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석 텅텅… 일본 팬들도 “창피하다” 말 나온 여자축구 한일전 충격적인 관중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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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에도… 관중 998명 그친 에코파 스타디움

대한민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하계아시안게임 준결승전에서 숙적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사상 첫 아시안게임 결승 진출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렸던 대표팀의 도전은 한일전 패배로 막을 내렸다. 동시에 텅 빈 관중석과 지상파 중계 부재 등 열악한 경기 환경도 함께 화제가 됐다.

지난 29일 오후 일본 시즈오카 스타디움 에코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4강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대한민국 신상우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 뉴스1
지난 29일 오후 일본 시즈오카 스타디움 에코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4강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대한민국 신상우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 뉴스1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지난 29일(한국시간) 일본 시즈오카 에코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하계아시안게임 여자축구 준결승전에서 일본에 0-2로 완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도전했던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한국 여자축구는 2010 광저우,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3회 연속 동메달을 획득했으나 단 한 번도 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다. 직전 대회인 2022 항저우 대회에서는 북한에 막혀 8강에서 탈락했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4강에 진출하며 메달권에 다시 진입했으나, 끝내 일본에 막혀 금메달 도전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특히 이번 결승 진출 실패는 일본이 최정예 전력을 꾸리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결과라 더 큰 아쉬움을 남겼다. 일본은 유럽과 미국 등 해외 리그에서 활약하는 주축 선수들이 대거 제외된 채 자국 리그(WE리그)와 대학 선수 위주로 대표팀 선수단을 구성했다. 그럼에도 한국은 일본의 조직력과 결정력을 극복하지 못했다.

'한일전' 무색했던 관중석… 5만 석 대형 경기장에 단 998명 입장

이날 경기는 아시안게임 준결승이자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는 '한일전'이라는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관중석이 심각하게 텅 비어 있어 경기 외적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 29일 오후 일본 시즈오카 스타디움 에코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4강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대한민국 선수들이 0대2 패배로 경기를 마친 후 아쉬워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29일 오후 일본 시즈오카 스타디움 에코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4강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대한민국 선수들이 0대2 패배로 경기를 마친 후 아쉬워하고 있다. / 뉴스1

일본 매체 '디 앤서'는 "지상파 중계가 없었던 축구 한일전의 관중석을 두고 실망의 목소리가 나왔다"며 현지 분위기와 팬들의 반응을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약 5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경기장인 에코파 스타디움을 찾은 공식 관중은 불과 998명에 그쳤다. 경기 당일 비가 내리는 악천후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양국의 자존심이 걸린 아시안게임 4강전 관중 수로는 극히 이례적인 수치였다.

텅 빈 경기장 풍경과 열악한 중계 환경에 일본 현지 팬들도 당혹감과 아쉬움을 표했다. 경기를 지켜본 일본 팬들은 온라인 및 SNS 등을 통해 "이게 무슨 관중 숫자냐", "경기장이 텅텅 비었다", "텅 빈 경기장이 안타깝다", "아무리 여자축구라고 해도 한일전인데 이건 너무 아쉽고 창피하다"며 썰렁한 현장 분위기를 지적했다.

또한 지상파 방송이 아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인 'U-NEXT'를 통해서만 경기가 중계된 점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일본 팬들은 "지상파에서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준결승전조차 지상파에서 방송하지 않는다"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방적 공세 속 맞이한 위기

한편 이날 경기는 90분 내내 한국에 쉽지 않게 흘러갔다. 경기 초반 한국은 일방적으로 일본의 거센 공세에 밀리며 주도권을 내줬다.

지난 29일 오후 일본 시즈오카 스타디움 에코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4강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대한민국 신상우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 뉴스1
지난 29일 오후 일본 시즈오카 스타디움 에코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4강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대한민국 신상우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 뉴스1

전열을 가다듬은 한국은 중반 이후부터 조금씩 공수 간격을 유지하며 주도권을 쥐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본의 견고한 수비벽을 뚫지 못하고 위험 지역 내부로 진입하지 못한 채 2선과 측면에서만 공을 돌리는 답답한 공격을 이어갔다.

한국에 가장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온 것은 전반 32분이었다. 상대 수비진이 완벽히 처리하지 못하고 흘린 공을 잡은 최유리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최유리의 슈팅이 골대를 크게 넘어가면서 결정적인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이는 이날 경기에서 한국이 기록한 첫 번째 슈팅이었다.

절호의 기회를 놓쳤으나 흐름을 타기 시작한 한국은 전반 35분 장슬기가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며 경기장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전반 막판 다시 일본의 맹공이 펼쳐졌다. 일본은 전반 45분 가미야 지나가 결정적인 슈팅을 날렸으나 공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행운이 따라주면서 한국은 위기를 넘기고 전반전을 0-0 무승부로 마쳤다.

수비 불안 속 연속 실점…만회골 없이 0-2 패배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양 팀의 균형은 후반 초반 일본 쪽으로 기울었다.

여자축구, 일본에게 패배 최초 결승 진출 좌절 / 뉴스1
여자축구, 일본에게 패배 최초 결승 진출 좌절 / 뉴스1

후반 9분, 오른쪽 측면에서 일본의 우에노가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문전으로 침투하던 가미야 지나가 헤더로 연결해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골을 내준 한국 수비진은 실점 이후 눈에 띄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어 후반 18분, 한국 수비진의 결정적인 실책이 두 번째 실점으로 이어졌다. 2선에서 백패스가 연결된 후 수비진 사이에서 공 처리를 서로 미루며 망설이는 사이, 일본의 가미야가 공을 빼앗아 단독 찬스를 잡았다. 가미야는 먼 거리에서 지체 없이 낮게 깔리는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공은 그대로 한국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가미야 지나의 멀티골로 스코어는 순식간에 0-2로 벌어졌다.

두 골 차로 끌려가자 신 감독은 후반 19분 김혜리와 윤수정을 빼고 고유나와 한다빈을 동시에 투입하며 교체 카드로 반전을 도모했다.

한국은 지소연을 중심으로 2선에서 패스를 주고받으며 일본의 빈틈을 노렸으나 일본은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좀처럼 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한국은 경기 종료 때까지 만회골을 터뜨리지 못했고 결국 두 골 차 패배로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아쉽게 결승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된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다음 달 2일 오후 3시, 일본 시즈오카 에코파 스타디움에서 중국을 상대로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