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폐수처리시설서 태아 시신 발견… 산모 찾아도 처벌 어렵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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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서 임신 16주 추정 태아 시신 발견… 경찰, 산모·유입 경로 추적
충남 아산시의 한 오폐수처리시설에서 임신 16주가량으로 추정되는 태아 시신이 발견된 가운데 경찰이 산모와 정확한 사망 경위를 확인하기 위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정황만으로는 산모가 특정되더라도 형사 처벌로 이어지기 어려울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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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오폐수처리시설서 남아 시신 발견
1일 아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11시 30분께 아산시 탕정면의 오폐수처리시설 집수장에서 남아 시신이 발견됐다. 발견 당시 탯줄이 남아 있었으며, 별다른 훼손이나 뚜렷한 손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크기 등을 토대로 임신 16주가량의 태아로 보고 있다. 다만 자연유산으로 배출된 것인지, 다른 경위가 있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 역시 외상이 확인되지 않은 점 등을 살피며 자연유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
시신이 발견된 집수장에는 한 곳에서 발생한 오수만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인근 사업장과 근로자 기숙사, 주변 마을과 상가 등에서 나온 오수가 여러 관로를 거쳐 유입된다.
시설에는 경비 인력이 상주해 외부인이 집수장으로 직접 접근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런 구조를 토대로 시신이 다른 장소에서 관로를 따라 흘러들어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연결된 관로가 여러 개여서 구체적인 유입 지점은 아직 특정되지 않았다.
형법상 '사람'의 시점은 분만이 시작된 때
산모가 확인된 이후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는 태아가 형법상 사람에 해당하는지와도 연결된다.
대법원은 1982년 분만이 시작되는 시점, 즉 진통이 오는 때부터 사람으로 본다고 판시한 바 있다. 태아는 형법상 '사람'으로 보지 않아 영아유기나 영아살해 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이번에 발견된 시신이 임신 16주가량의 태아로 확인된 만큼, 추후 산모를 특정하더라도 범죄 혐의를 적용하기는 어렵다.
다만 실제 사건에서 어떤 법적 판단이 내려질지는 시신이 배출된 과정과 사망 시점, 산모의 행위 등이 확인돼야 판단할 수 있다. 경찰 역시 현재 단계에서는 구체적인 경위를 확정하지 않고 있다.
자기낙태죄는 2021년부터 효력 상실
임신부 본인의 임신중단을 처벌하던 자기낙태죄도 2021년부터 효력을 잃은 상태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 4월 자기낙태죄와 의사낙태죄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재는 2020년 말까지 법을 고치라고 했지만, 국회가 대체 입법에 나서지 않아 2021년 1월 1일자로 해당 조항들의 효력이 상실됐다.
이 때문에 산모가 스스로 임신을 중단한 사실이 확인되더라도 과거 자기낙태죄를 근거로 처벌할 수는 없다.
약물 사용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확인 안 돼
일각에서는 산모가 임신중단 약물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약물 사용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경찰 역시 특정한 원인을 전제로 수사하고 있지 않다.
임신중단 약물을 복용한 산모 본인을 처벌하는 별도의 규정은 현재 없다. 약사법 역시 허가받지 않은 의약품의 판매·수입 등 관련 행위를 규율하고 있지만, 약물을 단순히 복용한 사람을 처벌하는 조항은 두고 있지 않다.
이번 사건이 자연유산에 따른 것인지, 다른 경위로 태아가 배출된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부검과 유전자 감식 결과 등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대표적인 임신중단 약물인 미프진(성분명 미페프리스톤)은 여러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1년 한 제약사가 미페프리스톤 성분 의약품의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나 이듬해 자진 취하했다. 현재 국내 허가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임신중단을 원하는 일부 여성들이 해외 직구 등을 통해 관련 약물을 구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부검·DNA 감식 통해 경위 확인
경찰은 발견된 태아 시신의 정확한 사망 경위와 산모를 확인하기 위해 부검과 유전자(DNA) 감식을 의뢰했다.
우선 시신의 상태를 분석해 사망 시점과 원인, 외력이 작용했는지 등을 살피고 DNA 감식을 통해 산모를 추적할 방침이다. 집수장으로 이어지는 관로가 여러 곳인 만큼 유입 경로를 확인하는 작업도 수사 과정에서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 측은 "부검 및 DNA 감식 결과라는 객관적 사실이 나와야 판단할 수 있다"며 "현 단계에서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