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 논란 '암살자(들)' 제쳤다…역주행으로 '1위' 차지한 19금 한국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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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문으로 역전한 타짜, 6일 만에 박스오피스 정상 탈환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가 개봉 6일 만에 ‘암살자(들)’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추석 연휴 동안 줄곧 1위를 지켰던 ‘암살자(들)’을 하루 관객 수에서 근소하게 앞서며 순위를 뒤집었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 스틸컷 / CJ ENM
‘타짜: 벨제붑의 노래’ 스틸컷 / CJ ENM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지난 28일 하루 6만 8913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누적 관객 수는 90만 192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3일 개봉한 뒤 엿새 만에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셈이다. 100만 관객 돌파도 눈앞에 뒀다.

개봉 초반 분위기는 ‘암살자(들)’ 쪽에 더 기울어 있었다. ‘암살자(들)’은 개봉 이후 5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했고 추석 연휴 기간에도 가장 많은 관객을 모았다.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 동안 140만 7000여 명을 동원했다.

하지만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개봉 이후 관객 반응을 바탕으로 꾸준히 관객을 늘렸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인해 개봉 전 예매 경쟁에서는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았지만 실제 개봉 뒤 좌석 판매율과 관객 이탈률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여기에 관람객들의 평가와 배우들의 홍보 활동, 무대인사 등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입소문이 이어졌다.

이번 영화는 기존 ‘타짜’ 시리즈와 차이가 있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허영만 작가의 ‘타짜’ 시리즈 마지막 작품으로, 앞선 영화들과 직접 이어지는 이야기가 아닌 별도의 서사를 갖는다. 화투판을 중심으로 전개됐던 기존 시리즈와 달리 이번 작품은 포커와 온라인 카지노를 소재로 삼았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 스틸컷 / CJ ENM
‘타짜: 벨제붑의 노래’ 스틸컷 / CJ ENM
‘타짜: 벨제붑의 노래’ 스틸컷 / CJ ENM
‘타짜: 벨제붑의 노래’ 스틸컷 / CJ ENM

주인공은 이름이 같은 두 친구 장태영과 박태영이다. 변요한이 장태영을, 노재원이 박태영을 연기했다. 두 사람은 학창 시절부터 가까운 친구였고 온라인 카지노 사업을 함께하며 성공을 거둔다. 그러나 사업이 커질수록 두 사람 사이에는 질투가 쌓인다. 성공의 정점에서 관계가 무너진 뒤 장태영은 모든 것을 잃고 두 사람의 관계는 복수와 배신을 중심으로 새로운 국면에 들어간다.

장태영은 베트남 출장 중 박태영의 배신으로 나락에 떨어진 뒤 전설적인 타짜 곽동욱에게 포커를 배우게 된다. 동시에 일본과 베트남의 거물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도박판이 마련되고, 야쿠자 조직을 배후에 둔 가네코가 한국 온라인 카지노 사업에 관심을 보이면서 두 사람의 재회가 이뤄진다. 영화는 거액이 걸린 포커판을 통해 두 친구의 심리전과 복수를 그린다.

최국희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도박 자체보다 인물 사이에 쌓이는 감정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작보고회에서 "이번 편은 기존 타짜 시리즈와 같이 도박을 풀어가지만 좀 더 인물의 내면, 시기와 질투 배신에 초점을 맞추었다. 같은 이름을 가진 오랜 두 친구의 우정과 배신에 대한 이야기"라고 밝혔다.

배우들도 마지막 작품이라는 의미를 강조했다. 변요한과 노재원은 제작 과정에서 포커와 카드에 익숙해지기 위한 준비를 이어갔다. 노재원은 변요한과 함께 촬영 기간 동안 칩을 손에 익히는 연습을 했다고 밝히며 "변요한과 항상 손에 칩을 들고 살았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칩을 만지며 손에 익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영화에 대해 "타짜 시리즈를 다 재미있게 보고 인생 영화에 꼽히기도 하는데 이번 타짜는 새로운 이야기다. 제목은 타짜지만 처음 보는 세계관이고 깊은 서사를 다루고 있다. 영화보시면 현실에 있을법한 리얼한 두 친구의 이야기에 매력을 느끼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국희 감독에게도 시리즈의 마지막이라는 점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그는 ‘타짜’가 전통적으로 추석 시즌에 관객을 찾아왔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번 작품 역시 추석 개봉을 목표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또한 20년에 걸친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작품인 만큼 책임감과 부담이 컸지만 애정을 갖고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 스틸컷 / CJ ENM
‘타짜: 벨제붑의 노래’ 스틸컷 / CJ ENM
‘타짜: 벨제붑의 노래’ 스틸컷 / CJ ENM
‘타짜: 벨제붑의 노래’ 스틸컷 / CJ ENM

역사 왜곡 논란 '암살자(들)'은 2위

반면 2위로 내려온 ‘암살자(들)’은 누적 관객 163만3621명을 기록했다. 하루 관객 수는 6만7406명으로 ‘타짜: 벨제붑의 노래’와 약 1500명 차이였다. 개봉 초반부터 이어진 흥행세는 유지하고 있지만, 영화 내용을 둘러싼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허진호 감독이 연출한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사건의 배후를 추적하는 내용이다. 유해진이 형사, 박해일이 신문사 사회부장, 이민호가 신입 기자를 맡았다.

영화에는 당시 박정희 대통령 측이나 중앙정보부가 사건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가설이 등장하면서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은 관객 반응을 넘어 정치권에서도 이어졌다. 일부에서는 영화 속 가설이 역사적 사실과 다른 방향으로 관객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반면 제작진은 28일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암살자(들)'은 1974년 발생한 역사적 사건을 모티브로, 당시 사건과 관련해 작성된 다양한 기록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극영화"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이어 공개된 기록과 자료, 서적, 다큐멘터리 등을 조사해 실제 사건과 인물을 모티브로 삼았으며, 가상의 인물과 상황을 결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논란은 가라앉지 않는 추세다.

영화 '암살자(들)'의 한 장면 / 하이브미디어코프
영화 '암살자(들)'의 한 장면 / 하이브미디어코프

영화에 대한 평가 역시 플랫폼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 ‘암살자(들)’은 실제 관람객 평가를 반영하는 CGV 에그지수에서는 92%를 기록했지만 네이버 네티즌 평점은 2.4점으로 집계되는 등 반응이 크게 엇갈렸다. 흥행 성적과 별개로 작품을 둘러싼 해석과 논쟁이 동시에 이어지는 상황이다.

3위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다. 28일 하루 관객 3만1359명을 추가하며 누적 관객 1181만 4654명을 기록했다.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신들의 분노와 맞서는 대서사극으로, 맷 데이먼, 톰 홀랜드, 앤 해서웨이, 로버트 패틴슨, 젠데이아, 샤를리즈 테론 등이 출연했다.

한편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오는 30일 문화가 있는 날을 앞두고 개봉 2주차에 들어선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라는 제한 속에서 출발한 작품이 실관람객 반응을 바탕으로 순위를 끌어올린 만큼, 이후 관객 유입이 어떤 흐름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