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내란 아니다”…단호하게 밝혀 논란에 휩싸인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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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수석대변인의 '망언' 논란, 야당 제명 촉구까지 번졌다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을 맡은 김태규 의원이 전두환 신군부의 집권 과정을 두고 “내란이 아니다”라고 말한 발언이 정치권 공방으로 번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 김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기로 했고, 국회 징계안도 함께 내기로 했다. 발언이 나온 지 하루 만에 원내지도부들이 연이어 공개 비판에 나섰다.

'장르만 여의도' 출연 중 나온 문답
발언은 지난달 30일 JTBC 유튜브 채널 '장르만 여의도'에서 나왔다. 김 의원은 영화 '암살자(들)'에 대한 의견을 밝히던 중 진행자로부터 "전두환 내란이냐, 아니냐"라는 질문을 받았고 "내란 아니다"라고 곧장 답했다.
진행자가 "법적으로 판결이 난 건데도 내란이 아니냐"고 재차 확인하자 김 의원은 "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질문이 한 차례 더 반복됐음에도 답변은 바뀌지 않았다.
김 의원은 이유도 설명했다. "그걸 단정적으로 무조건 내란이라고 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어 "역사적인 평가가 더 있어야 하고 논의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법적, 역사적 평가가 이미 끝난 사안 아니냐는 반문에도 입장은 같았다. 김 의원은 "끝난 일은 아직 아니다"라며 "여전히 (관련) 생존자들도 있고,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얘기해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연쇄 비판
민주당은 발언 직후 곧바로 대응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윤석열도 전두환도 내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며 "귀를 의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의 권력을 위해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독재자를 어떻게 비호하고 두둔할 수가 있냐"고 따졌다.
한 원내대표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이런 사람이 국회의원으로 있으면 다시 권력을 위해 총부리를 겨눈 일이 발생하더라도 또 옹호할 것"이라며 "진정 내란의 힘이 되기로 작정한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 "즉각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사법부 독립 문제와 연결했다. "대법원에서 명확하게 내란이라고 확정한 판결을 무시하고 내란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사법부 독립을 운운하는 게 가당키나 하냐"는 것이다. 김 수석부대표는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연 5·18 왜곡 토론회도 거론하며 "슬그머니 넘어가더니 5·18 정신을 계승한다는 당헌은 폐기하기로 한 것이냐"고 물었다. 요구 사항도 구체적이었다. 김 의원을 모든 당직에서 사퇴시키고 당내 징계 절차를 진행하라는 것이다.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발언을 "귀를 의심하게 하는 망언"이라고 규정했다. 천 수석부대표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반란 수괴, 내란 수괴, 내란 목적 살인 등의 혐의를 인정해 무기 징역을 확정한 사안"이라고 짚은 뒤 "김태규 의원을 즉각 제명하십시오"라고 말했다.
세 사람의 요구는 수위가 달랐다. 한 원내대표는 사죄를, 김 수석부대표는 당직 사퇴와 당내 징계를, 천 수석부대표는 제명을 각각 앞세웠다.

1997년 대법원이 확정한 판결 내용
논란의 핵심은 전두환 신군부의 집권 과정에 대한 법원 판단이 이미 확정돼 있다는 점이다. 1997년 4월 17일 대법원은 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의 내란죄 혐의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민주당이 인용한 대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반란 수괴, 내란 수괴, 내란 목적 살인 등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사건의 배경은 1979년 12월 12일 군사반란과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 전국 확대, 이후 5·18 광주 진압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이다. 법원은 이를 하나의 흐름으로 보고 책임을 물었다. 같은 사건으로 함께 기소된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는 징역 17년이 확정됐다.
전 씨가 무기징역 확정 이후 수감 생활을 이어가지 않은 이유도 짚을 필요가 있다. 두 전직 대통령은 판결 확정 8개월 뒤인 1997년 12월 김영삼 대통령 임기 말 특별사면을 받았다. 사면은 형의 집행을 면제하는 조치로, 유죄 판결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다. 유죄 판결이 남아 있다는 점이 민주당이 "대법원이 확정한 판결"을 거듭 내세우는 근거다. 전 씨에게는 추징금 2205억 원도 선고됐다.
김 의원이 말한 "역사적인 평가"와 법원 판단의 층위도 구분된다. 김 의원은 단정적으로 내란이라고 하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민주당은 확정 판결이 존재하는 사안에 이견을 제기한 것 자체를 문제 삼고 있다. 쟁점은 법적 판단과 역사적 논의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로 갈린다.
국민의힘 쪽 입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김 의원이 발언을 정정하거나 철회했다는 내용도 전해지지 않았다. 원내수석대변인이라는 직책은 당의 입장을 대외적으로 전달하는 자리여서, 직책을 유지한 채 이어지는 논란이 당 전체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이 김 의원 개인 징계에 그치지 않고 국민의힘을 향해 사죄를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