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이 대통령에 대한 온갖 불만 작심한 듯 쏟아... 수위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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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과 사랑의 시기는 지나... 우정의 관계”

인터넷 방송인 김어준씨가 이재명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두고 "여전히 고집도 있다"며 날을 세웠다. 김씨는 이 대통령이 지지층 갈등과 검찰개혁 등 민감한 현안에서 충분히 분명한 메시지를 내놓지 못했다고 봤다. 이 대통령이 스트레스를 SNS로 풀고 있다는 진단도 내놨다.

인터넷 방송인 김어준(왼쪽)씨와 이재명 대통령. 김씨 사진은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유튜브 채널의 영상을 캡처한 것이고 이 대통령 사진 출처는 뉴스1이다.
인터넷 방송인 김어준(왼쪽)씨와 이재명 대통령. 김씨 사진은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유튜브 채널의 영상을 캡처한 것이고 이 대통령 사진 출처는 뉴스1이다.

김씨는 28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 대통령이 지난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연 기자회견을 되짚었다. 김씨는 회견 당일에는 모두발언까지만 보고 일부러 며칠을 묵혔다고 했다. 선입견을 품은 채 보면 원하는 대목만 귀에 들어온다는 이유에서다. 김씨는 회견 전체를 세 번, 일부 대목은 열 번 넘게 돌려봤다고 밝혔다.

김씨는 "대통령이 지금이 얼마나 위기인지는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절실하다"라면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조치는 가능하면 다 하려고 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고집도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 대통령의 고집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씨는 "그런 고집 없이 정치인이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없다"며 "본인이 정말 틀렸다고 생각할 때만 바꿀 텐데 그 시기와 방향이 코어(핵심 지지층)가 생각하는, 또는 원하는 시기와 방향과 맞아떨어질까"라고 반문했다. 김씨는 "맞아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이미 여러 차례 누적돼 왔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회견 모두발언에서 개혁 과정에서 선명성을 드러내다 더 큰 저항을 불러와 개혁이 늦어지거나 실패할 수 있다는 점을 고민했다고 밝혔다.

인터넷 방송인 김어준씨.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유튜브 채널 영상을 캡처해 업스케일링한 사진.
인터넷 방송인 김어준씨.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유튜브 채널 영상을 캡처해 업스케일링한 사진.

김씨는 해당 대목을 이 대통령의 고집이 드러난 부분으로 꼽았다. 김씨는 "선명성 경쟁을 하다 개혁이 실패한 사례가 실제 많다"면서도 "반대 사례도 있다. 신중하려다 타이밍과 여론을 모두 놓쳐서 실패한 경우"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 대통령이 자신의 방식을 성공 공식으로 여기고 있다고 봤다. 김씨는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더불어민주당 대표, 그리고 대통령까지 도달한 게 본인의 방식"이라며 "본인의 성공 방식이 그렇기 때문에 고집, 신념을 바꿀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면 앞으로 그럴 때는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김씨는 이 대통령이 지난 1년 넘게 입장을 모호하게 남겨둔 경우가 많았다고도 말했다.

이 대통령은 회견에서 지지층 내부의 혐오 표현 문제를 거론하며 "우리는 모두 친문(친문재인)이고 친노(친노무현)이며 친김대중이고 이재명의 동지들"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운 마음이 들고 누군가를 탓하고 싶더라도 저와 정부의 부족함을 탓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김씨는 이 대목을 두고 "이 부분을 쓰는 게 가장 어려웠을 것 같다"고 했다. 이른바 '문조털래유'를 둘러싼 갈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본 것이다. '문조털래유'는 문재인 전 대통령,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김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유시민 작가 등을 묶어 부르는 표현이다.

김씨는 "대통령이 전 국민을 상대로 한 기자회견에서 '문조털래유'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렇게 불린 쪽은 일방적으로 당한 피해자로 여긴다"고 말했다. 김씨는 "서로 주고받는다고, 마치 쌍방 과실인 것처럼 표현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렇게 부른 쪽도 진영을 자처하니 대통령 입장에서 버릴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잘라 말했다. 김씨는 이 대통령이 질의응답에서 같은 주제를 다시 꺼낸 대목을 소개한 뒤에도 "이걸로는 부족하다"고 거듭 말했다.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

검찰개혁 발언에 대해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질의응답에서 원래 검찰개혁의 최대치 목표는 수사 검사와 기소 검사를 분리하는 것이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발언은 이 대통령이 애초 검찰개혁을 그 정도 수준으로만 생각했다는 논란으로 번졌다.

김씨는 "이 대통령의 집중력이 떨어져서 후반부에 말이 미끄러졌다"고 봤다. 김씨는 "실제 하고 싶었던 말은 본인 자랑이었다"며 "예전 우리 진영의 목표는 그 정도였는데 나는 더 나갔다는 논리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은 맨 앞의 말은 할 필요가 없었던 말"이라며 "본인이 억울했나 보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 대통령이 개헌과 관련해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힌 대목은 "이 정도면 깔끔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김씨는 "이렇게 얘기했다고 해서 이제 해소됐구나 말해 주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조작 기소 특검법에서 공소취소 논란을 부를 조항을 삭제해 달라고 국회에 요청한 대목을 두고는 "깔끔하다. 진작 했어야 하는 말"이라고 했다.

지지율 하락 원인에 대한 이 대통령의 답변에는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줬다. 이 대통령은 지지율이 떨어진 이유를 두고 "결국 국민에 대한 존중심이 좀 부족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고 답했다. 김씨는 "국민에 대한 존중심이 내가 부족했다는 말은 하기 어려운 말"이라고 평가했다.

김씨는 여기서 대중정치인의 숙명을 거론했다. 김씨는 "인간은 탓할 대상이 항상 필요하다"며 "대중정치는 그 탓의 대상이 기꺼이 돼 줄 수 있어야 한다. 그거 못 하면 대중정치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억울해하거나 서운해하거나 야속해할 거면 대중정치를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도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고 했다.

김씨는 이 대통령의 SNS 사용 습관을 직접 겨냥했다. 김씨는 "이 대통령은 그런 스트레스 일부를 SNS로 푸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마 참모들이 SNS를 하지 말라고 여러 번 말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그게 잘 안 되는 이유는 인간 이재명의 스트레스를 참모들이 대체해 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방송인 김어준씨.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유튜브 채널 영상을 캡처해 업스케일링한 사진.
인터넷 방송인 김어준씨.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유튜브 채널 영상을 캡처해 업스케일링한 사진.

김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들은 일화도 꺼냈다. 노 전 대통령과 사적으로 가장 가까운 몇몇 인사가 일부러 찾아가 수다를 떨고 재롱을 피우며 스트레스를 덜어 주는 역할을 자청했다는 이야기다. 김씨는 "이 대통령에게 그런 역할을 해 줄 사람이 없다면 꼭 필요하다"며 "해소되지 않은 스트레스는 가면을 쓸 뿐"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 대통령이 최근 리트윗한 게시물 작성자의 과거 글이 문제가 되자 게시물을 삭제하고 해명 글을 올린 일도 언급했다. 김씨는 "그렇게 포스팅해도 안 믿는다. 이런 게 반복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그런 일들 하나하나가 쌓여서 기본적인 신뢰에 금이 간다"며 "작은 일부터 불신이 쌓이면 큰일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정치인이 특정 성향 계정들에 둘러싸이는 이른바 '알고리즘 감옥'을 설명하면서 "그렇게 갇혀서 완전히 흑화된 대표적 정치인 중 하나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씨는 이 대통령을 향한 민주진영 내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도 했다. 김씨는 "이 대통령에 대해 민주진영 커뮤니티에서 쓰이는 언어와 감정 표현이 그 이전에 없던 수준"이라며 "일베가 들어왔다고 표현할 정도의 표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만큼 이재명 정부가 위기이기도 하고 실패해서는 안 되는 정부"라고 했다.

김씨는 박구용 전남대 교수(철학과)의 표현을 빌려 이 대통령과 지지층의 관계를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 내란 때, 그리고 대선 때 마치 내 몸처럼 걱정하고 돌보던 시절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며 "박 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런 사랑의 시기는 끝났다"고 말했다. 김씨는 무관심이나 증오가 아닌 '우정의 관계'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자신이 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회견 마무리 발언을 하는 이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저 표정을 보고 마음이 좀 안 좋았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사랑은 끝난 것 같은데 코어 지지층과 우정은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그 정도라도 하자면 해야 할 것이 참 많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위기고 진영의 위기고 그리고 공동체의 위기"라며 "미워하는 건 쉽다. 말을 뱉는 것도 쉽다. 우정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