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전 1-4 참패 직후 욕 먹은 설영우, 참지 않고 반격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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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수비수 설영우, SNS에 악플 박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측면 수비수 설영우(아우크스부르크)가 우루과이전 대패 이후 쏟아진 비난 가운데 부모까지 겨냥한 욕설 메시지를 직접 공개하며 자제를 호소했다. 경기 중 나온 안일한 플레이로 도마 위에 오른 지 하루 만이다.

설영우는 지난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한 이용자로부터 받은 다이렉트 메시지(DM) 캡처 화면을 올렸다. 화면 속 메시지에는 "니가 사람 XX냐" 등 설영우의 부모를 향한 원색적인 욕설이 담겨 있었다. 설영우는 캡처 이미지와 함께 "제발 선 좀 지킵시다"라는 짧은 문구를 남겼다. 공개된 화면에는 메시지를 보낸 상대 실명도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설영우 / 뉴스1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설영우 / 뉴스1

■ 에콰도르 완승 나흘 만에…안방서 무너진 모레노호

설영우를 향한 비난이 쏟아진 계기는 전날 치러진 평가전이었다.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A매치 친선경기에서 1-4로 졌다. 나흘 전인 24일 에콰도르를 3-0으로 꺾으며 기분 좋은 데뷔전을 치렀던 모레노호는 두 번째 경기에서 첫 패배를 기록했다.

모레노 감독은 에콰도르전과 비교해 선발 명단 네 자리를 바꿨다. 황인범과 백승호는 이날 경기 엔트리에서 빠졌다. 한국은 4-4-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손흥민과 오현규가 투톱을 맡았고 이강인과 황희찬이 좌우 측면에 배치됐다. 중원에는 이재성과 김봉수가 섰다. 수비는 설영우, 이한범, 김민재, 이태석이 포백을 구성했고 김승규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설영우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는 초반부터 우루과이 쪽으로 기울었다. 킥오프 3분 만에 침투 패스 한 번에 수비진이 뚫렸고, 김민재가 가까스로 공을 건드려 슈팅을 막아냈다. 한국의 전방 압박은 번번이 풀렸고, 압박 과정에서 벌어진 수비 간격과 뒷공간이 그대로 노출됐다. 전반 13분 다르윈 누녜스가 히오르히안 데 아라스카에타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27분에는 데 아라스카에타의 오른발 중거리 슛이 골문 왼쪽 아래 구석을 갈랐다. 전반 43분에는 기예르모 바렐라의 슈팅이 김민재의 몸에 맞고 굴절돼 골라인을 넘었다.

전반을 0-3으로 마친 모레노 감독은 하프타임에 김민재, 황희찬, 이태석, 김봉수를 한꺼번에 불러들였다. 그러나 후반 17분 누녜스가 바렐라의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하며 격차는 네 골로 벌어졌다. 한국은 후반 35분 이강인의 오른쪽 크로스가 손흥민의 발에 맞고 골문으로 들어가며 한 골을 따라붙는 데 그쳤다. 설영우는 후반 27분 오현규, 이재성과 함께 벤치로 물러나며 이날 72분을 소화했다.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에콰도르의 경기에서 설영우가 패스를 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에콰도르의 경기에서 설영우가 패스를 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 휘슬 전 멈춘 발, 들어 올린 손…문제의 전반 16분

팬들의 시선이 설영우에게 쏠린 건 선제골을 내준 지 3분 뒤인 전반 16분 장면 때문이다. 후방에서 공을 잡은 설영우에게 우루과이 미드필더 막시밀리아노 아라우호가 빠르게 달려들었다. 설영우는 첫 압박은 버텨냈지만 다음 동작을 고민하는 사이 아라우호가 다시 발을 뻗었고, 두 선수가 엉키며 공은 위험 지역에서 흘렀다.

이때 설영우는 공을 쫓는 대신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이어 주심 쪽을 바라보며 손을 들어 파울을 어필했다. 휘슬은 아직 울리지 않은 상태였다. 주심이 뒤늦게 아라우호의 반칙을 선언하면서 상황은 마무리됐지만, 판정이 달랐다면 곧바로 추가 실점 위기로 번질 수 있는 장면이었다. 경기 중계진 역시 "휘슬이 울리긴 했지만 지금 같은 플레이는 본인이 멈추기 보다는 심판이 있기 때문에 심판이 휘슬을 불었을 때 멈추는 거다"라며 이 장면을 짚었다. 이미 선제골을 허용하고 흔들리던 흐름이었던 만큼, 추가 실점이 나왔다면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내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날 한국 수비가 무너진 책임을 특정 선수 한 명에게 돌리기는 어렵다. 우루과이가 여러 차례 침투 패스를 시도하는 동안 오프사이드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을 만큼 수비 라인 전체가 제 위치를 지키지 못했다. 다만 휘슬이 울리기 전 플레이를 먼저 멈춘 설영우의 모습은 경기 태도의 문제로 받아들여지며 비판의 중심에 섰다.

경기 도중 플레이를 멈춘 설영우 / 유튜브 'KFATV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 도중 플레이를 멈춘 설영우 / 유튜브 'KFATV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 경기력 비판에서 인신공격으로…부모 향한 욕설까지

경기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설영우의 플레이를 지적하는 글이 잇따랐다. 비판은 곧 설영우의 개인 인스타그램으로 옮겨 갔다. 최근 게시물 댓글창에는 "끝까지 휘슬 울리기 전까지 해라. 심판이 휘슬 울리기 전에 멈추지 말고"라는 댓글이 160개 넘는 공감을 얻었고, "백패스하다가 뺏기니까 심판 쳐다보기…어휴"라는 한숨 섞인 반응과 "혹시 심판이세요?"라며 비꼬는 댓글도 이어졌다. "국대에서 좀 나가주셨으면 합니다"처럼 대표팀 자격 자체를 문제 삼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여기까지는 경기 내용을 두고 나온 반응이었다. 그러나 일부는 선을 넘었다. 설영우가 공개한 DM은 경기력과 무관하게 부모님을 끌어들인 욕설로 채워져 있었다. 대표팀 선수로서 경기력과 태도에 대한 평가를 받는 것은 감수해야 할 몫이지만, 선수 가족을 향한 폭언까지 비판의 범주에 넣을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설영우는 악성 메시지를 직접 박제하며 "선을 지키자"는 짧은 한 문장으로 경기와 상관없는 인신공격을 멈춰달라는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SNS에 악성 메시지를 박제한 설영우 / 설영우 인스타그램 스토리
SNS에 악성 메시지를 박제한 설영우 / 설영우 인스타그램 스토리

■ 월드컵 때도 '법적 대응' 예고…분데스리가 이적 직후 맞은 시련

설영우가 악성 메시지 문제로 목소리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설영우는 조별리그 세 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체코전과 남아프리카공화국전에서는 오른쪽, 멕시코전에서는 왼쪽 윙백으로 나서는 등 포지션이 경기마다 바뀌었다. 특히 왼쪽에서 뛴 멕시코전 이후 부진한 경기력을 두고 비난이 쏟아졌고, 한국은 최종전에서 남아공에 0-1로 졌다. 이 무렵 설영우의 에이전트사가 운영하는 공식 SNS 계정은 악성 게시물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당시 설영우 측은 "경기력에 대한 의견과 평가는 스포츠의 일부"라고 인정하면서도 욕설, 인신공격,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등은 선처나 합의 없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선수 본인뿐 아니라 가족과 주변인에게도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다만 당시에는 발표 시점을 두고 오히려 팬들의 반발을 키웠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월드컵 이후 설영우는 커리어의 전환점을 맞았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지난달 27일 설영우와 2030년 6월까지 4년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설영우는 구자철, 지동원, 홍정호에 이어 아우크스부르크 유니폼을 입은 네 번째 한국 선수가 됐고, 구단은 측면 수비수에게는 드문 등번호 7번을 건넸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적료는 옵션을 포함해 최대 550만 유로(약 88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2024년 여름 울산 HD를 떠나 세르비아 츠르베나 즈베즈다에서 두 시즌을 뛴 끝에 이뤄낸 빅리그 입성이었다. 설영우는 즈베즈다에서 공식전 101경기에 나서 8골 16도움을 기록했고, 팀의 리그와 컵대회 우승에 힘을 보탰다.

손 흔드는 설영우 / 뉴스1
손 흔드는 설영우 / 뉴스1

설영우는 이달 초 국내 취재진과 가진 온라인 라운드테이블에서 월드컵 당시의 부진한 경기력에 대해 팬들에게 사과하고, 다음 월드컵에서는 달라진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모레노 체제의 두 번째 경기에서 다시 비판의 한가운데 서게 됐다.

선수에 대한 비판과 비난 사이의 경계는 대표팀 경기가 끝날 때마다 반복되는 문제다. 경기 장면을 두고 쓴소리를 하는 것은 팬의 몫이지만, 그 화살이 선수의 가족을 향하는 순간 더 이상 축구에 대한 이야기로 볼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모레노호는 다음 달 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베네수엘라와 평가전을 치른다. 설영우가 경기장 안팎의 논란을 딛고 그라운드 위 플레이로 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