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즈, USDC로 75만 달러를 주말에도 1시간 만에 정산…기존엔 하루 넘게 걸리던 일

작성일

로이즈·비자, USDC로 75만 달러 국경 간 정산…주말에도 1시간 내 도착
Canton과 퍼블릭 체인을 잇는 7일 시범, 비용과 규모는 미공개

저지 지점에서 미국 비자로, 7일간의 실전 정산 — AI 자료 이미지
저지 지점에서 미국 비자로, 7일간의 실전 정산 — AI 자료 이미지

로이즈 뱅킹 그룹(Lloyds Banking Group)과 비자(Visa)가 스테이블코인 USDC로 국경 간 결제 의무 75만 달러를 실제로 정산하는 7일짜리 시범 사업을 마무리했다. 양사 보도자료에 따르면 자금은 주말을 포함해 1시간 안에 미국의 비자에 도착했다. 소비자가 가맹점에서 USDC로 결제한 것이 아니라 금융기관끼리 서로의 채무를 정산하는 데 초점을 맞춘 실험이다.

저지 지점에서 미국 비자로, 7일간의 실전 정산

이번 시범은 로이즈의 기업·시장 부문인 코퍼레이트 마켓(Corporate Markets)의 저지(Jersey) 지점과 미국의 비자 사이에서 진행됐다. 달러 정산 건을 여러 차례로 나눠 USDC로 처리하는 방식이었다. 로이즈는 영국 규제를 받는 디지털 자산 거래소 아낙스(Archax)에서 USDC를 사들인 뒤 이를 비자에 전송했다.

핵심 성과는 시간이다. 로이즈는 은행 영업시간 밖에서 시작된 전통적 국경 간 정산이 하루 이상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시범 기간에는 주말에도 거래가 이어졌고 자금은 1시간 안에 비자에 닿았다. 한 매체는 이번 시범이 비자와 영국 대형 은행 그룹 사이의 첫 스테이블코인 정산 실험이라는 양사 설명을 전했다.

피터 레프트(Peter Left) 로이즈 뱅킹 그룹 디지털 자산 총괄은 “로이즈와 비자 사이의 실제 결제 의무 75만 달러를 스테이블코인으로 정산하면서 이론을 넘어 실제 환경에서 이 기능들을 시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화폐가 기업의 국제 결제를 더 빠르고 투명하며 유연하게 만들고 자금 이동에 대한 확실성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로 다른 블록체인 위에서 돌린 정산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서로 다른 블록체인 위에서 돌린 정산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서로 다른 블록체인 위에서 돌린 정산

이번 시범의 또 다른 축은 상호운용성(서로 다른 네트워크가 연결돼 작동하는 능력)이다. 로이즈는 Canton Network에서 자체 노드를 운영하며 이 플랫폼의 설정형 프라이버시 기능을 활용했다. 비자는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별도의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정산을 지원했다. 모든 참여 기관이 같은 네트워크를 쓰지 않아도 스테이블코인 정산이 가능한지 확인하려는 설계였다.

레프트 총괄은 이 같은 상호운용성이 앞으로 디지털 화폐를 대규모로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이는 기술의 잠재력에 대한 로이즈 측 주장이다. 이번 시범이 대규모로 운영됐다는 증거는 아니다.

기업 재무 담당자 입장에서는 도착 시점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로이즈는 이런 구조가 자금이 언제 들어오는지에 대한 확실성을 높이고 진행 상태를 확인하기 쉽게 만든다고 밝혔다. 주말과 휴일에 거래 완료를 기다리느라 묶여 있는 유동성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로브 캐머런 비자 영국·아일랜드 그룹 컨트리 매니저는 기존 자금 이동 인프라가 국경을 넘나들며 24시간 일하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운영 유연성을 항상 제공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로이즈와의 이번 시범은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은행 인프라와 함께 작동해 금융기관이 자금을 언제 어떻게 정산할지 더 많은 선택지를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 정산망을 넓히는 비자, 디지털 머니를 시험하는 로이즈

비자는 금융기관들이 기존 결제 상품 뒤편에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실험하는 흐름에 맞춰 스테이블코인 정산 인프라를 키워왔다. 정산 규모는 9월 기준 연환산 2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스테이블코인 카드 네트워크는 같은 달 160개가 넘는 프로그램으로 늘었다. 일부 참여사는 주말과 휴일을 포함해 일주일 내내 USDC로 비자 정산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

비자는 4월에 Canton 등 블록체인 5곳을 정산 시범 사업에 추가해 지원 네트워크를 총 9개로 늘렸다. 8월에는 신한금융그룹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이체·상환을 아우르는 협약을 비자와 맺었고 카드 결제 정산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시험할 계획이다. 비자는 앞서 Brale와 함께 Canton에서 SBC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으로 개념검증을 진행하기도 했다. 금융기관이 민감한 거래 정보 접근을 제한하면서 온체인으로 정산할 수 있는지 살펴본 실험이다.

로이즈는 같은 Canton에서 다른 형태의 디지털 화폐도 시험해왔다. 영국 은행들이 상업은행 화폐로 블록체인 기반 결제를 시험하는 과정에서 바클레이스, 내트웨스트와 함께 토큰화 예금의 실거래에 참여했다. 앞서 토큰화한 파운드화 예금을 발행해 아낙스의 토큰화 영국 국채를 사는 데 쓰기도 했다. 국제결제은행이 이끄는 프로젝트 아고라(Project Agorá)에서는 파운드화·유로화·스위스프랑 관련 실거래 3건을 완료했다.

75만 달러가 말해주는 것과 말해주지 않는 것

이번 시범은 USDC가 은행 간 정산에서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러나 한계도 뚜렷하다. 한 매체는 확인된 자료에서 비자가 쓴 퍼블릭 블록체인의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75만 달러가 몇 건의 거래로 구성됐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비자가 USDC를 받은 뒤 법정화폐로 상환했는지, 온체인에 보유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비용 문제도 남아 있다. 수수료와 아낙스를 통한 USDC 조달 비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7일간 75만 달러는 실제 업무 흐름을 시험하기에는 충분하지만 대규모 정산망의 비용과 유동성 영향, 안정성을 가늠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해당 매체의 분석이다. 모든 은행이나 결제 네트워크, 기업 고객이 같은 경로를 쓸 수 있다는 뜻도 아니다.

USDC는 서클이 발행하며 토큰 가치를 뒷받침하는 준비금을 별도로 보유한다. 이는 로이즈가 앞서 Canton에서 시험한 토큰화 예금과 다르다. 토큰화 예금은 상업은행 예금을 온체인에서 나타내는 토큰이기 때문이다. 이번 실험은 그 반대편에 있는 스테이블코인 경로를 택했다는 점에서 로이즈의 디지털 화폐 실험 폭을 넓혔다. 시범에 쓰인 주요 수치는 75만 달러와 7일, 1시간 이내라는 세 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