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이 울먹였다…“도와줄 사람이 없다”며 감정 주체 못한 '한국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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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차 황인범이 울먹인 이유, 한국 축구의 답답함
한국 축구대표팀의 중원을 책임지는 황인범(30·포르투)이 베네수엘라전 이후 무거운 심경을 털어놨다. 경기 결과에 대한 아쉬움뿐 아니라 오랜 기간 대표팀에서 뛰며 느낀 답답함까지 꺼냈다. 마지막에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울먹이는 모습도 보였다.

한국은 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친선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황인범은 종아리 문제로 앞선 에콰도르전과 우루과이전에 출전하지 못한 뒤 이날 선발로 복귀했다.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그는 후반 35분까지 약 80분을 소화했지만 팀의 승리를 이끌지는 못했다.
경기 내용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한국은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공격 전개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 막판에야 첫 슈팅을 기록했고, 전체 슈팅에서도 7-12로 뒤졌다. 상대 압박에 막혀 중원에서 패스가 끊기는 장면이 반복됐고, 경기 주도권 역시 쉽게 가져오지 못했다.
황인범은 경기 직후 믹스트존에 들어선 뒤부터 어두운 표정이었다. 그는 먼저 "여기 와서 부상은 아니었지만 불편함이 있었다"며 "운동량이 너무 없다 보니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근육은 잘 버텨줘서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팀에서 보낸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한국 축구가 달라져야 할 부분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했다.
황인범은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다"며 "대표팀 9년 차 정도 됐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축구를 비롯해 여러 가지 부분에서 변화돼야 하는 것들이 많은데 잘 안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축구가 좋게 잘 발전됐으면 좋겠는데 그런 부분들이 안 되는 것 같아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취재진이 선수들의 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면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묻자 황인범은 "일단 도움을 주실 분이 안 계신다"고 말했다.
그는 "회장님이 지금 안 계신 상황이고, 감독님도 임시 감독님으로 오셨다 보니 어떻게 될지 미래를 모르는 상황이라 선수들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가 도움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많다"며 "문제점들이 분명히 보이는 상황이 많은데 누구도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고, 나설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황인범이 지적한 문제는 경기장 안에서만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선수들이 경기에서 맡은 역할을 다하는 것과 별개로 대표팀을 둘러싼 환경과 운영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현재 대표팀은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임시로 지휘하고 있으며, 모레노 감독의 거취 역시 확정된 상황이 아니다.
말을 이어가던 황인범은 결국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운동장 안에서야 당연한 부분이지만 답을 못 찾았다"며 "이렇게 말씀드리면 또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겠지만 답답한 게 사실인 것 같다"고 말하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경기 뒤에는 황인범뿐 아니라 김민재도 대표팀의 경기력에 대해 강한 목소리를 냈다. 김민재는 벤치에서 축구화를 던지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인터뷰에서도 "우선 팀이 하나로 뭉치는 게 중요하다. 개인이 빛나기보다는 팀이 하나가 돼 뛰어야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팀 수준을 올리기 위해선 모든 선수가 '머리를 처박고'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인범 역시 김민재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뒤에서 수비수들이 오늘 정말 잘해준 게 맞는 만큼 민재 입장에서는 아주 답답했을 것 같다"며 "저를 포함해서 앞쪽에 있는 선수들이 조금 더 분발해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오는 6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이번 A매치 기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황인범에게는 모레노 감독 체제에서 처음 출전한 경기에 이어 두 번째 경기가 될 수 있다. 대표팀은 베네수엘라전에서 드러난 경기력 문제를 안고 마지막 9, 10월 평가전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