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DMZ 작전 일정 어떻게 알았나”…민주당 의혹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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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vs 증거보전, DMZ 조사 시점 논란의 핵심
더불어민주당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비무장지대(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 현장조사 일정을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민주당은 한 의원이 현장조사 작전 일정을 사전에 공개한 경위를 밝히라고 요구했고, 한 의원은 일정이 어떻게 유출됐는지를 묻기보다 현장조사가 추석 연휴 이후로 미뤄진 경위를 밝히라고 맞섰다.
민주당 조계원 대변인은 4일 ‘한동훈 의원, 질문은 그대로입니다. 작전 일정을 어떻게 알았습니까’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한 의원을 겨냥했다.

조 대변인이 문제 삼은 것은 한 의원이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서 한 기자회견이다. 한 의원은 지난달 21일 경기 파주시 우리 측 DMZ에서 북한군이 매설한 것으로 의심되는 지뢰가 폭발해 우리 군 3명이 부상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조사가 늦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당시 “유엔군사령부가 신속한 현장 조사를 주장했지만 한국군 반대로 인해 추석 연휴가 끝난 오는 29일 합동 조사를 실시하기로 (유엔사와 한국군이)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현장조사 일정이 군사작전과 관련된 내용이라는 점을 문제 삼았다.
조 대변인은 앞서 1일 “이번 조사는 유엔사 정전위와 합의해 매뉴얼대로 진행된 것이며, 군사분계선 인근 조사인 만큼 사전 안전 조치도 당연한 과정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합동 조사) 작전 일자를 공개한 한 의원의 행위야말로 조사단을 위험에 빠뜨리는 명백한 기밀 누설 행위”라고 했다.
조 대변인은 4일에도 사고 현장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그는 공개된 보디캠 영상과 관련해 “현장 전체가 지뢰지대였고 풀숲은 사람 키만큼 자랐다”며 “지뢰 탐지기는 풀을 3센티미터까지 깎아야 작동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초를 세 번 해야 그 높이가 나온다. 확보되는 통로는 폭 1미터. 부상자를 부축하면 옆걸음으로 빠져나와야 한다”고 했다.
조 대변인은 한 의원이 사고 현장에 즉시 들어가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던 점도 문제 삼았다.
그는 “한 의원은 그런 위험한 현장에 증거가 씻겨 나간다며 즉시 진입을 요구했다. 장병의 목숨을 담보로 한 요구였다”고 주장했다.
또 “9월 27일, DMZ 진입 작전을 하루 전에 공개했다”며 “북한이 지켜보는 구역으로, 일정이 유출될 경우 우리 작전 병력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조 대변인은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조차 모르던 일정을 어떻게 안 것이냐”며 한 의원에게 작전 일정을 알게 된 경위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국방부가 법적 조치를 검토하는 경우 이에 응하라고도 촉구했다.
한 의원은 민주당의 문제 제기에 현장조사 일정 자체보다 조사 시점이 늦어진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 의원은 4일 페이스북에 “민주당 정권은 21일 북한 지뢰 공격 받고 유엔사는 즉시 현장 조사 요구했음에도 거부하고 추석 다 쇠고 29일에야 현장 조사하도록 한 범인을 밝히라”고 적었다.
이어 “국민께서 ‘한동훈이 어떻게 알았지?’를 궁금해 하시겠느냐”며 “누가 현장조사를 추석 뒤로 미뤘지”, “이재명 정권은 왜 북한에 찍소리도 못 하지”를 국민이 궁금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맞지요?”라고도 적었다.
이번 공방의 배경에는 지난달 21일 발생한 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가 있다. 당시 경기 파주시 25사단 관할 DMZ에서 수색로 개척 작전 중 폭발이 발생해 수색대대장과 공병 중사가 중상을 입고 다른 장병 1명이 경상을 입었다.
현장조사 시점을 놓고는 안전 확보와 증거 보전이라는 두 가지 쟁점이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군사분계선 인근 지뢰 의심 지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사전 안전조치가 필요했다는 입장이고, 한 의원은 사고 현장의 증거가 훼손될 수 있는 만큼 조사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DMZ에서 진행되는 군사작전의 일정이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 배경에는 군사작전 정보가 작전 수행과 국가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있다. 현행 군사기밀 보호법은 군사기밀을 그 내용이 누설됐을 때 국가안전보장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에 따라 Ⅰ급·Ⅱ급·Ⅲ급으로 구분하고, 내용과 가치에 따라 적절히 보호할 수 있는 최저등급으로 지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군사기밀로 지정된 정보는 해당 등급의 비밀취급 인가를 받은 사람 가운데 업무상 관련이 있는 사람만 취급할 수 있다.
군사기밀 보호법상 보호 대상이 된 정보는 단순히 문서 형태로 존재하는 내용에 한정되지 않는다. 법은 군사기밀을 취급하는 사람이 비인가자의 접근을 막고 필요한 경우 기밀이 있는 곳을 은폐하는 등 보호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군사기밀을 관리하거나 취급하는 부대는 필요한 경우 군사보호구역을 설정할 수도 있으며, 해당 구역에서는 출입 인가자의 범위를 정하고 비인가자의 출입을 통제하는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
작전 일정이 공개될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일정 자체가 아니라 그 정보가 다른 작전 정보와 결합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정 날짜와 시간에 어느 지역에서 군이 활동하는지가 알려지면 해당 지역의 병력 움직임이나 활동 시점을 외부에서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될 수 있다. 다만 개별 작전 일정이 실제로 군사기밀로 지정됐는지는 해당 정보의 내용과 지정 여부를 별도로 확인해야 하며, 군사작전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일정이 법적으로 군사기밀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군사기밀 보호법 역시 기밀 지정 여부를 내용과 가치에 따라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군사기밀의 공개가 법적으로 절대 금지된 것도 아니다. 군사기밀 보호법은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거나 공개함으로써 국가안전보장에 현저한 이익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국방부 장관 또는 방위사업청장이 대통령령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군사기밀을 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군사외교상 필요한 경우나 군사에 관한 조약 또는 국제협정에 따라 외국이나 국제기구의 요청이 있는 경우에는 군사기밀을 제공하거나 설명할 수 있는 규정도 두고 있다.
다시 말해 군사작전 일정은 ‘DMZ에서 이뤄지는 작전이기 때문에 무조건 공개할 수 없는 정보’라기보다, 구체적인 내용과 보안 가치에 따라 공개 여부와 취급 범위가 결정되는 정보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실제로 군사기밀로 지정된 정보라면 비인가자의 접근을 막는 등 별도의 보호조치가 적용되고, 지정된 기밀을 누설한 경우에는 군사기밀 보호법에 따른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