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갈 때마다 1만 3000원 더 낸다…슬그머니 오른 ‘이 세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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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납부금 2만원 인상, 해외여행 비용 얼마나 올라갈까?
2년 전 인하된 부담금들, 내년부터 다시 오르는 이유는?
내년부터 해외여행을 떠날 때 내는 출국납부금이 7000원에서 2만원으로 오르는 방안이 추진되는 가운데 자동차보험에 포함된 분담금도 다시 인상되고 음료에 새로운 부담금이 부과되는 법안까지 잇따라 나오고 있다.
2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출국납부금을 현행 7000원에서 2만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관광진흥개발기금법 개정안을 놓고 관계부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 담긴 내용으로, 실제 적용 여부와 시점은 법 개정 절차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출국납부금은 국내 공항이나 항만을 통해 출국하는 사람에게 부과하는 부담금이다. 관광산업 발전 등에 필요한 재원으로 활용된다. 문체부는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재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상 근거로 들고 있다.

인상안이 내년 2분기부터 시행되면 출국납부금 징수액도 크게 늘어난다. 문체부 추계에 따르면 2027년 징수액은 현행 7000원을 유지할 경우 3079억원 수준에서 2만원으로 인상하면 7367억원으로 늘어난다. 약 2.4배 규모다.
해외여행객 입장에서는 출국할 때 항공권에 포함되는 부담금이 1인당 1만3000원 늘어나는 셈이다. 인천공항을 기준으로 보면 국제여객공항이용료 1만7000원과 출국납부금 7000원을 합친 정부·공공 부과금이 현재 2만4000원인데, 출국납부금이 2만원으로 오르면 3만7000원이 된다. 조계원 의원 측은 이 같은 인상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출국납부금은 불과 2년 전 인하된 항목이다. 정부는 2024년 부담금 정비 방안을 발표하면서 당시 1만1000원이던 출국납부금을 7000원으로 낮췄고, 면제 대상도 2세 미만에서 12세 미만으로 확대했다. 당시 정부는 국민과 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체 91개 부담금을 전수 점검해 32개를 폐지하거나 감면하고 연간 2조원 수준의 부담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자동차보험료에 포함되는 부담금도 내년부터 다시 올라간다. 자동차사고 피해지원사업 분담금은 무보험·뺑소니 사고 피해자 지원과 피해예방 등 관련 사업에 필요한 재원이다. 자동차 책임보험에 가입한 차주가 부담하며 보험회사가 보험료를 받을 때 함께 징수해 정부에 납부하는 구조다.
이 분담금은 2024년 7월부터 2027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책임보험료의 1%에서 0.5%로 낮춰졌다. 감면 기간이 끝나는 2027년 7월부터는 다시 1%가 적용될 예정이다. 정부가 2024년 부담금 정비 당시 3년간 50% 감면하기로 했던 항목이 원래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금융회사가 부담하는 출연금도 올해 인상됐다. 금융위원회는 2026년 서민금융진흥원의 정책서민금융 재원을 확대하기 위해 금융회사의 공통출연요율을 높였다. 은행권은 가계대출 잔액의 0.06%에서 0.1%로, 비은행권은 0.03%에서 0.045%로 조정됐으며 이에 따라 연간 출연금은 약 1973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이 출연금은 금융회사가 서민금융진흥원에 내는 법정 출연금이다. 금융위원회는 정책서민금융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관련 상품의 금리 부담을 낮추기 위한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금융회사가 추가 부담을 떠안는 구조인 만큼 금융상품 이용자에게 비용이 전가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제기돼 왔다.
사업주가 내는 부담금도 올해 조정됐다. 고용노동부는 임금채권보장기금 사업주 부담금 비율을 근로자 보수총액의 0.06%에서 0.09%로 올려 2026년부터 적용했다. 이 기금은 사업주가 지급하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국가가 일정 요건과 한도 안에서 대신 지급하는 대지급금 등의 재원으로 사용된다.
새로운 부담금을 만들려는 움직임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음료에 대한 건강증진부담금이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첨가당 함량에 따라 음료업체에 부담금을 차등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을 각각 발의했다.
김선민 의원안은 첨가당이 100mL당 5g 이상 8g 미만인 음료에는 1L당 225원, 8g 이상인 음료에는 1L당 300원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음료업체가 납부하는 방식이지만 제조·유통 과정에서 비용이 제품 가격에 반영될 경우 소비자가 부담을 나눠 질 가능성이 있다.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이른바 제로음료도 부담금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업계 등의 의견을 수렴해 제로음료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연내 발의할 방침이다. 다만 이들 음료 관련 부담금은 현재 법안 발의 또는 추진 단계로, 출국납부금이나 자동차사고 피해지원사업 분담금처럼 이미 적용 시점이 확정된 제도와는 성격이 다르다.
부담금은 세금과는 법적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이나 기업이 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납부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측면이 있다. 항공권이나 보험료, 제품 가격 등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가 별도의 납부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는 특징도 있다.
정부는 2024년 부담금 개편 당시 국민이 납부 사실을 잘 모르거나 요금 인하를 통해 직접적인 부담 완화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항목을 주요 정비 대상으로 삼았다. 출국납부금과 자동차사고 피해지원사업 분담금도 당시 감면 대상에 포함됐다.
반면 현재는 일부 감면 항목의 원상복구와 새로운 부담금 도입이 동시에 추진되는 모습이다. 정부가 2027년도 예산안에서 최근 10년간 내국세 추세선을 웃도는 추가 세수 등을 재원으로 162조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하기로 한 가운데, 부담금 확대와 세입 활용을 둘러싼 재정 운용 방식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해당 기금은 내년 45조4000억원을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분야 사업에 투입하고 104조4000억원은 여유자금으로 운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