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곁까지 다가왔다... 도심 한복판 산책로에 나타난 멸종위기동물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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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 두 마리 새끼가 육교에 올라와서 다니고 있었다”
도심 산책로에 새끼 수달 두 마리가 나타나 시민이 구조를 요청하는 일이 벌어졌다. 수달은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보호종이다.

KBS와 KNN 등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최근 경북 경산시 영대교 인근 산책로에서 작은 동물 두 마리가 길 위를 이리저리 오가며 헤매는 모습이 목격됐다. 크기나 울음소리로 볼 때 아직 어미의 보살핌이 필요한 새끼 수달로 보였다.
목격자는 "수달 두 마리 새끼가 육교에 올라와서 다니고 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달리기를 하던 이 시민은 길을 잃은 듯한 새끼 수달을 발견하고 하천 관리자에게 도움을 청했다. 목격자는 새끼 수달들이 길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하천 관리자는 구조 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한다. 목격자는 하천 관리자가 수달을 구조하러 온 것까지 지켜봤다고 설명했다.
수달은 족제비과에 속하는 포유류다. 몸은 길고 유선형이다. 다리는 짧고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있어 헤엄을 잘 친다. 촘촘한 털은 물이 피부까지 스며드는 것을 막아준다. 주로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개구리나 게, 새우 같은 갑각류도 먹이로 삼는다. 하천과 호수, 해안가 등 물가에 굴을 파거나 바위틈을 보금자리로 삼아 산다. 주로 해가 진 뒤나 새벽에 활동하는 야행성 동물이어서 낮에 사람 눈에 띄는 일은 드문 편이다.

수달은 대체로 혼자 생활하며 넓은 행동권을 가진다. 배설물을 바위나 하천변의 눈에 띄는 곳에 남겨 영역을 표시한다. 새끼는 어미의 보살핌 속에서 헤엄과 사냥을 익힌다. 새끼가 독립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 기간에 어미와 떨어지면 먹이를 스스로 구하지 못해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수달은 198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환경부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허가 없이 포획하거나 해치면 처벌을 받는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도 유라시아수달을 적색목록 준위협(NT)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내 수달은 한때 멸종 위기에 몰렸다. 질 좋은 모피를 얻으려는 남획이 이어졌다. 산업화 과정에서 하천이 오염되고 서식지가 파괴된 것도 개체 수 감소의 원인이 됐다. 도시 하천에서 수달을 보기는 사실상 어려운 일이 됐다.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도심 하천 등 전국 곳곳에서 수달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사냥한 물고기를 먹는 수달이 지난 2월 부산에서 포착됐다. 서울 한강 일대에서는 서로 장난을 치며 털을 말리는 수달 가족의 모습이 확인됐다.
과거 자취를 감췄던 수달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하천 생태계가 회복됐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00년대 이후 꾸준히 추진된 하천 생태계 복원 사업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수질이 개선되고 물고기가 늘면서 수달이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홍윤지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사는 KBS 인터뷰에서 "수달은 수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라며 ”개체 수가 증가할 만큼 환경이 좋아졌다는 건 우선 먹을 게 풍부해졌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최상위 포식자가 살아남으려면 그 아래 먹이사슬이 건강하게 유지돼야 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수달의 등장을 하천 생태계의 건강성이 회복되고 있다는 강력하고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있다.
다만 수달이 사람이 사는 공간과 가까워지면서 새로운 과제도 생겼다. 도심 하천은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도로와 맞닿아 있다. 수달이 산책로나 육교처럼 사람이 다니는 길로 올라오는 경우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사람과 부딪힐 위험이 있다. 반려견과 마주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이번처럼 어미와 떨어진 새끼 수달은 스스로 살아남기 어렵다.
새끼 수달을 발견했을 때 함부로 만지거나 데려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어미가 근처에 있을 수 있어서다. 사람의 손을 타면 어미가 새끼를 돌보지 않을 수도 있다. 다친 수달이나 어미를 잃은 것으로 보이는 새끼를 발견하면 지방자치단체나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신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