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나, verUSD 출시하며 시장점유율 0.03%뿐이지만 계약매출 6000만달러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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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나, AI 에이전트용 verUSD 출시…1억 달러 커밋먼트 확보
계약매출 6000만달러 이미 확정, 준비금 수탁기관은 미공개

계약매출부터 채운 스테이블코인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계약매출부터 채운 스테이블코인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AI 에이전트 전용 결제 인프라를 표방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베로나(Verona·구 XION)가 자체 달러 스테이블코인 verUSD를 출시했다. 9월28일(현지시각)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블록체인위크 기간에 맞춰 공개됐으며, 출시 시점에 1억 달러(약 1,356억 원, 1달러 1,356원 기준) 이상의 커밋먼트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verUSD는 브레일(Brale)을 통해 발행되며, 이더리움·폴리곤·아발란체·옵티미즘·아비트럼·셀로·솔라나 등 7개 블록체인에서 동시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베로나는 향후 몇 주 안에 추가 체인 연동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약매출부터 채운 스테이블코인

베로나가 밝힌 1억 달러 이상의 커밋먼트는 두 가지로 나뉜다. 6,000만 달러(약 814억 원) 이상은 이미 서명이 끝나 verUSD를 통해 결제로 흘러들어갈 계약매출이고, 나머지는 애니모카 벤처스, 피그먼트캐피털, 스페르미온(Sfermion), 펜토스, 아크스트림 등 생태계 참여사들의 자본 공약이다. 베로나는 이를 전망치가 아닌 “확정된 거래량”이라고 표현했다.

통상 스테이블코인은 먼저 시장에 나온 뒤 사용처를 찾아 나서는 순서를 따른다. 베로나는 이 순서를 뒤집었다고 강조한다. 회사는 지난 4년간 자사 인프라 위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들의 결제를 USDC로 정산해왔고, 이 팀들이 별다른 어려움 없이 verUSD로 전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 결과 verUSD는 새로운 수요를 찾는 대신 이미 존재하는 거래 흐름을 그대로 이어받아 출시 첫날부터 실사용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애니모카 벤처스를 이끄는 제임스 호는 “verUSD는 베로나에 기반한 완전 준비금 방식의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검증된 데이터 결제와 에이전트 거래 정산에 쓰인다”며 “이미 실질적인 검증 거래량과 유료 고객을 갖춘 네트워크에 진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투기가 아닌 사용에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베로나 네트워크를 만든 번트랩스(Burnt Labs)의 최고경영자 앤서니 안잘론은 “우리 제품은 눈에 보이지 않게 설계됐다”며 “누구에게도 verUSD를 보유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우리는 조용히 인터넷의 결제 레이어를 움직이고 있고, 인터넷을 쓰는 사람이라면 결국 이것도 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I 에이전트가 쓰는 결제 레일 — AI 자료 이미지
AI 에이전트가 쓰는 결제 레일 — AI 자료 이미지

AI 에이전트가 쓰는 결제 레일

베로나 네트워크는 데이터를 출처 단계에서 암호학적으로 검증하면서도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AI 에이전트가 민감한 실세계 정보에 접근해 행동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회사는 이 기술이 우버, 아마존, 나이키, BMW를 포함한 115개 이상의 글로벌 브랜드 경험을 지원하며, 지금까지 5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7,000만 건 이상의 검증된 상호작용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자체 정산 자산을 갖추면서 베로나는 네트워크 결제를 위해 제3자 스테이블코인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졌다. 데이터 검증과 에이전트 거래 정산이 같은 인프라 위에서 동시에 돌아가는 구조가 된 것이다. verUSD는 미국 규제 금융기관에 예치된 달러 준비금으로 1대1 뒷받침되며, 상환은 베로나를 통해 이뤄진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발행을 맡은 브레일은 미국 아이오와주 디모인에 본사를 둔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ancial Crimes Enforcement Network, FinCEN) 등록 자금서비스업체다.

베로나의 투자자로는 애니모카 브랜즈, 멀티코인캐피털, 해시키캐피털이 있으며, 지금까지 3,600만 달러(약 488억 원)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이미 경쟁자가 많은 AI 에이전트 스테이블코인 시장

베로나가 이 분야의 첫 도전자는 아니다. 엑소더스(Exodus)는 지난 5월 솔라나 위에서 XO캐시를 출시하며 AI 에이전트를 위해 처음 만들어진 스테이블코인이라고 소개했다. 뒤이어 모스타(Mosta)는 6월 브레일을 통해 메인USD(MainUSD)를 내놓으며 에이전트 결제 워크플로우를 겨냥했다. 브레일은 이 밖에도 리트파이낸셜의 litUSD 등 다른 회사들의 코인을 발행하고 있다.

더 큰 업체들은 결제 인프라 자체에 집중하는 쪽을 택했다. 코인베이스의 x402, 구글의 AP2 같은 표준은 이미 에이전트가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게 하고 있고, 서클도 USDC를 중심으로 한 에이전트용 도구를 내놓은 바 있다.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3,000억 달러(약 407조 원)를 넘어서며, 이 중 테더와 USDC가 80% 이상을 차지한다. 베로나는 확정된 거래량을 근거로 자신들이 가장 규모가 큰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1억 달러는 전체 시장의 약 0.03% 수준에 불과하다.

준비금 공개와 규제, 남은 과제

발표 자료에는 아직 채워지지 않은 빈칸도 많다. 준비금을 보관하는 수탁기관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고, 준비금이 현금인지 미국 국채인지도 밝히지 않았다. 감사(어테스테이션) 일정이나 상환 수수료·최소 금액 같은 구체적 조건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베로나는 다음 단계로 추가 네트워크와의 상호운용성을 확보하고 첫 준비금 감사 보고서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전해졌다.

규제 환경도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미국 GENIUS법은 늦어도 2027년 1월18일까지는 시행돼야 하고, 통화감독청 수장은 최종 규정이 11월까지 나올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verUSD가 이 틀 안에서 어떻게 자리 잡을지에 대한 설명은 아직 없다. 어떤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나 결제 프로토콜이 verUSD를 받아들일지, 어디서 거래될 수 있는지, 네트워크의 모든 온체인 행동을 정산한다는 VERONA 토큰과는 어떤 관계인지도 공개되지 않았다. 안잘론이 “누구에게도 보유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힌 만큼, verUSD의 성패는 시가총액이 아니라 실제 결제 흐름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