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수세미' 전자레인지에 넣지 마세요, 흠뻑 적셔야 안전하게 돌아갑니다
작성일
전자레인지는 흠뻑 적신 비금속 수세미만, 락스는 찬물과 환기가 기본이다.
냄새가 남거나 가장자리가 닳으면 소독보다 교체가 먼저다.

설거지를 마치고 싱크대 한쪽에 던져둔 수세미에서 시큼한 냄새가 올라온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릇 위의 기름과 세균을 닦아내던 도구가 정작 세균이 머물기 좋은 환경이 되는 일은 흔하다. 소독법은 여러 가지지만 방법마다 지켜야 할 조건이 있고, 아무리 소독해도 바꿔야 하는 시점이 따로 있다.
전자레인지에 한 번 돌렸으니 끝이라는 생각이 사고를 부른다
수세미를 전자레인지에 돌려 소독하는 방법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방법의 핵심은 돌린다는 행위가 아니라 어떤 상태로 돌리느냐에 있다. 물기가 없는 마른 수세미를 넣으면 불이 붙을 수 있고, 금속 수세미나 플라스틱 연마면이 붙은 제품도 넣어서는 안 된다.
국내에서 흔한 초록색 거친 면이 붙은 스펀지 수세미는 이 조건에서 걸리기 쉽다. 연마면의 소재를 확실히 알 수 없다면 전자레인지 대신 다른 방법을 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가정용 전자레인지는 출력과 구조가 제각각이고 수세미 소재도 다양해서, 같은 방법이 모든 집에서 똑같이 작동한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결국 가장 안전한 루틴은 자주 씻고, 완전히 말리고, 때가 되면 바꾸는 것이다.

열과 수분 두 조건이 맞아야 소독이 된다
전자레인지 소독이 통하는 이유는 높은 열이 수세미 속에 숨은 세균·바이러스·포자(세균이 열악한 환경에서 만드는 단단한 휴면 구조)를 죽이거나 활동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때 수분이 빠지면 안 된다. 스펀지가 충분히 젖어 있어야 가열되는 동안에도 마르지 않고 타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식기세척기도 원리는 비슷하다. 고온의 물과 강한 물살이 스펀지 구멍 속까지 파고들어 냄새와 세균을 함께 씻어낸다. 락스는 열이 아니라 화학적으로 살모넬라·대장균·슈도모나스 같은 세균을 없애는 방식이다. 세 방법 모두 수세미에 음식 찌꺼기가 그대로 남아 있으면 효과가 떨어지므로, 소독에 앞서 흐르는 물에서 찌꺼기부터 짜내야 한다.
전자레인지는 젖은 비금속 수세미만 고출력으로 약 2분
준비물은 금속 성분이 전혀 없는 순수 스펀지 수세미와 물,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한 용기다. 수세미를 물에 충분히 적신 뒤 종이컵 반 컵쯤의 물을 함께 담아 고출력으로 약 2분 돌린다. 가열이 끝나면 바로 꺼내지 말고 완전히 식을 때까지 그대로 둔다. 안은 증기로 가득 차 있어 바로 집으면 화상을 입을 수 있다.
돌리는 동안에는 자리를 뜨지 않는 것이 좋다. 타는 냄새가 나거나 연기가 보이면 즉시 멈추고 그 수세미는 버린다. 한 번 돌린 뒤 냄새가 그대로이거나 표면이 변형됐다면 소독으로 해결될 상태가 아니라는 신호다.

식기세척기에는 가장 뜨거운 코스에 건조까지 이어서 돌린다
식기세척기가 있는 집이라면 그릇을 넣을 때 수세미를 상단 선반 빈틈에 끼워 넣으면 된다. 가장 뜨거운 세척 코스를 고르고 가열 건조까지 켜 두면 소독과 건조가 한 번에 끝난다. 가열 건조는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축축한 상태를 없앤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다만 모든 수세미가 식기세척기를 견디는 것은 아니다. 제품 라벨에 식기세척기 사용 가능 표시가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표시가 없거나 모호하면 라벨이 허락하는 방법을 우선한다. 작은 수세미가 물살에 날려 히터 주변으로 빠지지 않도록 선반 사이에 단단히 고정해 두는 것도 잊지 않는다.

락스를 쓸 땐 찬물에 풀고 환기하며 다른 세제와 섞지 않는다
락스에 담그는 방법은 수세미를 약 5분 정도 담갔다가 꺼내 충분히 짜는 방식이다. 희석 비율은 제품마다 농도가 다르므로 국내 락스 라벨에 적힌 희석 기준을 따르고, 물은 찬물을 쓴다. 온수를 쓰면 염소 성분이 더 쉽게 날아가 자극적인 냄새가 심해진다.
가장 중요한 금기는 혼합이다. 락스에 식초나 구연산 같은 산성 물질을 섞으면 치명적인 염소가스가 발생하므로 절대 한 용기에 두 가지를 넣지 않는다. 주방세제가 묻은 수세미를 담글 때도 세제 거품을 흐르는 물에 충분히 헹군 뒤에 담근다. 창문을 열거나 환풍기를 켠 상태에서 작업하고, 꺼낸 뒤에는 락스 냄새가 사라질 때까지 여러 번 헹궈야 그릇에 잔여물이 옮겨가지 않는다.
소독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헹구고 짜고 세워 말리는 습관이다
소독은 가끔 하는 보강책이고, 수세미 수명을 좌우하는 것은 매일의 관리다. 사용할 때마다 세제와 찌꺼기가 남지 않게 흐르는 물에 충분히 헹구고, 물에 담가 둔 채 방치하지 말고 꽉 짜서 물기를 뺀다. 음식물 찌꺼기는 바로 제거해야 냄새가 배지 않고 스펀지가 빨리 삭지 않는다.
보관은 사방으로 바람이 통하는 곳이 기본이다. 세워 두거나 물이 빠지는 거치대에 올리고, 뚜껑 있는 밀폐 용기에 넣어 두는 것은 피한다. 좁은 싱크대라면 벽면 흡착식 거치대나 수전에 거는 집게형 거치대처럼 바닥에서 띄워 주는 도구가 공간을 덜 차지한다.

씻어도 냄새가 나면 소독 대신 교체 신호로 받아들인다
세척해도 냄새가 남거나, 가장자리가 부서지고 닳거나, 계속 미끌거리는 수세미는 교체 시점이다. 생고기나 계란을 닦은 수세미가 깨끗이 씻기지 않는 경우에도 바꾸는 편이 낫다. 교체 주기를 날짜로 못 박기보다 이런 상태 변화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정확하다.
용도 분리도 효과가 크다. 그릇 닦는 수세미와 싱크대·조리대를 닦는 수세미는 따로 쓰고, 생고기 즙이 닿은 곳을 닦은 수세미로 바로 먹는 음식이 닿는 면을 닦지 않는다. 색이 다른 두 종류를 사서 설거지용과 청소용으로 정해 두면 헷갈리지 않고, 새 수세미를 개봉한 날짜를 용기 안쪽에 적어 두면 교체 시점을 놓치지 않는다. 여분 한두 개를 서랍에 넣어 두면 냄새가 난 날 바로 바꿀 수 있어 소독을 반복하며 억지로 쓰는 일이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