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노모 돌보던 딸, 남동생에게 재산 넘어간 사실 알게 되자… '징역 14년' 받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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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신 뒤 80대 어머니 폭행… 결국 숨져

남동생에게 재산을 넘겨준 데 불만을 품고 치매를 앓던 80대 어머니를 폭행해 숨지게 한 50대 딸이 중형을 받게 됐다. 딸은 사건 전까지 어머니를 돌보며 함께 생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지법 형사12부(이영제 부장판사)는 1일 존속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여성 A 씨에게 징역 14년을 선고했다.

[일러스트] 상속·증여 등 가족 간 재산 분쟁을 표현한 자료 이미지. AI 제작.
[일러스트] 상속·증여 등 가족 간 재산 분쟁을 표현한 자료 이미지. AI 제작.

치매 앓던 어머니 돌보다 재산 문제로 갈등

A 씨는 지난해 11월 울산에 있는 80대 어머니 B 씨의 집에서 B 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 씨가 치매 진단을 받고 관절 수술을 하는 등 건강 상태가 악화하자 A 씨는 2024년부터 어머니 집을 찾아가 돌본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발생 약 두 달 전 아버지가 사망한 뒤부터는 B 씨 집에서 함께 생활했다.

그러던 중 A 씨는 부모가 장녀인 자신에게 알리지 않은 채 남동생에게 상가건물과 아파트를 증여한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부동산 매도 문제 등을 두고 다른 형제들과도 갈등을 겪었다.

A 씨는 이 과정에서 어머니에게 불만을 품었고 사건 당일 술을 마신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집 욕실에서 어머니의 머리와 얼굴 등을 여러 차례 폭행했다. B 씨는 이로 인해 크게 다쳤으며 약 50분 만에 쇼크로 숨졌다.

범행 뒤 직접 119 신고… 법원은 징역 14년 선고

A 씨는 범행 후 직접 119에 신고했고 B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다.

재판부는 “방어 능력이 약해 피고인의 공격을 제대로 피하거나 막지도 못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피해자는 가늠하기 어려운 고통과 공포 속에서 삶을 마감했다”며 “피고인은 수사기관과 법정에서도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A 씨가 범행 뒤 스스로 119에 신고한 점과 범행이 우발적으로 발생한 점, 그동안 치매를 앓던 B 씨를 부양해온 점 등은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했다.

생전 증여, 다른 자녀 동의가 필요한 것은 아냐

가족 사이에서 부모가 생전에 특정 자녀에게 재산을 넘기는 문제는 상속과 구분된다.

민법 제554조에 따르면 증여는 당사자 일방이 자신의 재산을 상대방에게 무상으로 주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하면 효력이 생긴다. 민법은 증여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으로 다른 자녀의 동의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는다.

[일러스트] 상속·증여 등 가족 간 재산 분쟁을 표현한 자료 이미지. AI 제작.
[일러스트] 상속·증여 등 가족 간 재산 분쟁을 표현한 자료 이미지. AI 제작.

상속에서도 장남이나 장녀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자녀보다 많은 법정상속분을 갖는 것은 아니다. 민법 제1009조는 같은 순위의 상속인이 여러 명이면 상속분을 균등하게 하도록 정하고 있다. 다만 피상속인의 배우자가 자녀와 함께 상속할 때는 배우자의 상속분에 자녀 상속분의 50%를 가산한다.

부모에게서 생전에 재산을 받은 자녀가 이후 공동상속인이 되면 증여받은 재산이 상속분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민법 제1008조는 공동상속인 중 피상속인에게 재산을 증여받거나 유증받은 사람이 있는 경우 해당 재산을 반영해 상속분을 정하도록 규정한다.

2026년 3월 개정된 민법에는 예외도 마련됐다. 증여나 유증이 상당한 기간 동거·간호 등으로 부모를 특별히 부양했거나 재산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데 대한 보상으로 이뤄진 경우에는 그 기여에 해당하는 범위에서 특별수익으로 보지 않도록 했다.

별도로 민법 제1008조의2는 공동상속인 가운데 상당한 기간 동거·간호 등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했거나 재산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사람이 있을 경우 기여분을 인정할 수 있도록 한다. 상속인들이 협의하지 못하면 가정법원이 기여의 시기와 방법, 정도 등을 고려해 기여분을 정한다.

존속살해는 사형·무기 또는 7년 이상 징역

현행 형법은 일반 살인과 존속살해의 법정형을 구분하고 있다.

형법 제250조 제1항에 따르면 사람을 살해한 경우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같은 조 제2항은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경우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부모는 자신의 직계존속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자녀가 자신의 부모를 살해하면 존속살해죄가 적용될 수 있다. 일반 살인죄와 비교하면 사형과 무기징역을 둘 수 있다는 점은 같지만 유기징역의 법정형 하한은 일반 살인이 5년, 존속살해가 7년으로 차이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