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 두루마리 휴지가 눅눅해지는 이유… 두는 자리만 바꿔도 200% 오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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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 물탱크 위·세면대 아래 보관은 피해야

샤워를 마친 직후 두루마리 휴지를 뜯으면, 힘없이 늘어지면서 엉뚱하게 찢어질 때가 있다. 손끝에 닿는 감촉도 어딘가 축축하다.

축축하게 젖은 두루마리 휴지. / AI 생성 이미지
축축하게 젖은 두루마리 휴지. / AI 생성 이미지

이렇게 며칠 방치되면 휴지 가장자리가 누렇게 바래고 퀴퀴한 냄새까지 올라온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사람이 많지만, 휴지는 피부에 직접 닿는 위생용품이다. 두루마리 휴지를 욕실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제품 상태는 크게 달라진다.

욕실 습기를 빨아들이는 두루마리 휴지

두루마리 휴지는 나무에서 얻은 펄프 섬유를 얇게 펴서 말린 종이다. 섬유와 섬유 사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틈이 촘촘하게 나 있다. 이 틈이 물기를 빠르게 끌어당긴다. 애초에 물기를 닦아내려고 만든 물건이어서 공기 중에 떠 있는 수증기도 쉽게 머금는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면 욕실 안은 순식간에 수증기로 가득 찬다. 이 수증기는 상대적으로 차가운 타일 벽과 거울 그리고 휴지 표면에 닿으면서 물방울로 맺힌다. 거울이 뿌옇게 흐려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다만, 휴지는 거울과 달리 이 물기를 안쪽까지 그대로 흡수한다.

물기 가득한 변기 물탱크 위에 올려진 두루마리 휴지. / AI 생성 이미지
물기 가득한 변기 물탱크 위에 올려진 두루마리 휴지. / AI 생성 이미지

습기를 머금은 휴지는 섬유끼리 붙잡고 있던 힘이 약해진다. 그래서 잘 찢어지고 보풀이 일면서 한 번에 쓰는 양도 늘어난다. 문제는 축축한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곰팡이와 세균이 자라기 쉽다는 점이다.

휴지 겉면에 작은 검은 점이 보이거나 쿰쿰한 냄새가 난다면, 이미 곰팡이가 피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

휴지를 두는 자리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곳이 변기 물탱크 위다. 손이 닿기 쉬워 여분 휴지를 올려두기 좋지만, 물탱크 안에는 늘 찬물이 담겨 있다. 덥고 습한 여름에는 차가운 물탱크 겉면에 물방울이 맺히기 쉽다. 그 위에 올려둔 휴지는 바닥 면부터 젖어 들어간다. 또한 변기 물을 내릴 때 작은 물방울이 주변으로 튈 수 있어 위생 면에서도 좋은 자리가 아니다.

두루마리 휴지를 습한 수납장에 보관 중인 모습. / AI 생성 이미지
두루마리 휴지를 습한 수납장에 보관 중인 모습. / AI 생성 이미지

세면대 아래 수납장도 마찬가지다. 문을 닫아두면 깔끔해 보이지만, 이곳에는 배수관과 급수관이 지나간다. 배관 겉면에 물기가 맺히거나 작은 누수가 생기면, 안에 넣어둔 휴지가 가장 먼저 젖는다. 게다가 문이 닫혀 있어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다. 한 번 들어찬 습기가 쉽게 빠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욕실 바닥에 휴지 묶음을 그대로 내려두는 것도 피해야 한다. 바닥 청소를 하거나 샤워를 할 때 튄 물이 고스란히 스며들 수 있다.

보관 장소와 휴지걸이 위치부터 바꿔야 한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여분 휴지를 욕실 밖으로 옮기는 것이다. 거실 수납장이나 다용도실 또는 복도 수납공간처럼 물을 쓰지 않는 곳이면 된다. 욕실 안에는 걸어서 쓰는 휴지 1롤과 예비용 1롤 정도만 둔다. 휴지가 떨어질 때마다 밖에서 하나씩 가져오면 된다.

대용량 묶음으로 산 휴지는 겉포장 비닐을 한꺼번에 뜯지 않는다. 비닐 포장은 공기 중 습기가 휴지에 직접 닿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준다. 필요할 때마다 포장 한쪽을 조금만 뜯어 한 롤씩 꺼내 쓴다.

두루마리 휴지. / AI 생성 이미지
두루마리 휴지. / AI 생성 이미지

휴지걸이 위치도 따져봐야 한다. 샤워기 물줄기가 닿는 범위 안에 휴지걸이가 있으면 샤워할 때마다 물이 튈 수 있다. 샤워 부스나 샤워 커튼이 없는 욕실이라면 더욱 그렇다. 휴지걸이는 샤워 공간에서 최대한 떨어진 벽에 달고, 바닥에서도 어느 정도 높이를 둔다. 이미 고정된 휴지걸이를 옮기기 어렵다면, 벽에 붙이는 부착식 휴지걸이를 활용할 수 있다. 타일에 구멍을 뚫지 않아도 원하는 자리에 달 수 있다.

두루마리 휴지가 휴지걸이에 걸려있다. / AI 생성 이미지
두루마리 휴지가 휴지걸이에 걸려있다. / AI 생성 이미지

물 튐이 걱정된다면 덮개가 달린 휴지걸이를 고른다. 휴지 윗면을 덮는 덮개만 있어도 위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을 상당 부분 막는다. 휴지 전체를 감싸는 케이스형 제품도 있다. 다만, 사방이 막힌 케이스는 안으로 들어간 습기가 잘 빠지지 않을 수 있다. 욕실 수납장에 휴지를 꼭 넣어둬야 한다면, 제습제를 함께 두는 것이 좋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염화칼슘 제습제는 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해 통 안에 물로 모은다. 통에 물이 가득 차면 새 제품으로 교체하면 된다.

샤워 뒤 습기를 빼는 습관이 휴지 상태를 좌우한다

보관 자리를 바꿨다면 욕실 안의 습기를 빠르게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 샤워를 마친 뒤에는 환풍기를 바로 끄지 않고, 수증기가 충분히 빠져나갈 때까지 최소 30분 정도 더 가동한다. 창문이 있는 욕실은 창문을 열어 환기하고, 창문이 없다면 욕실 문을 열어 습기가 빠져나가도록 한다.

환풍기 덮개에 먼지가 많이 쌓이면, 공기가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는다. 환기 성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덮개도 주기적으로 청소하는 편이 좋다. 벽과 바닥에 남은 물기도 그대로 두지 않는다. 물기 제거용 밀대인 스퀴지로 벽 타일과 바닥의 물을 배수구 쪽으로 밀어내면, 공기 중으로 증발할 물의 양이 줄어든다. 샤워 부스 유리문도 같은 방법으로 닦는다.

스퀴지로 욕실 물기를 제거하는 모습. / AI 생성 이미지
스퀴지로 욕실 물기를 제거하는 모습. / AI 생성 이미지

젖은 수건을 욕실 안에 오래 걸어두는 습관도 피해야 한다. 축축한 수건은 그 자체로 습기를 계속 내뿜는다. 쓴 수건은 욕실 밖 건조대에 걸어 말리는 편이 좋다.

습도가 높은 날에는 환기만으로 한계가 있다. 바깥 공기 자체가 습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제습기를 욕실 문 앞에 두고, 샤워 후 일정 시간 돌리는 방법이 있다. 욕실 안 선반에 작은 제습제를 하나 더 올려두는 것도 방법이다.

이미 눅눅해진 휴지는 상태에 따라 처리 방법을 달리한다. 약간 눅눅한 정도라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세워 충분히 말린다. 다만, 건조한 뒤에는 처음보다 종이의 결이 거칠어질 수 있다. 이때는 피부에 사용하는 대신, 흘린 물을 닦거나 창틀의 먼지를 제거하는 등 청소용으로 활용하면 된다. 반면, 휴지에 검은 점이나 누런 얼룩이 생겼거나 퀴퀴한 냄새가 난다면 버리는 편이 안전하다. 곰팡이가 핀 휴지는 피부에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