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여행, 백두산 천지에서 피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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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아너스, 시·청각장애인 15명과 3박 4일 동행…여행경비 전액 후원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의 고액기부자 모임인 ‘서구아너스’가 시·청각장애인들과 함께 백두산 천지를 향한 특별한 여정을 시작했다.
평소 이동과 의사소통, 정보 접근 등의 어려움으로 장거리·해외여행에 쉽게 나서기 어려웠던 장애인들에게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서구는 29일 오전 시·청각장애인 15명과 수어통역사, 활동지원인력, 서구아너스 회원 등 모두 28명으로 구성된 ‘백두산 천지 트레킹’ 참여단이 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일정은 3박 4일 동안 백두산 서파와 북파, 중국 연길 일원을 둘러보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여행에 필요한 경비 3,850만 원은 서구아너스 회원들이 전액 부담했다. 참가자들이 경제적인 부담 없이 여행에 집중하고, 낯선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일정을 소화할 수 있도록 이동과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인력도 함께 동행한다.
◆ 장애 넘어 누구나 누리는 여행
이번 백두산 여행은 장애가 여행의 출발을 막는 장벽이 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여행은 새로운 장소를 방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상의 틀을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경험을 선택하고 다른 사람들과 기억을 나누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시·청각장애인의 경우 장거리 이동과 숙박, 현지 정보 확인, 의사소통 등 여행의 모든 과정에서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해외여행은 교통과 언어, 환경이 익숙하지 않아 개인이나 가족의 도움만으로 계획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서구와 서구아너스는 이러한 현실을 고려해 참가자별 특성과 필요한 지원 내용을 사전에 확인했다. 수어통역사와 활동지원인력은 이동 과정에서 의사소통을 돕고 현지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참가자들이 여행의 주체로서 백두산의 풍경과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 출발 전 일정·안전수칙 꼼꼼히 점검
서구는 본격적인 여행에 앞서 지난 17일 광주통일관에서 참여자와 서구아너스 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사전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서는 전체 일정과 이동 경로, 숙박 및 현지 활동 계획, 안전수칙 등을 공유했다.
또 참가자들의 장애 특성과 건강 상태, 여행 중 필요한 보조와 지원사항을 미리 살피며 보다 안전하고 편안한 여행을 위한 준비도 진행했다. 낯선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참여자와 동행 인력 간 역할을 확인하고, 긴급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체계도 점검했다.
참석자들은 간담회에서 백두산 여행에 대한 기대와 소감을 나누고 서로에게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단순히 후원을 받는 여행이 아니라 참가자와 후원자, 지원인력이 함께 준비하고 만들어가는 여정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 경험을 나누는 서구아너스
서구아너스는 그동안 경제적·신체적 여건으로 문화와 여행을 충분히 누리기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다양한 나눔사업을 이어왔다.
중증장애인이 편안한 환경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마련한 ‘누워서 보는 콘서트’를 비롯해 다문화가정의 가족 만남을 지원한 ‘외갓집 방문 프로젝트’,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 청소년이 함께한 ‘세대를 잇는 평화드림열차’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사업은 생필품이나 후원금을 전달하는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참여자들이 직접 문화를 즐기고 사람을 만나며 새로운 공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백두산 여행 역시 장애인에게 부족했던 여행의 기회를 연결하고, 지역사회가 함께 경험을 나누는 사업의 연장선이다.
서구아너스 회원들은 “이번 여행은 서로의 눈과 귀가 되어 함께 백두산을 만나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며 “평소 쉽게 떠나기 어려웠던 분들이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우리도 참가자들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쌓는 여정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새로운 세상 향한 출발점 되길”
김이강 서구청장은 “여행은 특정한 사람만 누리는 특별한 활동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할 일상의 경험”이라며 “이번 백두산 천지 트레킹이 시·청각장애인들에게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더 넓은 세상으로 향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장애인의 이동권과 문화 향유권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행정의 노력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관심과 민간의 참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관과 단체, 후원자들과 협력해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포용적인 지역사회를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서구아너스는 2024년 11월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출범한 고액기부자 모임이다. 현재 135명의 회원이 50억여 원을 약정했으며,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지역사회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민관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백두산 여행을 계기로 물질적 지원을 넘어 문화와 여행, 도전과 경험을 나누는 기부문화가 지역사회에 더욱 확산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