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낯 뜨겁게 만드는 판결이 나왔다... 큰 파장 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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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넨셀 창업자 항소심 징역 4년…김승원 청탁 대가성도 인정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코로나19 임상시험 승인 로비' 의혹에 연루된 제약사 제넨셀 창업자 강모 교수가 배임 등 혐의 2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다.

재판부는 강 교수가 김 의원에게 청탁을 전달해준 여성 브로커에게 6억원을 지급하고 이를 정상적인 투자인 것처럼 가장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이재명(오른쪽) 대통령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 뉴스1
이재명(오른쪽) 대통령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 뉴스1

서울고법 형사7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강 교수에게 30일 징역 4년과 벌금 40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던 강 교수는 이날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법정에서 구속됐다.

2심 재판부는 강 교수가 2021년 1∼10월 코로나19 신약 개발 과정에서 허위 내용이 담겼거나 주요 내용이 누락된 자료를 제출해 특허청 특허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혐의를 1심과 같이 유죄로 인정했다.

제넨셀과 관련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한 혐의도 1심의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

아울러 김 의원이 연루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1심의 무죄 판단을 뒤집고 유죄로 봤다.

강 교수가 여성 브로커 양모씨를 통해 김 의원에게 신약 임상시험에 대한 승인을 청탁하고, 그 대가로 양씨 회사에 투자금 명목으로 6억원을 줬다는 게 혐의 골자다.

1심은 투자가 청탁과 무관하게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로 봤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 뉴스1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 뉴스1

하지만 2심은 "피고인이 김승원을 통해 식약처의 임상시험 허가를 청탁한 것으로 보이고, 그 대가로 (양씨에게) 6억을 지급했다"며 "그 과정에서 전환사채 인수 형식을 취해 마치 양씨가 정당하게 취득한 것처럼 가장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형과 관련해 "이 사건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추진하던 부작용에 관한 내용을 의도적으로 누락했거나 허위인 자료를 제출해 특허와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는 내용"이라며 "피고인은 나아가 김승원을 통한 임상시험 승인 알선 대가로 6억원을 지급하며 정상적인 거래처럼 가장했고, 그 과정에서 회사에 피해를 입히고 미공개 중요정보를 전달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고도의 전문지식과 기술을 보유한 대학교수로, 의약품 개발이 인체에 직접 영향을 미쳐 생명 안전을 침해할 위험이 있는 만큼 높은 주의가 필요함에도 이를 저버리고 신속한 임상시험 승인만을 위해 허위 자료를 제출했다"며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질책했다.

아울러 "연구 윤리를 위반한 동기는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제넨셀의 신약 개발 가능성을 부풀려 주가를 높여 큰 이익을 내려는 것이었다"며 "주식을 산 이들이 많은 피해를 입기도 했다"고 질타했다.

법원이 청탁의 대가성을 처음으로 인정하면서 이번 판결은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에 낯 뜨거운 결과가 됐다.

재판부가 "피고인이 김승원을 통해 식약처의 임상시험 허가를 청탁한 것으로 보인다"고 명시한 인물을 불과 얼마 전까지 법무부 장관에 앉히려 했기 때문이다. 사법·법무 행정을 총괄하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로비 사건의 청탁 통로로 판결문에 등장한 셈이어서 인선 자체의 부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금 커지게 됐다.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신약 청탁 의혹' 핵심 인물로 지목된 제약업체 제넨셀 창업주 강 모 씨가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 항소심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신약 청탁 의혹' 핵심 인물로 지목된 제약업체 제넨셀 창업주 강 모 씨가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 항소심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김 의원은 이 의혹의 한쪽 당사자로 지목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청탁 의혹이 확산하자 지명 20일 만에 자진사퇴했다. 김 의원은 "깊은 고민 끝에 법무부 장관 후보직을 내려놓기로 했다"며 물러났다. 후보자 스스로 사퇴하며 봉합을 시도했지만 대가성을 인정한 이번 2심 판단이 나오면서 인선을 밀어붙인 청와대와 여당의 검증 책임을 되묻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의혹의 핵심 고리는 양씨다. 양씨는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추진하던 제넨셀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뒤 김 의원에게 청탁을 요청한 인물로 지목돼 왔다. 강 교수가 이번 2심에서 양씨에게 건넨 6억원의 대가성이 인정되면서 청탁 구조의 한 축이 법원 판단으로 뒷받침된 셈이다.

야권은 국회의원이던 2021년 김 의원이 제넨셀이 개발하던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시험 심사 상황을 당시 식약처장에게 문의했고, 이후 임상 2·3상 시험계획이 승인됐다는 점을 문제 삼아 왔다. 김 의원 측은 임상시험 승인을 부탁하거나 심사를 압박한 적이 없으며, 심사가 부당하게 늦어지고 있다는 민원을 전달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