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부터 씻고 고기 담긴 그릇은 맨 나중에 씻으세요, 교차오염을 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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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설거지, 그릇 순서만 바꿔도 식중독균 교차오염을 막을 수 있다
컵부터 씻고 고기 그릇은 맨 나중에, 스펀지 교체와 2시간 룰까지 정리

설거지는 손에 잡히는 대로 하면 된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설거지는 손에 잡히는 대로 하면 된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추석을 비롯한 명절에 온 가족이 모여 상을 차리고 나면 뒷정리가 만만치 않다. 전 부치던 팬, 나물을 무친 그릇, 갈비를 담았던 접시, 손님들이 쓴 물컵까지 한꺼번에 싱크대에 쌓이는 풍경은 명절마다 되풀이된다. 이때 그릇을 놓인 순서나 눈에 보이는 대로 아무렇게나 씻으면, 실은 한 그릇에 묻은 세균이 다른 그릇으로 옮아가는 교차오염이 일어나기 쉽다.

설거지는 손에 잡히는 대로 하면 된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명절 상을 치울 때는 눈앞에 보이는 그릇부터, 혹은 크고 지저분한 팬부터 먼저 손대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고기·해산물·달걀이 닿았던 그릇이나 기름기가 많이 묻은 그릇은 컵이나 바로 먹는 반찬을 담았던 그릇과 반드시 따로 두어야 한다. 날고기 잔여물이 묻은 그릇을 개수대에서 헹굴 때 그 물이 깨끗한 그릇 위로 그대로 흘러가게 두는 것도 피해야 한다.

깨끗한 식기를 만지기 전에는 손을 먼저 씻는 것도 순서에 포함된다. 세균이 손을 거쳐 다시 깨끗한 그릇으로 옮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조리된 음식에 세균이 옮는 경로 중 하나로 손·표면·다른 음식을 거쳐 오염되는 교차오염을 꼽는데, 명절 설거지도 이 경로에서 예외가 아니다.

설거지는 손에 잡히는 대로 하면 된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설거지는 손에 잡히는 대로 하면 된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유리컵부터 날고기 그릇까지, 오염도 낮은 순서로 씻어야 한다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순서는 명확하다. 유리컵과 가볍게 더러운 접시를 먼저 씻고, 그다음 서빙에 쓴 수저·집게 같은 도구, 이어서 조리에 쓴 냄비·프라이팬, 기름이 많이 묻은 팬을 씻은 뒤, 날고기나 생선·달걀이 직접 닿았던 그릇을 맨 마지막에 씻는 순서다. 오염도가 낮은 것부터 높은 것 순으로 가면 세척수와 스펀지를 통해 세균이 역으로 옮는 상황을 줄일 수 있다.

이 순서가 중요한 이유는 물 자체가 세균을 옮기는 매질이 되기 때문이다. 날고기 접촉 그릇을 먼저 씻으면 그 물이 튀거나 스펀지에 남은 세균이 이후 씻는 컵·수저로 이동한다. CDC는 살모넬라, 노로바이러스, 캄필로박터 등을 대표적인 식품매개 병원균으로 지목하는데, 이런 균은 조리 과정뿐 아니라 설거지 단계의 교차오염으로도 전파될 수 있다.

유리컵부터 날고기 그릇까지, 오염도 낮은 순서로 씻어야 한다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유리컵부터 날고기 그릇까지, 오염도 낮은 순서로 씻어야 한다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손 설거지와 식기세척기, 방식은 달라도 원칙은 같다

손으로 씻을 때는 뜨거운 물과 주방용 세제를 제품 사용법에 맞게 써야 한다. 세제 원액을 과하게 풀거나 반대로 너무 적게 쓰면 기름기와 세균 제거 효과가 떨어지므로 표시된 용량을 지키는 것이 기본이다. 다 씻은 그릇은 곧바로 마른 수건으로 닦기보다 건조대에서 완전히 마르도록 두는 편이 낫다. 이미 여러 그릇을 닦은 수건에는 물기와 함께 미세한 세균이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식기세척기를 쓴다면 용량을 과하게 채우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그릇을 너무 빽빽하게 넣으면 물살이 그릇 안쪽까지 닿지 못해 기름기와 잔여물이 그대로 남는다. 제조사가 건조 코스를 권장한다면 중간에 문을 열어 꺼내지 말고 건조까지 끝내는 것이 위생적으로 안전하다.

스펀지를 갈고 손잡이를 닦아야 세척이 끝난다

설거지에 쓰는 스펀지는 명절처럼 그릇 수가 많은 날일수록 빨리 오염된다. 냄새가 나거나 미끈거리는 느낌이 들면, 혹은 날고기 잔여물이 묻은 그릇을 닦는 데 이미 썼다면 그 스펀지를 계속 쓰지 말고 새것으로 바꾸거나 용도를 나눠 쓰는 것이 좋다. 스펀지 하나로 컵부터 고기 접시까지 다 닦으면 앞서 말한 오염도 순서를 지켜도 스펀지 자체가 교차오염의 통로가 된다.

식사 후에는 그릇 못지않게 자주 손이 닿는 곳도 닦아야 한다. 싱크대 표면, 수도꼭지 손잡이, 조리대, 냉장고 문 손잡이는 명절 음식을 나르는 동안 여러 사람의 손이 거쳐 가는 지점이다. 이런 표면을 닦을 때 염소 성분 세제를 쓴다면 식초나 구연산 같은 산성 제품, 암모니아 성분 세제와는 절대 함께 섞지 말아야 한다. 두 성분이 만나면 유독 가스가 발생할 수 있어 반드시 따로 사용하고 사용 후에는 환기를 시켜야 한다.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뒷정리하는 동안 칼과 뜨거운 팬 근처에 오지 못하게 하는 것도 함께 챙길 부분이다.

스펀지를 갈고 손잡이를 닦아야 세척이 끝난다 — AI 자료 이미지
스펀지를 갈고 손잡이를 닦아야 세척이 끝난다 — AI 자료 이미지

상온에 두 시간 넘은 명절 음식은 씻어도 소용없다

서빙했던 그릇에 담긴 음식이 상온에 두 시간 넘게 놓여 있었다면, 그 그릭을 깨끗이 씻는다고 해서 남은 음식이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세균은 그릇 표면이 아니라 음식 자체에서 자랄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난 음식은 아까워도 버리는 것이 원칙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식중독 예방을 위해 조리 전후 손 씻기, 익힌 음식과 날음식의 구분, 냉장 5도 이하 보관을 권고하는데, 같은 맥락에서 세균이 잘 자라는 위험온도대는 약 4~60도이며 조리한 음식은 2시간 이내에 먹거나 냉장고에 넣는 것이 안전하다.

명절 밥상은 특히 어르신과 어린아이가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라 더 신경 써야 한다. 65세 이상 고령자, 5세 미만 어린이, 면역력이 약한 사람, 임신부는 식중독에 걸리면 더 크게 앓을 수 있는 집단으로 분류된다. 명절 상에 오래 놓여 있던 나물이나 전, 고기 반찬은 이런 가족 구성원이 함께 먹는다는 점을 감안해 시간을 넘겼다면 과감히 정리하는 편이 안전하다.

상온에 두 시간 넘은 명절 음식은 씻어도 소용없다 — AI 자료 이미지
상온에 두 시간 넘은 명절 음식은 씻어도 소용없다 — AI 자료 이미지

명절이 끝나도 이 순서는 도시락과 캠핑 설거지에도 통한다

오염도 낮은 것부터 높은 것 순으로 씻는 원칙은 명절이 아닌 날에도 그대로 써먹을 수 있다. 아이 도시락통을 씻을 때도 국물통이나 밑반찬통을 먼저 씻고, 고기나 생선반찬통을 담았던 통은 맨 나중에 씻으면 통끼리 겹쳐 두는 사이에 세균이 옮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캠핑이나 야외 바비큐 뒤 설거지도 마찬가지다. 물이 넉넉하지 않은 야외에서는 컵과 젓가락처럼 가벼운 것을 먼저 헹구고, 고기를 구운 그릴판이나 철판은 맨 마지막에 씻는 순서를 지키면 적은 물로도 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다. 평소 요리에서도 칼과 도마는 채소용을 먼저 쓰고 육류·생선용으로 옮겨 가는 순서를 지키다가, 다 쓴 뒤에는 바로 씻어 다음 요리에 교차오염이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명절 한 번의 설거지 순서를 몸에 익혀 두면 평소 부엌일에서도 같은 습관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