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들) 영화 관람합시다. 대박 터집니다”…난리난 와중에 ‘이 사람’ 발언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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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자(들)도 논픽션 영화도 아니고 픽션 영화”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정치권과 수사기관으로 번진 가운데, 개봉 닷새째에 "영화 관람하자"는 글을 올려 주목받고 있는 정치인이 있다.

"암살자(들)은 픽션 영화"…SNS에 남긴 논거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28일 자신의 SNS에 "'암살자(들)'은 논픽션 영화도 아니고 픽션 영화"라는 글을 올렸다. 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영화를 사실의 기록이 아닌 창작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박 의원은 우선 2022년 사례를 꼽았다. 그는 2022년 부천국제만화축제가 고등학생 만화 '윤석열차'로 떠들썩했지만 그때도 만화는 만화로 보자고 했다고 적었다. '윤석열차'는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이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DJ는 문화예술인들을 간섭하면 창작력이 후퇴하니 '지원은 하되 간섭은 말라'고 했다"고 썼다. 이어 영화도 가위질하지 못하게 하고 영화인들에게 맡기라고 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홍보 효과를 낸다는 말도 남겼다. 박 의원은 "국회에서까지 떠들어서 홍보가 잘 되겠다"고 했다. 마지막 문장은 "'암살자(들)' 영화 관람하자. 대박 터집니다"였다. 영화만 흥행하게 생겼다는 표현도 함께 썼다.
박 의원이 과거 사례를 끌어온 대목은 정치권 논란의 구조를 보여준다. 2022년에는 학생 풍자만화가 정치적 공방의 대상이 됐고, 2026년에는 극영화가 같은 위치에 놓였다. 창작물을 어디까지 현실 정치의 잣대로 평가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두 사례에서 반복된다.

영화는 어떤 사건을 다뤘나…1974년 8월 15일
지난 23일 개봉한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발생한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다. 재일교포 2세 문세광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총을 발사했고, 이 과정에서 육영수 여사가 사망했다.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으로 불리는 사건이다.
영화는 이 역사에 상상력을 더해 저격 사건의 실체를 좇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일각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 측이 사건을 계획했을 수 있다는 가설을 제기하는 것이냐며 논란을 키웠다.
국민의힘 "역사를 교묘하게 비틀었다"
국민의힘은 영화가 실제 사건을 왜곡하고 박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취지로 비판하고 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역사적 사실을 교묘하게 비틀었다"며 "정치적 프로파간다"라고 주장했다.
비판의 핵심은 영화가 관객에게 어떤 인상을 남기느냐에 있다. 극 중 가설 제기 장면이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특정 인물의 관여 가능성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다.

경찰 고발까지…제목의 '(들)'이 쟁점
논란은 29일 고발로 이어졌다. 이종배 국민의힘 전 서울시의원은 서울경찰청에 허진호 감독과 제작진을 형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고발 사유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영화 제목이다. 이 전 시의원은 "영화 제목도 '암살자'가 아니라 복수형인 '암살자(들)'로 정해 문세광 외에 다른 암살 주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때문에 관객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시해 배후에 있었거나 범행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인식하게 된다고 했다.
고발장 접수 단계여서 수사 여부와 결과는 확정되지 않았다.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가 성립하려면 영화가 특정 사실을 사실로 적시했는지가 판단 대상이 된다. 제작진이 입장문에서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고 있지도 않다"고 밝힌 부분이 이 지점과 맞닿아 있다.

제작진 입장문 "특정 정치적 목적 없다"
제작진은 28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입장문은 "'암살자(들)'은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영화의 성격도 규정했다. 제작진은 1974년 사건을 모티브로 당시 사건과 관련해 작성된 다양한 기록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극영화라고 설명했다. 영화 어디에서도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제작진은 비판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역사적 사건과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인 만큼 다양한 해석과 비판이 있을 수 있고, 그런 의견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다만 특정한 정치적 목적이나 의도로 제작된 영화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했다. 입장문은 작품을 창작의 산물로만 바라봐 달라는 요청으로 끝난다.
누가 만들고 누가 나오나
연출은 '8월의 크리스마스'(1998) 등을 만든 허진호 감독이 맡았다. 제작은 '남산의 부장들'(2020), '서울의 봄'(2023) 등을 만든 하이브미디어코프다. 두 작품 모두 실제 현대사를 소재로 한 영화라는 공통점이 있다.
출연진은 유해진이 형사, 박해일이 신문사 사회부장, 이민호가 신입 기자 역을 맡았다. 형사와 기자, 신문사 사회부장이 등장하는 설정은 영화가 사건의 실체를 추적하는 구조라는 점을 보여준다.

흥행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박 의원은 "영화만 대박 터지게 생겼다"고 썼다. 정치권 논쟁이 관객 관심을 키울 수 있다는 진단이다. 개봉 직후 국회 발언과 고발이 이어지면서 영화는 개봉 첫 주부터 사회적 화제의 중심에 섰다.
다만 논란이 실제 관객 수로 연결될지는 개봉 이후 집계되는 박스오피스 수치로 확인해야 한다. 원문 자료에는 관객 수 통계가 포함돼 있지 않아 현재까지 흥행 성적은 확인되지 않는다. 역사 소재 영화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관람 선택에 영향을 주는 방향은 관객층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있다.
향후 변수는 고발 이후 절차다. 서울경찰청이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할지, 수사가 이뤄진다면 어떤 기준으로 허위사실 적시 여부를 판단할지에 따라 논란의 향방이 달라진다. 정치권에서는 영화를 관람한 뒤 입장을 밝히는 의원들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