네 감독 체제에서는 이강인이 맡는 역할이 분명하고, 대표팀 윙백 기용과는 요구 조건이 다르다.
병역 발언 재조명,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인터뷰
이강인을 둘러싼 또 다른 화제는 병역 특례 발언이다. 2026 아시안게임에서 일부 축구대표팀 후배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앞세운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해당 논란이 불거지자 손흥민과 이강인이 과거 보인 신중한 태도가 다시 거론됐다.
이강인은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황선홍호의 일원으로 금메달을 땄다. 병역을 사실상 면제받은 뒤 취재진의 병역 관련 질문에 "병역이 그렇게 큰 부담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이어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해야 하는 것인 만큼 특별한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당시 소감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대표해서 첫 우승을 했기 때문에 너무 기쁘다"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