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즈텍랩스, 이더리움 프라이버시 지갑 zk.money 3년 만에 복귀…수수료 0.05달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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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프라이버시 지갑 zk.money, 3년 만에 재출시…수수료 0.05달러 이하
아즈텍 네트워크 기반으로 잔액·거래상대 숨기고 다이·USDC 예치 지원

아즈텍랩스(Aztec Labs)가 이더리움 기반 프라이버시(개인정보 보호) 결제 지갑 zk.money를 9월 29일(현지시각) 다시 선보였다. 2023년 3월 서비스를 접은 지 3년 만의 복귀다. 재출시는 아즈텍 네트워크가 프라이빗 스마트 컨트랙트 실행 기능을 9월 21일 활성화한 지 불과 8일 만에 이뤄졌다. 첫 번째 zk.money는 7만5천 개 이상의 고유 지갑을 확보하고 1억 달러(약 1,359억 원, 1달러 1,359원 기준) 규모의 거래를 처리한 뒤 문을 닫았던 서비스다.
3년의 공백, 인프라가 채웠다
원래 zk.money는 조용히 문을 닫았다. 서비스 축소 절차는 2023년 3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이어졌고, 그해 5월 아즈텍랩스가 도메인을 완전히 반납하며 마무리됐다. 당시 회사는 소비자용 서비스 유지보다 레이어2(L2, 이더리움 확장 솔루션)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 인프라 작업의 결실이 최근 잇따라 나왔다. 완전히 탈중앙화된 레이어2 아키텍처인 아즈텍의 이그니션 체인은 2025년 11월 가동을 시작했다. 이어 알파 V5 업그레이드가 2026년 7월 완료되며 이번 재출시의 핵심 기반인 프라이빗 스마트 컨트랙트 실행 기능이 마련됐고, 이 기능은 9월 21일 실제로 활성화됐다.
비용 측면에서도 타이밍이 맞아떨어졌다. V5 업그레이드 이후 아즈텍 네트워크의 평균 거래 수수료는 0.05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예전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프라이버시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

지갑 이름과 스테이블코인으로 진입장벽 낮췄다
새 zk.money는 잔액과 결제 금액, 거래 상대방 정보를 공개 원장에서 감춘다. 사용자는 긴 이더리움 주소 대신 bob.zk.money 같은 읽기 쉬운 이름으로 결제를 요청하거나 받을 수 있다. 이 태그는 이더리움 네임 서비스(ENS) 기술을 활용해 ENS CCIP(크로스체인 상호운용 프로토콜)를 지원하는 곳이면 어디서든 해석된다.
이용자는 이더리움에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인 다이(DAI), USDC, USDT를 예치할 수 있다. USDC와 USDT는 입금 과정에서 다이로 전환되며, zk.money 내부에서 실제 쓰이는 통화는 다이 하나뿐이다.
아즈텍랩스 최고경영자 조 앤드루스(Joe Andrews)는 발표문에서 “온체인에서 두 사람이 거래한다고 해서 자신의 금융 기록을 세상에 공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zk.money를 이용자가 자신의 금융 기록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는 지갑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이용자가 이더리움 거래소에서 곧바로 zk.money 태그로 자산을 보낼 수 있다고도 밝혔다. 다만 어떤 거래소와 자산이 이 기능을 지원하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지갑은 자기수탁형(셀프 커스터디)으로 운영되며, 자금을 이동하거나 동결할 수 있는 관리자 권한 자체가 없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웹사이트나 자체 기기에서 실행하는 프런트엔드로 접속할 수 있고, 모바일 앱도 준비 중이다.
조직은 쪼개지고, 과거 사고는 선을 그었다
아즈텍의 조직 구조도 올해 들어 변화를 겪었다. 2026년 한 해 동안 아즈텍랩스와 아즈텍 파운데이션(Aztec Foundation)은 역할을 공식적으로 분리해왔다. 랩스는 zk.money를 포함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맡고, 파운데이션은 핵심 프로토콜 지원과 생태계 운영을 담당한다. 거버넌스와 스테이킹 기능을 하는 AZTEC 토큰의 시가총액은 9월 말 기준 5,000만 달러대 중반(약 680억 원, 1달러 1,359원 기준)에 머물러 있다.
재출시 배경에는 과거 사고 처리 과정도 있다. 지난 6월 아즈텍랩스는 2021년 출시된 뒤 서비스가 종료된 결제 상품과 연결된 변경 불가능한 컨트랙트에서 200만 달러가 빠져나간 사건을 조사했다. 아즈텍 파운데이션은 당시 해당 상품이 현재 아즈텍 네트워크나 AZTEC 토큰의 스마트 컨트랙트와는 무관하다고 밝혔고, 아즈텍랩스는 옛 시스템에 대한 관리자 키를 보유하지 않아 컨트랙트를 정지하거나 업그레이드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며칠 앞서서는 별도로 종료된 상품인 아즈텍 커넥트(Aztec Connect)에서 공격자가 약 210만 달러를 빼내는 사고도 있었다. 아즈텍랩스는 이 사고 역시 현재 네트워크의 이용자와 자산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두 사건 모두 이미 폐기된 상품에서 벌어진 일이며, 다시 문을 연 zk.money는 두 사고와 무관한 현재의 아즈텍 네트워크 위에서 돌아간다.
프라이버시 경쟁, 관전 포인트는 온체인 지표
프라이버시 관련 프로토콜에 대한 수요는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이 2022년 8월 토네이도 캐시를 제재한 이후 오히려 커졌다. 그 공백을 메우려는 시도도 이어졌다. 레일건은 이더리움 위에서 디파이 거래를 위한 프라이버시 프로토콜로 자리를 잡았고, 여러 신생 프로젝트도 제로 지식 방식의 익명 전송을 실험해왔다.
zk.money의 차별점은 범용 체인에 프라이버시 기능을 덧붙인 게 아니라, 처음부터 프라이빗 컴퓨팅을 위해 설계된 네트워크 위에서 작동한다는 점이다. 프라이빗 스마트 컨트랙트 실행이 가능해지면서 프라이빗 대출, 익명 스왑, 비공개 거버넌스 투표 같은 좀 더 복잡한 활용 사례로도 확장할 여지가 생겼다.
투자자들은 9월 29일 출시 이후 몇 주간 온체인 지표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일일 활성 지갑 수와 거래량, 익명 처리 자금풀의 규모는 재출시가 발표 당일의 화제를 넘어 실제로 자리 잡을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더리움 공동창립자 비탈릭 부테린도 최근 프라이버시 기술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zk.money의 복귀는 프로토콜 차원의 프라이버시 강화와 애플리케이션 차원의 프라이버시 서비스가 동시에 움직이는 흐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