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이 해냈다…남자 단체전서 인도 5-1로 꺾고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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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양궁,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리커브 단체전 제패

한국 남자 양궁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리커브 단체전을 제패했다.

대한민국 김제덕(왼쪽부터), 김우진, 이우석이 2일 일본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남자 단체전 결승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깨물고 있다.  / 뉴스1
대한민국 김제덕(왼쪽부터), 김우진, 이우석이 2일 일본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남자 단체전 결승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깨물고 있다. / 뉴스1

2일 김우진(청주시청), 이우석(코오롱), 김제덕(예천군청)으로 이뤄진 남자 대표팀은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중앙종합공원 다목적 광장에서 열린 양궁 리커브 단체전 결승에서 인도를 세트 점수 5-1(56-56 57-50 56-54)로 꺾고 금메달을 쟁취했다. 우리나라의 이번 대회 33번째 금메달이자 양궁의 두 번째 금메달이다.

한국은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했다. 공교롭게도 3년 전 항저우 결승 상대 역시 인도였다. 당시 이우석, 오진혁, 김제덕이 사대에 선 한국은 인도를 세트 점수 5-1(60-55 57-57 56-55)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이번에도 같은 상대를 같은 세트 점수로 돌려세웠다.

이날 금메달은 한국 양궁에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같은 날 앞서 열린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한국은 인도에 막혀 정상 등극에 실패했다. 남자 대표팀은 몇 시간 뒤 같은 경기장에서 같은 상대를 꺾으며 여자 대표팀의 패배를 되갚았다.

■ 1세트 동점 뒤 2세트 첫 3발 연속 10점…결승 승부처는

결승 1세트는 팽팽하게 전개됐다. 이우석-김제덕-김우진 순으로 사대에 오른 한국은 첫 3발에서 8점, 10점, 9점을 쏴 27점을 기록했다. 인도는 9점, 10점, 10점으로 29점을 쌓으며 2점 앞서 나갔다.

한국은 두 번째 차례에서 10점, 9점, 10점을 명중하며 추격에 나섰다. 인도가 10점, 8점, 9점으로 주춤하면서 1세트는 56-56 동점으로 끝났다. 두 팀은 세트 점수 1점씩을 나눠 가졌다.

흐름이 한국 쪽으로 기운 것은 2세트였다. 한국은 첫 3발을 모두 10점에 꽂았다. 이 가운데 김제덕의 화살은 과녁 정중앙인 엑스텐(X10)에 들어갔다. 반면 인도는 9점, 8점, 8점에 그쳤다.

한국은 이어진 3발에서 이우석 9점, 김제덕 10점, 김우진 8점을 보태 57점을 완성했다. 인도가 남은 3발을 모두 10점에 맞혀도 55점에 그쳐 뒤집을 수 없는 점수였다. 인도는 결국 50점으로 2세트를 마쳤고, 세트 점수는 3-1로 벌어졌다.

3세트에서는 인도가 먼저 활시위를 당겼다. 인도가 10점, 9점, 9점을 쏘자 한국도 이우석 10점, 김제덕 9점, 김우진 9점으로 28-28 균형을 맞췄다. 승부를 가른 것은 인도의 두 번째 차례였다. 인도는 9점, 7점, 10점으로 26점을 보태는 데 그쳐 합계 54점에 머물렀다.

한국은 이우석이 10점, 김제덕이 9점을 쏘며 47점을 만들었다. 마지막 주자 김우진은 8점만 쏴도 금메달을 확정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김우진의 화살은 9점에 꽂혔고, 한국은 3세트를 56-54로 가져오며 시상대 맨 위 자리를 차지했다.

금메달 퍼포먼스를 하는 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 김제덕(왼쪽부터), 김우진, 이우석 / 뉴스1
금메달 퍼포먼스를 하는 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 김제덕(왼쪽부터), 김우진, 이우석 / 뉴스1

■ 랭킹라운드 AG 신기록…토너먼트서 내준 세트는 단 하나

한국 남자 대표팀은 대회 첫 일정부터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다. 랭킹라운드에서 김제덕이 693점으로 전체 2위, 이우석이 687점으로 4위, 김우진이 684점으로 6위에 자리했다. 세 선수 모두 상위 6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세 선수의 점수를 합친 2064점은 아시안게임 신기록이었다. 한국은 단체 랭킹 1위로 토너먼트 1번 시드를 받았다.

토너먼트에서도 거칠 것이 없었다. 16강에서 타지키스탄을 세트 점수 6-0으로 가볍게 제쳤고, 8강에서는 몽골을 5-3(57-51 57-54 55-57 58-58)으로 따돌렸다. 3세트를 내주고 4세트를 비기며 추격을 허용했지만 앞선 두 세트에서 벌어둔 점수를 끝까지 지켰다.

준결승 상대 대만은 한국을 상대로 한 세트도 빼앗지 못했다. 한국은 1·2세트를 57-54, 55-53으로 연달아 따낸 뒤 3세트에서 58점을 몰아쳐 55점의 대만을 눌렀다. 세트 점수 6-0 완승으로 은메달을 미리 확보했다.

16강부터 결승까지 4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국이 상대에게 내준 세트는 몽골전 3세트 하나뿐이었다. 비긴 세트도 몽골전 4세트와 인도전 1세트, 두 차례에 불과했다.

이번 대표팀은 선발 과정부터 주목을 받았다. 한국 양궁은 국가대표 선발전이 올림픽보다 어렵다는 말이 나올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실제로 2020 도쿄 올림픽 3관왕 안산과 2024 파리 올림픽 3관왕 임시현도 이번 아시안게임 여자 리커브 대표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했다. 남자부에서는 김제덕이 올해 선발전을 1위로 통과했고, 김우진과 이우석이 함께 이름을 올리며 파리 올림픽 멤버가 그대로 아시안게임 무대에 서게 됐다.

대표팀은 맏형 김우진(34)과 중간 이우석(29), 막내 김제덕(22)으로 짜였다. 김우진과 김제덕의 인연은 특히 길다. 김제덕이 2020 도쿄 올림픽으로 시니어 국제무대에 데뷔한 이후 두 선수는 국제대회마다 같은 대표팀에서 활약해왔다.

세 선수는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개최국 프랑스를 세트 점수 5-1로 꺾고 한국의 올림픽 남자 단체전 3연패를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올해 열린 현대 양궁 월드컵에서도 상하이 2차 대회와 안탈리아 3차 대회, 마드리드 4차 대회 남자 단체전을 잇달아 휩쓸며 우승 후보다운 모습을 보여왔다.

금메달에 환호하는 이우석 / 뉴스1
금메달에 환호하는 이우석 / 뉴스1

■ "더 반짝반짝한 걸 원했는데"…혼성전 아쉬움 털어낸 김제덕

막내 김제덕에게는 남다른 하루였다. 김제덕은 이날 남자 단체전에 앞서 강채영(현대모비스)과 짝을 이뤄 리커브 혼성 단체전에 출전했다. 준결승에서 중국에 0-6으로 져 결승행이 무산됐고,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5-1(39-35 37-37 37-35)로 이겨 동메달을 땄다. 한국은 항저우 대회에 이어 혼성 단체전 2연패를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김제덕은 경기를 마친 뒤 "일단 메달이 없는 것보다 있는 게 낫다. 그런데 좀 더 색깔이 반짝반짝한 걸 원했는데 경기력이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함께 호흡을 맞춘 강채영은 "남자 단체전 경기가 있으니까 그 경기를 생각하면서 멘털을 잡아라"며 김제덕을 다독였다.

김제덕은 곧장 형들과 함께 남자 단체전 준결승과 결승에 나섰다. 혼성전에서 놓친 금메달을 단체전에서 손에 넣은 것이다. 김제덕과 이우석은 항저우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2회 연속 목에 걸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들 / 뉴스1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들 / 뉴스1

■ 女 단체 7연패 행진 멈춰 세운 인도에 '설욕'

여자 단체전 결과는 한국 양궁에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이윤지, 오예진, 강채영으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은 결승에서 인도와 접전을 벌였으나 세트 점수 3-5로 져 은메달을 받았다.

한국 여자 양궁은 1998 방콕 대회를 시작으로 2002 부산, 2006 도하, 2010 광저우,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 대회까지 7개 대회 연속 이 종목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첫 8연패에 도전했지만 결승에서 고배를 마셨다. 여자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놓친 것은 1994 히로시마 대회 이후 32년 만이다.

남자 단체전 역시 굴곡을 겪었다. 한국은 1982 뉴델리 대회부터 2010 광저우 대회까지 8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2014 인천 대회에서는 동메달,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대만에 밀려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 2022 항저우 대회에서 왕좌를 되찾았고, 이번 대회에서 2연패를 이어갔다.

인도는 최근 국제무대에서 한국 양궁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지난 5월 상하이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단체전 준결승에서도 한국을 5-1로 꺾은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가져간 데 이어 남자 단체전에서도 결승까지 올라 한국과 맞섰다.

한국은 이번 대회 전까지 아시안게임 양궁에 걸린 금메달 70개 가운데 46개를 쓸어 담은 절대 강국이다. 다만 2014 인천 대회에서 컴파운드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로는 리커브와 컴파운드를 합친 10개 전 종목 석권을 한 번도 이루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여자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놓친 만큼, 남자 대표팀은 개인전을 하루 앞두고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양궁 대표팀은 오는 3일 열리는 개인전에서 금메달 추가에 나선다. 여자 리커브 개인전에서는 강채영과 오예진이 나란히 8강에 올라 있다. 남자 리커브 개인전에서는 김제덕이 탈락한 가운데 이우석이 금메달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