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서 한국에 1-0 무릎 꿇었다…입술 꽉 깨문 일본 축구 감독이 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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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속 한일전 패배' 오이와 감독...“매우 분하다”

한국 축구의 아시안게임 4연패가 완성된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은 일본 축구에는 또 하나의 악몽으로 남았다. 안방에서 설욕을 벼르던 일본은 다시 한번 한국의 벽을 넘지 못했고, 경기 뒤 일본 언론들은 잇따라 ‘굴욕’이라는 표현을 꺼냈다. 벤치에서는 오이와 고 일본 21세 이하(U-21) 대표팀 감독이 머리를 감싸 쥔 채 환호하는 한국 선수단을 바라보다 입술을 꽉 깨무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대한민국 엄지성이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대한민국 엄지성이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지난 3일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에서 일본을 1-0으로 꺾었다. 승부를 가른 것은 후반 16분이었다. 엄지성이 터뜨린 결승골을 한국이 끝까지 지켜내면서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은 2014년 인천 대회부터 이어온 우승 행진을 이번 대회까지 연결하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연패라는 기록을 완성했다.

일본 언론도 “굴욕”…결승 한일전 3연패

이번 패배가 일본에 더 쓰라린 이유는 최근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반복된 한국전 패배 때문이다. 일본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결승에서 한국에 1-2로 졌고, 2022 항저우 대회 결승에서도 1-2로 패했다. 이번 아이치·나고야 대회에서는 자국에서 한국을 다시 만났지만 또다시 0-1로 무릎을 꿇었다. 최근 세 차례 아시안게임 결승 한일전에서 모두 한국에 패한 셈이다.

아시안게임 통산 한국전 성적도 1승 9패로 벌어졌다. 일본은 2014 인천 대회 8강에서도 한국에 0-1로 졌고, 이후 결승에서 한국을 세 차례 연속 만날 때마다 한 골 차로 패했다. 경기 전 ‘삼세번’을 의미하는 ‘3度目の正直’을 내세우며 설욕을 기대했던 일본 현지의 분위기와는 정반대의 결과였다.

일본 축구 전문 매체 ‘풋볼채널’은 경기 뒤 “U-21 일본 대표팀, 숙적 한국에 패해 망연자실”이라며 “3대회 연속 결승 한일전 패배의 굴욕”이라고 보도했다. ‘스포니치 아넥스’도 “한일 정상결전에서 굴욕의 3연패”라고 전했다. 32년 만에 자국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이 2010 광저우 대회 이후 16년 만의 금메달을 노렸다는 점까지 겹치면서 패배의 충격은 더 컸다.

일본 선수들 주저앉았다…오이와 감독은 입술 꽉 깨물어

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대한민국 엄지성이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대한민국 엄지성이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그라운드에는 양 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국 선수들이 금메달 확정의 기쁨을 나누는 사이 일본 선수들은 곳곳에서 주저앉거나 그라운드에 쓰러진 채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대회 내내 일본 골문을 지켰던 골키퍼 아라키 루이는 ‘게키사카’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장 이치하라 리온도 “결과로 보답하는 것이 우리의 일인데 홈팬들에게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벤치에서도 패배의 충격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닛칸스포츠’는 오이와 감독이 머리를 감싸 쥔 채 한국 선수단의 환호를 지켜봤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고 전했다. 최근 두 차례 아시안게임에서 일본 U-21 대표팀을 이끈 오이와 감독은 이번에도 금메달 문턱에서 한국에 막히며 은메달만 두 개를 기록하게 됐다.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일본에도 기회는 있었다. 일본은 한국보다 두 배 많은 슈팅 10개를 기록했고 후반 34분에는 이시이 히사쓰구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다. 그러나 끝내 한국 골문을 열지 못했다. 반면 한국은 결정적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후반 16분 엄지성이 결승골을 만들어냈고, 이후 일본의 공세를 끝까지 막아내며 한 골 차 승리를 지켰다.

“너무 분하고 속상하다”…패배 인정한 일본 감독

지난 3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결승 경기가 열린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일본 응원단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3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결승 경기가 열린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일본 응원단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오이와 감독은 경기 뒤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선수들이 잘해줬는데 상대가 더 강해서 졌다. 너무 분하고 속상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분한 마음을 바탕으로 다음에는 우리의 목표를 확실히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취재진은 경기 뒤 일본이 상대보다 많은 기회를 만들고도 마무리에서 부족했던 점을 짚었다. 이에 오이와 감독은 단순히 골 결정력 문제로 패배 원인을 돌리지는 않았다. 그는 “우리가 더 많이 기회를 만들었으나 골을 넣지 못하고 끝내 실점했다”며 “공격과 수비에서 상대를 더 제어할 수 있는 단계까지 도달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더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국에서 열린 결승에서 한국에 패한 직후였지만 오이와 감독은 한국이 더 강했다고 인정하면서 일본의 부족했던 부분을 직접 짚었다.

일본의 16년 만 금메달 꿈 막은 한국…4연패 완성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

한국은 이번 우승으로 아시안게임 남자축구에서 다시 한번 확실한 기록을 남겼다. 2014 인천 대회를 시작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 2026 아이치·나고야 대회까지 4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특히 최근 세 차례 대회의 결승 상대가 모두 일본이었다는 점에서 한일전 우위도 더욱 뚜렷해졌다.

일본 입장에서는 16년 만의 금메달 도전이 또다시 한국에 가로막혔다. 홈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자국에서 치른 결승이었지만 마지막 순간 웃은 쪽은 한국이었다. 일본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았고, 오이와 감독은 입술을 꽉 깨문 채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한국은 일본의 안방에서 다시 한번 금메달을 들어 올렸고, 일본은 최근 세 차례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모두 한국에 패했다. 오이와 감독이 경기 뒤 남긴 “상대가 더 강해서 졌다”는 말은 이날 한일 결승전의 결과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한마디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