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 중수청 뜻 알아보니… 검찰청 폐지 이유는 뭘까?

작성일

공소청은 기소, 중수청은 7대 중대범죄 수사 전담

수사와 기소를 함께 쥐고 있던 검찰청이 78년 만에 폐지되면서, 다른 기관이 그 역할을 나눠 맡게 됐다. 공소청과 중수청 이야기다.

검찰청 간판이 철거되고 있다. / 뉴스1
검찰청 간판이 철거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에 따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2일 공식 출범했다. 중수청에는 업무 첫날 오전에만 30건이 넘는 고소·고발이 몰렸다. 그러나 법조계 안팎에서는 새 형사사법체계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지를 두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기소와 재판만 맡는 공소청

공소청 뜻을 풀어보면, 범죄 혐의를 받는 사람을 재판에 넘기는 기소와 재판에서 유죄를 입증하는 공소유지를 맡는 기관이다. 개정 형사소송법과 공소청법에 따라 공소청은 수사 기능 없이 이 두 가지 업무만 맡는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출범을 하루 앞둔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관계자들이 안내판을 교체하고 있다. / 뉴스1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출범을 하루 앞둔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관계자들이 안내판을 교체하고 있다. / 뉴스1

기존 검찰청은 자체 판단에 따라 수사부터 기소까지 직접 처리했다. 반면, 공소청은 다른 수사기관이 확보한 증거와 수사 결과를 토대로 기소 여부를 판단한다. 영장을 청구하는 권한도 다른 기관이 신청할 때만 행사할 수 있다.

검사 없이 수사관으로만 꾸려진 중수청

중수청 뜻은 중대범죄수사청의 줄임말이다. 중수청법에 따라 7대 중대범죄 수사를 맡는다. 중수청에는 검사 직제가 없고, 소속 인력은 모두 수사관으로 꾸려진다.

나머지 범죄 수사는 다른 기관이 나눠 맡는다. 일반적인 범죄 수사는 경찰이 담당하고, 일부 사건은 특별사법경찰관이 수사한다. 법관과 검사, 고위 경찰공무원이 피의자인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와 기소를 함께 맡는다.

중대범죄수사청이 공식적으로 출범한 2일 서울 중구 중수청에서 열린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식에 관계자들이 참석하고 있다. / 뉴스1
중대범죄수사청이 공식적으로 출범한 2일 서울 중구 중수청에서 열린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식에 관계자들이 참석하고 있다. / 뉴스1

검찰청은 사라졌지만, 검찰총장과 검사라는 명칭은 그대로 남는다. 헌법에 검찰총장과 검사의 직무가 적혀 있어서 명칭을 없애려면 개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소청의 수장은 검찰총장이 맡고 검사들도 공소청에서 일한다. 특검은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공수처는 조직이 작아서 검사 대부분은 공소청에 남는다.

시민들이 가장 먼저 알아둬야 할 부분은 고소·고발장을 내는 곳이다. 기존에는 경찰서뿐 아니라 검찰청에도 고소·고발장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경찰서나 중수청에만 접수할 수 있다.

공소청은 고소·고발장을 받더라도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없다. 또한 경찰이나 중수청의 수사가 미흡하다고 판단해도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다. 공소청이 할 수 있는 일은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것뿐이다.

검찰청 폐지 이유는 '권한 쏠림'… 보완수사권 폐지 두고 우려도

검찰청 폐지는 검찰에 수사권과 기소권이 지나치게 집중돼 무리한 수사와 기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에서 비롯됐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검찰은 표적수사와 정치검찰 논란에 휩싸였다. 또한 가족과 주변인까지 수사 범위를 넓히는, 이른바 저인망 수사나 사건 본류와 상관없는 혐의를 파고드는 별건 수사로 피해를 봤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그러나 검찰의 권한을 나누는 과정에서 새로 짜인 형사사법체계가 제대로 작동할지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우려가 나온다.

가장 큰 쟁점은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이 없어지면서 경찰의 부실 수사를 통제할 수단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경찰이 사건을 미흡하게 처리하거나 '암장'(은폐)하더라도 제동을 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장윤기 사건과 제주 실종사건 등에서 경찰의 부적절한 수사가 알려졌다. 그러면서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수사기관이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거나 일부러 덮을 경우, 이를 바로잡을 제도적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78년 역사의 검찰청이 문을 닫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출범으로 경찰의 수사 권한이 커진 2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 태극기과 경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 뉴스1
78년 역사의 검찰청이 문을 닫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출범으로 경찰의 수사 권한이 커진 2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 태극기과 경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 뉴스1

공소유지도 과제로 꼽힌다. 직접수사는 물론 보완수사조차 할 수 없는 공소청이 법정에서 유죄를 제대로 입증해 죄에 맞는 형벌을 끌어낼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수사기관이 여러 곳으로 나뉘면서 기관 사이의 협조도 관건이 됐다. 경찰과 특별사법경찰, 중수청, 공수처가 각자 사건을 처리하다가 이해관계나 책임 회피가 얽히면 수사가 늦어질 수 있다. 사건을 서로 떠넘기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출범 준비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도 걱정을 키운다. 중수청은 김지용 청장 후보자에 대한 추가 검증이 진행되면서 임명이 늦어지고 있다. 공소청 역시 법무부 장관이 공석이어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조차 꾸리지 못했고, 수장 인선이 밀리고 있다.

인력도 부족하다. 중수청은 정원 2874명의 66%에 그치는 약 1900명으로 출범했다. 따라서 한동안은 인력난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사시설도 다 갖추지 못했다. 중수청 청사에는 유치장과 구치소가 없다. 그래서 피의자 신병을 확보하고 관리할 때는 인근 경찰서 유치장이나 법무부 교정시설을 빌려 써야 한다.

정부는 이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두 기관의 인선을 빠르게 마무리하고, 조직 안착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중수청 첫날 3시간 만에 고소·고발 30건 넘게 몰려

중수청은 업무를 시작한 2일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3시간 동안 30건이 넘는 고소·고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민원실에 처음 들어온 서류는 오전 9시 정각에 제출된 고소장이었다. 아내의 의료사고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린 경찰관을 법왜곡죄로 처벌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이어 오전 10시쯤에는 민경권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과 안규백 전 국방부 장관을 일반이적 혐의로 고발했다.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일어난 지뢰 폭발 사건과 관련해서다.

민 대표는 "국군통수권자와 군령권자가 북한군의 지뢰 매설을 위성으로 식별하고도 구축이 완료될 때까지 저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적에게 군사상 이익을 공여하고 한국의 방위능력에 대한 위험을 현저히 증대시켰다"고 덧붙였다.

전종민 중대범죄수사청 차장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에서 열린 개청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스1
전종민 중대범죄수사청 차장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에서 열린 개청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스1

민 대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영진과 노동조합 집행부도 함께 고발했다. 주주총회 승인 없이 초고액 성과급 지급에 합의해 배임을 저질렀다는 이유에서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낙마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고발 대상이 됐다. 김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수원지방중수청에 고발됐다. 고발인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김 의원이 경기도당위원장을 지낼 때의 회계부정 의혹을 문제 삼았다. 고발인은 "사실관계와 법령 위반 여부를 충실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신문고를 통해 고발장을 냈다"고 밝혔다.

중수청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가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서둘러 출범한 탓에 당장 압수수색이나 신병 확보 같은 강제수사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중수청은 사무공간은 물론 통신망과 전산시스템 등 수사 인프라와 하위 법령까지 완비하지 못한 채 문을 열었다. 조직을 이끌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은 제청 25일 만인 이날에야 국회에 제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