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진짜 한국땅 밟나...유승준, 세 번째 ‘비자 소송’ 2심도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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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준,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 상대로 제기한 세 번째 비자 발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도 승소
가수 유승준(49·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이 한국 입국 비자를 둘러싼 세 번째 법정 다툼의 항소심에서도 이겼다. 앞선 두 차례 소송을 대법원에서 모두 승리로 마무리한 데 이어 세 번째 소송에서도 1·2심 연속으로 유리한 판결을 받아내면서, 2002년 이후 24년째 막혀 있는 그의 귀국길이 실제로 열릴지에 다시 관심이 쏠린다.

서울고법 행정8-2부(재판장 김봉원 고법판사)는 2일 유승준이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상대로 제기한 사증(비자) 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피고의 항소와 원고의 부대항소를 모두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1심에서 진 LA 총영사 측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유승준의 승소로 결론 난 1심 판단이 그대로 유지됐다.
이번 선고는 당초 지난달 4일로 잡혀 있었으나 한 차례 연기돼 이날 내려졌다. 재판부는 지난 7월 3일 첫 변론기일에서 양측 주장을 들은 뒤 당일 변론을 종결했다.
"공익보다 불이익이 지나치게 크다"…1심 논리 2심도 수용
세 번째 소송의 1심 판결은 지난해 8월 28일 서울행정법원에서 나왔다. 당시 재판부는 비자 발급 거부가 비례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봤다. 재판부는 "비자 발급 거부 처분으로 얻게 되는 공익에 비해 그로 인해 침해되는 원고의 불이익이 지나치게 커 비례의 원칙을 위반한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판결이 유승준의 과거 선택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1심 재판부는 "법리적으로 거부 처분을 취소할 수밖에 없지만, 이런 결론이 원고의 과거 행위가 적절했다고 판단하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병역 회피에 대한 도덕적 평가와는 별개로, 행정청이 기한 없이 입국을 가로막는 처분은 법적으로 유지되기 어렵다는 취지다.
1심은 영사관이 내세운 거부 사유 자체도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유승준에게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외동포법은 이 같은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해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주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유승준에게는 그런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1심은 유승준만 예외적으로 20년 넘게 입국이 제한되는 상황이 평등 원칙에 비춰서도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사실상 기한을 정하지 않은 입국 제한이 계속되는 것 자체가 재량권을 벗어난 처분이라는 것이 1심의 결론이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이 같은 1심 결론에 잘못이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LA 총영사 측 항소와 함께 유승준 측이 낸 부대항소도 기각해, 1심 판결 내용을 그대로 유지했다.
"병역 기피의 아이콘" vs "10년째 같은 주장"…법정 공방
항소심에서 양측은 날 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지난 7월 열린 첫 변론기일에서 LA 총영사 측 대리인은 1심 판결을 두고 "법리적인 판단이 아니라 지나치게 온정적인 판단이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씨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병역 기피의 아이콘 같은 존재"라며 "국가 기관을 대놓고 기망해 큰 실망을 줬다"고 비판했다.
영사관 측은 유승준이 신청한 재외동포(F-4) 비자의 성격도 문제 삼았다. F-4 비자는 국내 장기 체류와 경제 활동이 가능해 사실상 국민과 비슷한 권리를 누리게 되는데, 병역 의무를 피하려 국적을 버린 사람에게 이를 허용하는 것은 공익에 맞지 않는다는 논리다. 1심 판단이 확정되면 국민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유승준 측은 대법원 판단을 근거로 맞섰다. 유승준 측 대리인은 "LA총영사관 측이 10년째 정서상 들여보낼 수 없다는 주장만 하고 있다"며 "이미 입국 금지 사유가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고 반박했다. 영사관의 처분은 재외동포법상 입국을 막을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항소심은 지난해 8월 1심 선고 이후 약 11개월 만인 지난 7월 3일에야 첫 변론이 열렸고, 재판부는 이날 한 번의 변론으로 심리를 마쳤다. 그리고 석 달 만에 내놓은 결론에서 다시 유승준 측 손을 들었다.

입영 앞두고 출국해 미국 시민권…24년 입국 금지의 시작
1997년 1집 '웨스트 사이드(West Side)'로 데뷔한 유승준은 '가위', '나나나', '열정' 등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최정상급 인기를 누렸다. 방송에서 군 입대를 약속해 '바른 청년' 이미지로도 사랑받았던 그는 당시 공익근무요원 소집 통지를 받은 상태였다.
그러나 유승준은 2002년 1월 10일 공연을 목적으로 국외여행 허가를 받아 출국했고, 같은 달 18일 미국에서 시민권 취득 인터뷰를 거쳐 미국 시민이 됐다. 이로써 한국 국적을 잃었고 병역 의무에서도 벗어났다. 거센 비난이 쏟아지자 법무부는 그해 2월 1일 출입국관리법 제11조 등을 근거로 그의 입국을 금지했다. 법무부는 유승준이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는 자'에 해당한다고 봤다. 출국한 지 불과 3주 만에 내려진 조치였고, 이후 그는 한국 땅을 다시 밟지 못했다.
법정 다툼은 그로부터 13년 뒤 시작됐다. 당시 재외동포법은 병역 기피 목적으로 국적을 잃은 사람이라도 만 38세가 되면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만 38세가 된 유승준은 2015년 8월 LA 총영사관에 F-4 비자를 신청했으나 같은 해 9월 거부당했고, 이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첫 소송을 냈다.
대법원서 두 번 이겼는데도…이번엔 정말 끝날까
첫 소송은 순탄치 않았다. 유승준은 1심과 2심에서 잇따라 패소했지만, 대법원이 2019년 7월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당시 대법원은 LA 총영사관이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은 채 과거 법무부의 입국 금지 결정만을 이유로 비자를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고 봤다. 이후 파기환송심과 재상고심을 거쳐 2020년 3월 유승준의 최종 승소가 확정됐다. 하지만 LA 총영사관은 "유승준의 병역의무 면탈은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비자 발급을 다시 거부했다.
유승준은 2020년 10월 두 번째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 역시 1심에서는 패소했으나 2023년 7월 항소심에서 판결이 뒤집혔고, 같은 해 11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가 확정됐다. 그럼에도 LA 총영사관은 2024년 6월 17일 관계기관 의견 조회 등을 거쳐 세 번째로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이때도 영사관이 근거로 든 것은 2002년 법무부의 입국 금지 결정이었다. 두 차례 대법원 판결에도 행정청이 같은 결론을 되풀이하면서, 2015년 시작된 법정 공방은 어느덧 10년을 넘겼다. 유승준은 그해 9월 세 번째 소송을 냈고, 1심에 이어 이번 항소심에서도 이겼다.
유승준이 요구하는 F-4 비자가 발급되면 그는 재외동포 자격으로 국내에 입국해 장기간 머물며 취업 등 경제 활동도 할 수 있게 된다. 영사관 측이 끝까지 발급에 반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이번 판결로 곧바로 입국길이 열리는 것은 아니다. LA 총영사 측은 판결문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안에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법원은 거부 처분을 취소할 뿐 비자 발급을 직접 명령하지는 않는다. 앞선 두 차례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영사관이 국익 침해 우려 등을 들어 재차 발급을 거부했던 만큼, 판결 확정 이후에도 실제 비자 발급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는 셈이다.
유승준 본인은 최근 개인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지친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한국을 "제가 태어난 곳"이자 "마음의 고향, 어머니 같은 곳"이라고 표현하면서도 "어떤 사람들은 '한국에 뭐 보물 숨겨놨냐'고 하는데 솔직히 이제는 들어가는 게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것을 설명했음에도 진정성이나 제 마음이 잘 전달되지 않는 것 같다"며 "왜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됐는지 설명했는데도 루머만 나오더라"고 토로했다.
LA 총영사 측이 상고하면 유승준의 세 번째 비자 소송은 다시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된다. 상고하지 않으면 2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고, 공은 다시 비자 발급 여부를 결정할 LA 총영사관으로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