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MA, 미카에 ‘디파이 접속 서비스’ 신설 제안…비준수 스테이블코인 수탁 금지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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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MA, 디파이 접속 업체용 새 규제 서비스 제안
중앙은행은 이자 금지 확대, 서클·에이브·시민 5만 명은 반발

유럽증권시장청(ESMA)이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프로토콜 접속을 돕는 업체를 위한 새 규제 대상 서비스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2026년 9월 30일(현지시각) 유럽집행위원회의 미카(MiCA, 가상자산시장법) 재검토 컨설테이션에 낸 답변에서다. 같은 답변에서 ESMA는 미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스테이블코인의 수탁·이전 서비스까지 막자는 안도 냈다.
앞서 유럽중앙은행제도(ESCB)가 은행예치 의무 폐지를 요구한 데 이어 서클, 에이브 랩스, 시민 단체까지 의견서를 쏟아냈다. 이자 지급 금지를 어디까지 넓힐지를 두고 업계와 중앙은행이 정면으로 맞서는 구도다. 컨설테이션 의견 접수는 9월 30일 마감됐다.
ESMA가 꺼낸 두 카드, 디파이 접속 서비스와 비준수 코인 수탁 금지
보도에 따르면 ESMA는 디파이 프로토콜 접속을 제공하는 업체를 위한 새 규제 서비스를 제안했다. 스테이킹·대출·차입에 대해서는 전면 금지가 아니라 비례적인 공시 규칙을 적용하자는 입장이다. 트론위클리 보도도 ESMA가 9월 30일 디파이와 스테이킹·대출·차입에 대한 더 정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규제 당국이 탈중앙화 프로토콜과 얽힌 거래에서 책임 소재를 어디에 둘지 정리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스테이블코인 쪽 제안은 더 직접적이다. ESMA는 미카의 해당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스테이블코인과 관련된 모든 인가 대상 가상자산 서비스를 금지해 달라고 집행위에 요청했다. 수탁(보관)과 이전(전송)도 이 서비스 목록에 포함된다. 거래쌍이 사라진 뒤 인가받은 수탁업체에 토큰을 맡겨 두는 선택지가 없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2025년 1월 17일 ESMA 성명은 단순 보관과 이전은 계속 가능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당시 거래소들은 해당 토큰의 거래 제공만 중단하면 됐다.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2025년 3월 31일까지 유럽경제지역(EEA) 이용자 대상 9개 토큰의 거래쌍을 없애되 입금·출금·전환·수탁은 유지하기로 했다. 새 제안은 이런 활동별 구분을 자산 요건 충족 여부라는 더 넓은 기준으로 바꾸는 셈이다.
ESMA는 명확한 금지 규정이 없어 준수 발행사와 비준수 발행사 사이에 격차가 생기고 규제 차익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답변서 3.2항에는 시행 시점도, 출금 예외도, 정리(윈드다운) 절차도 적혀 있지 않다. 미카 75조는 고객 자산을 가능한 한 빨리 반환할 절차를 요구한다. 2026년 2월 18일자 집행위 답변은 출금 시점에 보유 중인 것과 같은 종류의 자산을 돌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제안은 개인의 보유를 금지하거나 토큰을 동결하거나 강제 전환을 규정하는 것은 아니다.

중앙은행 “이자 금지, 대출·스테이킹까지” vs 에이브 “보유 대가와 다르다”
ESCB는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금지를 규정집에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금지 대상을 대출·차입·스테이킹으로 넓히고, 보상·수수료 인하·로열티 혜택 같은 다른 혜택도 막자고 요구했다. 현행 미카는 이런 대체 수단을 명시적으로 금지하지 않는다.
ESCB는 “전자화폐는 결제에 쓰라는 것이지 저축 수단이 아니다”라고 근거를 밝혔다. 토큰을 단순히 들고 있는 대가로 돈을 주면 예금계좌 정의에 가까워지고, 예금은 다른 규칙의 적용을 받는다는 논리다. ESCB는 다른 관할권에서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을 EU에서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도 냈다.
에이브 랩스는 반대편에 섰다. 에이브 랩스는 아일랜드 중앙은행의 감독을 받는 미카 인가 서비스 업체 자회사 ‘푸시(Push)’를 운영한다. 에이브 랩스는 이자 금지를 대출이나 스테이킹까지 넓히지 말아 달라고 집행위에 요청했다.
핵심 논리는 대출 수익과 보유 대가의 구분이다. 대출 수익은 담보를 맡긴 차입자가 내고 위험을 떠안는 대출자가 받는다. 유로나 채권을 빌려주는 것과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반면 현행 금지는 발행사와 플랫폼이 코인을 들고만 있는 사람에게 돈을 주는 것을 막을 뿐이라고 짚었다. 금지를 넓히면 온체인 시장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유리해지고, 미카 스테이블코인은 핵심 활용처를 잃는다는 주장도 폈다.
트론위클리에 따르면 에이브 랩스는 규제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개자·사업자를 겨냥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이용자가 자금 통제권을 유지한 채(자기수탁) 금융회사 대상 규제를 따르지 않고 탈중앙화 대출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유로 스테이블코인의 경쟁력 확보도 요청 항목에 포함됐다.
서클은 은행예치 룰 폐지 요구…“상위 25개 중 3개만 미카 규제권”
서클은 ESCB와 같은 쪽에 서서 준비금 규정 개편을 요구했다. 서클의 의견서 제출일은 보도마다 엇갈린다. 크립토랭크가 인용한 디크립트 보도는 10월 2일 목요일이라고 했고, 비트겟이 전한 보도와 트론위클리는 10월 1일로 적었다. 서클은 전자화폐토큰 준비금의 최소 30%(주요 스테이블코인은 60%)를 상업은행 예치금으로 채우도록 한 규정을 유동성 기준으로 바꾸라고 요구했다.
서클은 고정 예치 의무가 오히려 발행사를 은행권 신용·상대방 위험에 더 노출시킨다고 주장했다. 근거로 2023년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때 준비금 33억 달러(약 4조 4,000억 원, 1달러 1,347원 기준)가 묶여 USDC가 일시적으로 달러 페그를 잃은 사례를 들었다. 단일 국가 국채 비중 상한 35%와 은행 한 곳당 예치 한도(해당 은행 총자산의 1.5%)도 폐지를 요구했다. 대형 발행사가 수십 개 은행과 거래해야 하고 달러 토큰용 유동자산 공급도 제약된다는 이유에서다.
서클은 미카 틀 안에서 규제받는 스테이블코인이 시가총액 상위 25개 중 3개뿐이라고 지적했다. 비트겟 보도는 USDC·USDG·EURC를 꼽았다. 서클은 발행 인가 업체가 부족한 게 아니라 규제 범위가 문제라는 입장이다. 유로 연동 토큰 EURC는 8월 유통량이 4억 유로를 넘겼고 1년 전보다 공급이 2배 넘게 늘었다.
서클은 글로벌 유통 스테이블코인을 EU 인가 법인과 해외 규제 법인이 함께 발행하는 멀티 이슈언스(다중 발행) 구조의 유지도 요청했다. 막으면 활동이 역외로 빠져나간다는 주장이다. 제3국 발행 스테이블코인을 인정하지 말라는 ESCB의 입장과는 대조적이다. 서클은 집행위의 해외 규제체계 평가와 유럽은행감독청(EBA)의 개별 발행사 인정 결정을 결합한 인정 제도도 제안했다.
시민 5만 명 이상이 이메일…집행위는 상충하는 의견서 조율해야
가장 큰 목소리는 기업 밖에서 나왔다. 스탠드 위드 크립토 EU는 역내 5만 명 넘는 사람이 이메일로 집행위에 규제 대상 스테이블코인이 보상·캐시백·낮은 수수료를 제공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 청원에는 12만 6,600명 넘게 서명했다. 청원은 안전한 이자 자산이 뒷받침하는 코인이라면 이자 금지를 완전히 없애라는 내용이다.
이 단체는 이메일 수가 ECB 디지털 유로 컨설테이션 응답 8,221건의 6배를 넘는다고 주장했다. 파트너로 뵈르제 슈투트가르트 디지털, 50 파트너스, 아이오타, 모르포 등이 이름을 올렸다. 단체 총괄 매니저 해리 피어스 굴드는 유럽이 미국을 “베낄 필요는 없지만” “경쟁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2025년 제정된 미국 지니어스법에서는 발행사의 직접 이자 지급이 금지되지만 거래소는 보상을 제공할 수 있다.
집행위는 이제 엇갈리는 의견서를 놓고 개정 미카의 모양을 정해야 한다. 컨설테이션은 최종 결정 절차가 아니다. 집행위 페이지에 따르면 재검토 보고서에는 필요할 경우 입법 제안이 함께 붙을 수 있다. ESMA의 수탁 금지안도 아직 시행 시점이 정해지지 않은 정책 제안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