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000만 원 내야 할 수도… 등산할 때 절대 하면 안 되는 '이 행위'
작성일
산길 바닥에 떨어진 도토리 무심코 담았다간 '과태료·형사처벌'
가을 산행철을 맞아 전국 주요 산을 찾는 등산객이 늘어난 가운데 산길 바닥에 떨어진 도토리와 밤 등 열매를 무단으로 채취하는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산길에 떨어진 열매를 무심코 주워 담는 행위가 빈번하지만 이는 산림 관련 법률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엄연한 불법 행위다. 이에 지자체들은 산림 보호와 생태계 보전을 위해 집중 단속에 나섰다.
최근 관악구 호암산 등서 무단 채취 포착… 지자체 강경 대응
최근 서울 관악구 호암산 일대에서는 방문객들이 도토리와 밤을 무단으로 채취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일부 등산객이 산길에 떨어진 도토리를 모아 가방 가득 담는 장면이 제보 영상에 그대로 담기면서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났다.

이에 지난 28일 관악구청은 도토리와 밤 무단 채취 행위에 대해 강력한 대응 의사를 밝혔다. 관악구청 관계자는 도토리 채집 행위가 적발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으며 관악산과 지역 내 공원을 중심으로 관리 직원들이 수시로 순찰하며 위반 행위를 제재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악구 외에도 강남구를 비롯한 각 지자체 역시 가을철 열매 특별 단속 기간을 운영하며 무분별한 채취 행위 방지에 나선 상태다.
장소 따라 처벌 수위 달라… 일반 산림 무단 채취 시 중형 처벌 가능
현행 법률상 임산물 무단 채취는 채취가 이뤄진 장소와 대상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다르게 적용된다.

도시공원에서 식물의 꽃이나 열매를 무단으로 채취할 경우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공원녹지법)’에 따라 5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공원이 아닌 일반 산림에서의 채취 행위는 처벌 수위가 훨씬 높다. 산림 소유자의 동의 없이 도토리나 밤 등 임산물을 가져갈 경우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산림자원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산주나 관리 기관의 동의 없는 임산물 무단 채취는 행위의 경중에 따라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까지 적용될 수 있다.
야생동물 겨울철 식량 고갈… 도심 멧돼지 출몰 등 안전 문제 유발
지자체들의 이 같은 단속은 생태계 파괴와 도심 내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산길에 떨어진 도토리와 밤은 다람쥐, 멧돼지 등 산속 야생동물에게 추운 겨울을 버텨내기 위한 필수적인 식량이다. 관악구청 관계자 역시 산에 존재하는 열매들이 겨울철 야생동물의 주요 먹이가 되기 때문에 무단 채취를 금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람들의 무분별한 채취로 인한 먹이 부족 현상은 사람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문제로 확산할 수 있다. 겨울철 먹이를 제때 구하지 못한 멧돼지가 먹이 활동을 위해 등산로나 사람이 거주하는 도심 지역으로 내려올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과 경기 의정부 등 수도권 도심 지역에서 멧돼지가 자주 출몰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산림 내 먹이 부족이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다.
팔공산 등 전국 산림서 매년 반복… 5년간 형사처벌 900명 달해
이처럼 가을 산행철마다 반복되는 도토리와 밤 무단 채취 문제는 매년 전국 단속 현장의 단골 이슈로 꼽힌다. 대표적인 단속 사례 지역 중 하나인 대구 팔공산의 경우 등산객의 발길이 잦은 등산로 길목마다 가을철만 되면 밤송이와 도토리 껍질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막상 바닥을 살펴보면 열매 알맹이는 찾아보기 어렵고 대부분 알맹이가 빠져나간 빈 송이만 남아 있다.

팔공산자연공원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교통이 편리한 등산로 주변을 중심으로 방문객들이 도토리나 밤을 주워 가는 일이 흔하게 발생한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비닐봉지에 열매를 모아 담은 뒤 산을 내려올 때는 등산 가방 깊숙이 숨겨 가져가는 식이다. 가을 산에서는 도토리나 밤 같은 단순 열매 수집 외에도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버섯이나 산약초 등 값비싼 임산물까지 무단으로 따 가는 사례 역시 꾸준히 적발돼 왔다.
실제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집계 기준 이전 5년간 밤과 도토리 등을 무단으로 가져가다 적발돼 형사처벌을 받은 인원만 900명 가까이 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법적 규정이나 생태계에 미치는 파급력을 인지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아 단속 및 처벌 적용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지자체 산림 관계자들은 "명확한 현장 제보나 적발 없이 무작정 형사 처벌을 내려 범법자로 조치하기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며 "현장 계도 활동과 홍보 안내를 병행하는 방식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