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부터 ‘인턴’까지…왜 다시 회사일까, 달라진 오피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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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당첨 후에도 출근하는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인턴’, ‘직장인들’ 시즌3가 오피스물을 바꾼다.
7~8회는 10월 5일 저녁 8시 10분 tvN에서 연속 방송된다.

드라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포스터 (사진=티빙)
드라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포스터 (사진=티빙)

로또 1등에 당첨된 직장인이 사표 대신 출근길에 오르고, 37년 경력의 은퇴자가 막내 인턴으로 회사에 들어선다. 티빙 오리지널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와 영화 ‘인턴’, 쿠팡플레이 ‘직장인들’ 시즌3까지 2026년 가을 콘텐츠 곳곳의 무대가 다시 회사로 모이고 있다.

과거 오피스물이 상사의 갑질과 사내 정치, 경쟁과 생존을 사실적으로 그렸다면 최근 작품들은 판타지와 세대 교체, 코미디를 결합해 직장인의 현실을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졌다.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7~8회는 오는 5일 tvN에서 연속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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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원을 쥐고도 출근하는 공은태

지난달 10일 티빙에서 공개된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는 평범한 직장인 공은태(이준혁)가 로또 1등에 당첨된 뒤에도 퇴사 대신 출근을 선택한다는 설정을 내세운다. 당첨금은 13억 원이다. 거액을 손에 넣고도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다는 점이 기존 오피스물의 문법을 뒤집는다.

일반적인 직장인 판타지라면 당첨과 동시에 사직서를 내고 회사를 떠나는 장면이 먼저 떠오른다. 이 작품의 선택은 반대다. 돈이 생겼음에도 출근하면서 회사는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버텨야 하는 공간만은 아니라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공은태에게 당첨금은 회사를 탈출할 수 있는 티켓이면서 동시에 같은 회사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여유다. 이전에는 상사의 눈치를 보고 팀원과의 관계를 고민하며 사내 정치에 휘말려도 참고 견뎠다면, 돈이 생긴 뒤에는 같은 회사와 사람을 다른 방식으로 보기 시작한다. 작품이 던지는 질문도 ‘로또에 당첨되면 회사를 그만둘 것인가’보다 ‘먹고살기 위해 일하지 않아도 된다면 일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가깝다.

13억 원을 쥐고도 출근하는 공은태 / 드라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의 한 장면 (사진=티빙)
13억 원을 쥐고도 출근하는 공은태 / 드라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의 한 장면 (사진=티빙)

7~8회, 글로벌 기업 CGM 한국 진출과 양준호의 폭발

7~8회에서는 글로벌 기업 CGM의 한국 진출이 양준호(서현우)가 다니는 홍성 인터내셔널을 궁지로 몬다. 거래 업체들은 재계약을 요구하고, 이를 거절하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압박한다. 갑을 관계가 뒤집힌 상황에서 거래처의 박스를 나르는 후배 박기태(홍진기)를 본 양준호는 참지 못하고 거래처 팀장에게 달려가 욕설을 퍼부은 뒤 후배를 데리고 나온다.

폭풍 같은 욕설 끝에 그는 “이 바닥 갑을 항상 바뀐다”는 경고를 붙인다. 서현우의 대사는 빠르게 쏟아지면서도 말마다 힘이 실려 황당할 만큼 독한 질책이 웃음을 만들고, 가라앉지 않는 분노가 장면의 긴장을 붙든다. 상대의 기분을 맞추며 계약을 따내던 영업맨의 입이 이번에는 상대를 몰아붙인다.

장면은 지하 주차장으로 이어진다. 양준호는 박기태에게 “박기태라는 인간이 박스를 나른 게 아니라 홍성이라는 법인이 파라디몰에서 시다바리 짓을 한 거”라고 말하며 사회생활의 이면을 짚는다. tvN 드라마 공식 채널은 7~8화 메이킹 영상을 통해 양대리의 욕설 연기 비하인드와 오피스물이 순식간에 누아르로 바뀌는 순간을 공개했다. 7~8화는 목요일 오후 6시 티빙 독점 선공개를 거쳐 10월 5일 월요일 저녁 8시 10분 tvN에서 연속 방송된다.

7~8회, 글로벌 기업 CGM 한국 진출과 양준호의 폭발 / 드라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영상 화면 (영상=티빙)
7~8회, 글로벌 기업 CGM 한국 진출과 양준호의 폭발 / 드라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영상 화면 (영상=티빙)

얄미운 선배에서 오른팔로, 양준호의 변화

양준호는 극 초반 팀원들을 살뜰히 챙기면서도 후배인 공은태를 상사로 대하는 데는 인색했다. 서현우는 동료들 앞에서 보이던 친근함과 팀장에게 건네는 형식적인 반응 사이에 차이를 뒀다. 노골적으로 적대하지 않아도 말투와 표정에서 못마땅한 심기가 읽힌다.

공은태와 충돌한 뒤 속내를 털어놓는 장면에서는 다른 감정이 들어선다. 양준호는 후배 팀장을 향한 열등감과 자신의 미숙함을 인정하며 퇴사까지 고민한다. 능청스럽게 버티던 인물의 여유가 걷히는 순간이다.

화해 이후에는 사람을 대하는 능숙함이 제자리를 찾는다. 라크네스 협상에서 상대를 치켜세우다가도 진심으로 설득하는 모습에서는 영업 베테랑의 면모가 드러난다. 공은태에게 날을 거두고 든든한 오른팔이 되는 과정에서는 이준혁과의 호흡도 한결 경쾌해진다. 서현우는 앞서 ‘클라이맥스’의 오광재, ‘아너 : 그녀들의 법정’의 박제열, ‘착한 여자 부세미’의 이돈 등을 연기했다.

얄미운 선배에서 오른팔로, 양준호의 변화 / 드라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영상 화면 (영상=티빙)
얄미운 선배에서 오른팔로, 양준호의 변화 / 드라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영상 화면 (영상=티빙)

영화 ‘인턴’, 직급과 경력이 뒤집힌 회사

영화 ‘인턴’은 지난달 16일 개봉했다. 2015년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를 한국 직장문화에 맞게 재해석한 작품으로, 한소희가 패션 브랜드를 이끄는 젊은 CEO 선우를, 최민식이 37년 경력의 실버 인턴 기호를 연기한다.

원작에서 로버트 드니로와 앤 해서웨이가 보여준 세대 차이의 관계는 한국판에서 보다 현실적인 직장 문화 속으로 들어왔다. 젊은 CEO와 은퇴 후 다시 회사에 들어온 베테랑 인턴이라는 설정은 단순한 세대 갈등을 넘어,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 한 조직 안에서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를 보여준다.

작품이 주목하는 지점은 직급과 경력의 역전이다. 37년간 사회생활을 해온 기호는 회사에서는 막내 인턴이다. 반대로 선우는 조직의 가장 높은 자리에 있지만 성공에 대한 압박과 삶의 피로를 홀로 감당한다. 최민식은 한국판 기호를 원작 캐릭터의 복제물이 아닌 한국적인 인물로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고, 로버트 드니로를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한국 아저씨의 정서를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쿠팡플레이 ‘직장인들’ 시즌3, 회사는 놀이터가 된다

드라마 ‘직장인들’의 한 장면 (사진=쿠팡플레이)
드라마 ‘직장인들’의 한 장면 (사진=쿠팡플레이)

쿠팡플레이 ‘직장인들’ 시즌3는 실제 직장생활에서 볼 법한 인물과 상황을 과장된 코미디로 풀어내는 오피스 시트콤이다. DY기획 직원들이 회사 안팎에서 벌이는 사건을 중심으로 현실적인 직장 문화를 날것의 애드리브와 결합한다.

시즌3에는 대학생 서포터즈, 클라이언트, 새로운 직원들이 등장해 회사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관계의 변주를 이어간다. 최근에는 박성웅, 박명수, 정준하 등 게스트를 투입해 고정된 공간에 매회 새로운 변수를 더하는 방식도 선보였다.

‘직장인들’이 그리는 회사는 다큐멘터리처럼 사실적인 직장이라기보다 시청자가 자신의 회사 생활을 떠올릴 수 있는 놀이터에 가깝다. 누군가에게는 상사이고 누군가에게는 후배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갑질하는 클라이언트였던 인물들이 과장된 캐릭터로 등장하면서 현실의 스트레스를 웃음으로 바꾼다.

승진과 경쟁 대신 일의 의미를 묻는 오피스물

세 작품을 나란히 놓으면 공통점이 뚜렷하다. 회사가 더 이상 괴롭거나 탈출해야 할 곳으로만 등장하지 않는다.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는 경제적 자유를 얻은 뒤에도 출근하는 직장인을 통해 일의 의미를 되묻고, ‘인턴’은 세대와 직급의 경계를 허물며 회사 안에서 만들어지는 관계를 바라본다. ‘직장인들’은 직장이라는 공간 자체를 웃음의 소재로 쓴다.

과거 오피스물의 핵심 소재가 승진과 경쟁, 성공이었다면 지금은 조금 더 복잡하다. 퇴사를 고민하면서도 일을 계속하고, 젊은 CEO가 성공했음에도 행복하지 않으며, 직장인의 고충을 웃음으로 소비한다. 회사에서 성공하는 것이 인생의 유일한 목표가 아니라는 전제가 깔리면서 오피스물도 다양한 질문을 품게 됐다.

로또 1등이라는 비현실적인 행운, 37년 경력의 실버 인턴이라는 세대 역전, 실제 회사에서 벌어질 법한 상황을 과장한 시트콤까지 방식은 모두 다르다. 과거 ‘미생’처럼 꾸준히 회자되는 드라마가 사실적인 직장 묘사로 자리를 잡았다면, 2026년의 작품들은 같은 공간에 판타지와 코미디를 얹어 오피스물의 영역을 넓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