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독감 구분하는 법... 이런 증상 있으면 감기 아니라 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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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유행 지난해보다 3주가량 빨리 시작
올해 서울의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지난해보다 3주가량 빨리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절기 독감 유행 기간도 그 전 절기보다 3배 이상 길었던 만큼 서울시는 어린이와 임신부, 어르신 등 고위험군에 예방접종을 당부했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환자와 하수 검체를 분석한 결과 올해 독감 환자가 8월 말인 35주차부터 늘기 시작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보다 3주,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11주 빠른 시점이다.
하수에서는 이보다 앞선 7월 말인 31주차부터 독감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지난해보다 6주 빠르다. 하수 감시는 병원을 찾지 않은 감염자가 배출한 바이러스까지 잡아낼 수 있어 지역사회 유행을 조기에 파악하는 데 쓰인다. 현재 유행 중인 바이러스는 A형(H1N1)으로, 환자와 하수 검체 모두에서 검출량이 늘고 있다.
독감 유행 기간도 길어지는 추세다. 2025~2026절기 독감 유행은 16주간 이어졌다. 2024~2025절기 5주보다 3배 이상 길다.
고위험군 검사 없이 항바이러스제
전국 상황도 비슷하다. 질병관리청은 예년보다 이른 유행에 대응해 지난달 11일 0시를 기해 2026~2027절기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36주차(8월 30일~9월 5일)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25.3명으로 이번 절기 유행기준인 12.9명의 약 2배에 이르렀다.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는 38도 이상의 발열과 함께 기침이나 인후통을 보이는 환자를 말한다. 질병청에 따르면 65세 이상이 전체 인플루엔자 입원환자의 60%를 차지했다.
유행주의보 기간에는 소아,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 면역저하자,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이 의사 판단에 따라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만으로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아도 건강보험 요양급여가 적용된다. 별도의 인플루엔자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어르신 10월 6일부터 무료 접종
국가 무료 예방접종은 생후 6개월~14세 어린이와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이 대상이다. 이번 절기부터 어린이 지원 연령이 기존 13세에서 14세로 한 살 늘었다.
질병청은 이른 유행을 고려해 지난달 16일 접종 일정을 앞당겼다. 이에 따라 어린이는 접종 횟수와 관계없이, 임신부와 함께 지난달 21일부터 접종을 받고 있다. 1일 오후 6시 기준 어린이 114만3000명(23.1%), 임신부 7만6000명이 접종을 마쳤다.
어르신 독감 접종은 75세 이상이 오는 6일, 70~74세가 12일, 65~69세가 15일부터 시작된다.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은 나이와 관계없이 6일부터 의료진과 상담한 뒤 접종할 수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은 70세 이상이 12일, 65~69세가 15일부터 받을 수 있다.
접종은 주소지와 관계없이 가까운 위탁의료기관과 보건소에서 받을 수 있다. 전국 위탁의료기관은 약 2만3000곳으로 관할 보건소나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질병청은 방문 전 해당 기관의 접종 가능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접종 때는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접종 후에는 20~30분간 접종기관에 머물며 이상반응이 없는지 살핀 뒤 귀가해 충분히 쉬어야 한다.
이름은 비슷해도 원인 바이러스부터 달라
독감 유행이 빨라지면서 감기와 독감을 어떻게 구별하는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두 질환은 콧물, 코막힘, 기침, 재채기, 인후통 등 증상이 비슷해 같은 병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독감을 '독한 감기'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두 질환은 원인과 경과, 치료법이 모두 다른 별개의 병이다.

가장 큰 차이는 원인 바이러스다. 감기와 독감 모두 코와 비강, 인후 등 상기도에 감염되는 질환이다. 다만 감기는 여러 불특정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환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등 지금까지 알려진 원인 바이러스만 200여 종이 넘는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라는 특정 바이러스가 일으킨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B·C형으로 나뉜다. 사람에게 주로 감염을 일으키는 것은 A형과 B형이다. 특히 A형은 변이가 잘 일어나 대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인플루엔자는 10~40년 주기로 전 세계적인 대유행을 일으키며 그 사이 2~3년 주기로 작은 유행을 반복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춥고 건조한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발생률이 높다.
감기는 서서히, 독감은 갑자기
증상이 시작되는 양상부터 다르다. 감기는 목이 따갑거나 코가 막히는 증상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1~3일에 걸쳐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며 기침과 미열이 뒤따른다. 초기에는 재채기와 마른기침, 맑은 가래가 동반되다가 염증이 진행되면 끈적한 가래가 섞인 기침으로 바뀐다. 증상은 대체로 3~10일 이어지다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다만 환자 상태에 따라 중이염, 편도 주위 농양 같은 2차 세균감염이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독감은 대부분 증상이 갑자기 시작되며 감기보다 훨씬 심하다. 기침과 콧물 등 상기도 증상과 함께 고열, 오한, 두통, 심한 근육통 같은 전신 증상이 동반되는 것이 특징이다. 온몸이 쑤시면서 무기력감과 피로가 몰려온다. 기침은 주로 마른기침이다. 40도 이상의 고열이 2~3일가량 오르내리기도 한다. 증상은 보통 7~14일 지속되며 길게는 3주까지 남아 있기도 한다.
독감의 가장 흔한 합병증은 폐렴이다. 소아나 만성 심폐질환을 앓는 노인은 폐렴으로 숨지는 경우도 있다. 증상의 정도는 나이와 병력, 면역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감기약을 먹어도 차도가 없는데 열과 몸살이 갑자기 심해졌다면 독감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가 짜증 내고 잠만 잔다면...
아이들은 감기에 특히 자주 걸린다. 타이레놀 공식 홈페이지 안내에 따르면 대부분의 아이는 두 돌이 되기 전까지 감기에 8~10회 걸린다. 일반적으로 독감에 걸린 아이는 감기에 걸린 아이보다 훨씬 더 아프다.
말로 증상을 표현하기 어려운 영유아는 행동 변화를 잘 살펴야 한다. 감기에 걸린 영유아는 코를 자주 비비고 평소보다 덜 먹는다. 어느 정도 자란 아이는 숨쉬기 불편하다거나 코가 막힌다고 호소한다.

독감에 걸린 영유아는 눈에 띄게 아파 보이거나 짜증을 부린다. 잠을 많이 자고 식욕도 줄어든다. 목이 아파 침을 많이 흘리거나 심하게 보채며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기도 한다. 좀 더 큰 아이는 쉽게 피로를 느끼고 불편함을 호소한다. 목이 아프다고 불평하거나 같은 이유로 음식이나 음료를 거부하기도 한다. 아이가 고열과 함께 이런 모습을 보이면 서둘러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
독감은 치료제 있지만 감기는 증상 완화가 전부
치료법도 다르다. 독감은 원인 바이러스가 분명하기 때문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를 쓸 수 있다. 오셀타미비르 성분의 먹는 약(타미플루캡슐 등)과 자나미비르 성분의 흡입형 약(리렌자로타디스크)이 대표적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감염 후 2일 안에 증식 속도가 정점에 이른다. 이 때문에 증상이 나타난 뒤 48시간 안에 약을 먹기 시작해야 효과가 좋다. 독감이 의심되면 미루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은 이유다.
젊고 건강한 사람은 독감에 걸려도 푹 쉬면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노약자와 어린이는 자칫 위험할 수 있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감기는 원인 바이러스가 워낙 다양해 특정 항바이러스제를 쓸 수 없다. 대신 증상에 따라 약을 쓰는 대증요법으로 치료한다. 기침과 가래를 줄이는 진해거담제, 기관지확장제, 해열진통제, 항히스타민제 등이 쓰인다. 세균감염이나 합병증이 우려되면 항생제를 함께 쓰기도 한다. 감기는 대부분 약을 쓰지 않아도 저절로 낫는다.
두 질환 모두 가장 중요한 치료는 충분한 휴식과 수면이다. 물을 자주 마시고 가습기로 실내 습도를 높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습도를 높이면 건조한 환경에서 잘 번식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확산을 억제할 수 있다. 가래도 쉽게 배출된다.
감기 백신이 없는 이유
독감은 예방백신이 있지만 감기는 없다. 이 역시 원인 바이러스의 차이 때문이다. 감기는 200여 종의 바이러스 가운데 어떤 것에 감염될지 알 수 없어 백신을 만들기 어렵다. 감기가 다 나은 뒤에도 또다시 걸리는 이유도 원인 바이러스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독감 백신은 건강한 성인 기준으로 독감을 70~90%까지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해마다 변이를 일으켜 유행하는 종류가 달라진다. 지난해 접종했더라도 올해 다시 맞아야 하는 이유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 각지의 유행 정보를 종합해 다음 절기 유행 바이러스를 예측해 발표하면 제조사들이 이를 바탕으로 백신을 생산한다. WHO가 권고한 2026~2027절기 북반구 백신주는 A형 H1N1과 H3N2, B형 빅토리아 계통이 모두 지난 절기와 달라졌다. 올해 국가예방접종에는 A형 2종과 B형 1종을 막는 3가 백신이 쓰인다.
백신은 접종 후 약 2주가 지나야 효과가 나타난다. 이 때문에 유행 전에 미리 맞는 것이 효과적이다. 만성질환자와 의료인 등도 접종 권장 대상이다.
손 씻기·기침 예절·환기 기본 수칙 지켜야
감기와 독감을 예방하려면 평소 개인위생 관리가 중요하다.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휴지나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려야 한다. 씻지 않은 손으로 눈과 코, 입을 만지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실내는 2시간마다 10분씩 환기하는 것이 좋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마스크를 써야 한다. 유행 시기에는 사람이 많은 장소를 되도록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면역력 관리도 필요하다.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자주 먹고 물을 충분히 마시며 잠을 푹 자는 것이 좋다. 환절기 큰 일교차는 몸의 저항력을 떨어뜨린다. 카디건이나 스카프 등으로 체온이 급변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독감 진단을 받았다면 열이 내린 뒤 24시간이 지날 때까지 등교나 등원, 출근을 자제하고 집에서 쉬는 것이 권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