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정지우 감독, 베드신 혹평에 “에로 그만둘까”…불화설도 정면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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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우 감독, 베드신 혹평 인정하며 “에로 감독 그만할까” 너스레
지창욱 불화설엔 “진심으로 사랑한다”며 정면 해명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캔들’을 연출한 정지우 감독이 베드신에 대한 아쉬운 반응을 직접 인정하며 속내를 밝혔다. 지난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지우 감독은 작품 속 수위 논란과 배우 지창욱과의 불화설, 나나를 둘러싼 입술 필러 논란, 차기작 계획까지 다양한 질문에 답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위험한 사랑 내기를 그린 ‘스캔들’은 지난 18일 8부작 전편이 공개된 뒤 공개 3일 만에 190만 시청수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쇼 비영어 부문 7위에 올랐다.
삼청동에서 진행된 진솔한 인터뷰
정지우 감독은 28일 오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스캔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스캔들’은 조선시대 여성으로만 갇혀 살기에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여인 조씨부인(손예진 분)과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지창욱 분)이 벌이는 발칙하고도 위험한 사랑 내기, 그 내기에 얽힌 한 여인 희연(나나 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날 인터뷰는 여러 매체와 순차적으로 진행됐으며 베드신 수위와 배우와의 호흡, 연출 의도, 향후 계획 등 작품 전반에 걸친 질문이 이어졌다. 정지우 감독은 특유의 솔직한 화법으로 답변을 이어가며 작품에 대한 고민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스캔들’은 프랑스 작가 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가 1782년 발표한 소설 ‘위험한 관계’를 조선시대로 옮겨온 작품이자, 2003년 개봉한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이재용 감독)를 리메이크한 시리즈다. 극본은 ‘협상의 기술’의 이승영 작가와 ‘썸바디’의 안혜송 작가가 함께 맡았다. 정지우 감독은 1999년 영화 ‘해피 엔드’로 데뷔한 뒤 2012년 ‘은교’, 2017년 ‘침묵’, 2019년 ‘유열의 음악앨범’, 2022년 넷플릭스 시리즈 ‘썸바디’를 연출했으며, ‘스캔들’은 ‘썸바디’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시리즈 연출작이다.

공개 3일 만에 글로벌 톱10 진입
‘스캔들’은 지난 18일 넷플릭스에서 8부작 전편으로 공개된 이후 빠르게 성과를 냈다. 공개 3일 만에 190만 시청수를 기록했으며, 이는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쇼 비영어 부문 7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시청수는 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으로, 넷플릭스가 자체 집계해 발표하는 지표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작품은 공개 전부터 배우들의 수위 관련 발언이 알려지며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공개 이후 실제 성과로 이를 뒷받침했다. 그러나 공개 직후 원작 영화와의 비교, 배우 외적인 논란 등에 휩싸이며 서사가 늘어지고 전개 속도가 지루하다는 반응도 함께 나왔다. 2시간 남짓의 영화를 8부작으로 늘리면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베드신 혹평, 감독이 직접 인정한 아쉬움
정지우 감독은 ‘스캔들’ 속 베드신이 수위에 비해 비교적 야하지 않게 느껴진 부분에 대해 “의도한 것이냐”는 질문에 “러브신에서 성적 밀도를 높이는 것으로부터 벗어나려고는 작정했다. 그러지 않으려고 했다. 그게 목표인 드라마는 아니니까. 성애물은 아니지 않나”라고 답했다.
그는 희연과 조원이 스푼처럼 포개져 있는 장면을 예로 들며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존재가 됐다는 게 더 중요하게 남기를 바라는 거지 노출의 장면이 남기를 바라는 건 아닌 상태”라고 설명했다. 성적 긴장감을 쌓는 방식으로 묘사를 이어가는 것을 명백히 원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다만 정지우 감독은 제작발표회 당시 수위에 대한 질문에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귀띔했던 것과 달리 실제 반응이 엇갈린 데 대해 “기대에 걸맞지 않았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에로 감독인데 그만할까”…너스레 속 고민
‘에로 감독’으로 불려온 정지우 감독은 이날 “제가 에로 감독인데 그만할까 싶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가벼운 농담처럼 던진 말이었지만 그 안에는 실제 고민이 담겨 있었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불편함이 본질을 잡아먹는 수준에 온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지울 길이 없다”며 “이런 고민은 계속 있었다. 앞뒤가 막혀있다”고 털어놨다. 러브신의 밀도와 긴장을 향해 미는 힘과, 대상화하지 말아야 한다는 당기는 힘 사이에서 양쪽의 힘을 모두 쓰고 있는 상태가 됐다는 것이다.
이어 “완전히 다른 궁리를 해야 하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이며, 성적 묘사에 대한 접근 자체를 다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4등’도 했고 ‘유열의 음악앨범’도 했지만 ‘스캔들’ 같은 장르는 매우 어려운 과목이 됐다”고 덧붙였다.

폭력적 묘사와 성적 묘사,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정지우 감독은 성적 묘사를 다루는 것이 “매우 어려운 과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일종의 폭력에 관련된 묘사는 더 자극적으로 만드는 방법에 대해 가속이 붙어있는 상태지 않나. 다른 영역의 성적인 묘사와 관련해서는 명백하게 감속을 통해서 다른 방안을 찾아야 되는 환경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만큼 난이도가 높아진 것 같다”며 저는 건강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성적 묘사와 폭력적 묘사를 다루는 창작 환경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발언이다.
지창욱과 불화설? “진심으로 사랑한다”
정지우 감독은 조원 역을 맡은 배우 지창욱과의 촬영 비하인드도 전했다. 특히 촬영 현장에서 불거졌던 불화설에 대해서는 오해라며 명확히 선을 그었다.
정 감독은 “불화설은 전혀 아니다. 현장에서 진심으로 배우들을 사랑한다. 배우들과 저는 애틋하다”고 강조했다. 짧지만 단호한 어조로 불화설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이 발언은 작품 공개 이후 배우와 감독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정지우 감독이 직접 현장 분위기를 전하며 오해를 해소하려 한 대목이다.
지창욱에게 모니터링 금지시킨 이유
정지우 감독은 지창욱에게 모니터링을 하지 말라고 요청했던 이유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지창욱 배우가 모니터를 하게 되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여러 요소들을 너무 잘 알더라. 촬영 초반부터 그걸 느꼈다. 그러다 보니 연기가 명백하게 깔끔해지고 쉬워지는 면이 있었는데, 그게 너무 아깝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그냥 원하는 대로 연기해보라’고 권유했다. 왜 그렇게 했으면 좋겠는지도 세세하게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정 감독은 “그 이후에는 정말 좋았다. 지창욱은 정말 빼어난 연출자이기도 해서,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부분까지 마음을 쓰는 면이 있다. 그래서 그러지 않기를 권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창욱·나나가 말한 “러브신보다 감정신이 어렵다”
정지우 감독은 러브신 촬영 과정에서 지창욱과 나나가 보인 반응도 회상했다. 그는 “지창욱과 나나에게 고마운 건, 두 사람에게 촬영 전 어렵게 러브신에 대해 물어보자 지창욱이 ‘러브신은 고민도 안 된다. 감정신이 어려워 더 문제’라고 답해줬기 때문”이라며 “나나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감정신에 대한 대화를 더 길게 나눴다”고 답했다.
정 감독은 “신인 배우들과 러브신을 촬영하기 위해선 촬영 전부터 신에 대해 엄청 얘기를 나눠야 한다. 그들 입장에선 이 신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우리가 뭘 하려고 하는지를 알고 동의를 해서 그 과정을 단단히 다져야만 촬영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지창욱과 나나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며 “두 사람과 러브신에 관한 대화는 정말 짧게 했다. 오히려 두 사람이 이 신에서 어떤 감정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오래 나눴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조원의 죄책감, 희연의 순수함
정지우 감독은 러브신 속 감정선의 디테일도 짚었다. 그는 “러브신에서 지창욱이 나나를 안고 나누는 대화가 정말 중요했는데, 그 장면에서 지창욱이 연기한 조원은 죄책감 때문에 정서적으로 심하게 흔들려야 했고, 그 속을 모르는 희연은 맑기 그지없는 상태로 이야기를 나눠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런 본질의 영역을 그대로 소화해줘, 너무 고마웠다”고 밝히며 배우들의 감정 표현력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겉으로 드러나는 장면보다 인물 내면의 결을 더 중요하게 여긴 연출 의도가 재확인되는 발언이다.
나나 캐스팅 이유와 입술 필러 논란
정지우 감독은 희연 역에 나나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사랑에 배신 당한 희연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가 나나에게 매우 중요한 순간이었다. 보란 듯이 살아 남겠다고 해야 힘이 생기는 캐릭터였고 그게 ‘스캔들’의 가장 중요한 관건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나나가 촬영 중 희연이 죽는 게 맞다고 주장했던 일화도 전하며 “한 번은 촬영 중 스태프가 모두 철수한 뒤에도 나와 남아 3시간 넘게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한편 ‘스캔들’은 공개 이후 나나의 도톰한 입술이 조선시대 배경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으며 ‘입술 필러 논란’에 휩싸였다. 나나는 지난 22일 유료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내 입술이 보는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줬다면 나의 잘못이다”라며 “나의 개인적인 선택이 배우로서 맞지 않는 선택이었던 거라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정지우 감독은 논란에 대해 “모든 것은 내 탓이다”라며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그는 “더 중요한 것을 보고 있어서 문제가 될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캐릭터 감정과 관련해 수도 없는 대화와 깊은 시간들을 나나와 함께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나에 대해 “날것의 감정을 그대로 끌어내기 위해 저렇게까지 몸을 혹사하는 배우가 있나 싶을 정도였다. 첫 테이크에서 나나의 얼굴을 향해 카메라 2~3대를 동시에 두고 촬영하려고 꾸준히 노력했다”고 전했다.
또한 나나의 논란이 불거진 직후 나나가 먼저 문자를 보내 자신을 걱정했다는 일화도 공개했다. 그는 “가슴 아프다”면서도 “그 얘길 전해들은 날, 나나에게 문자가 왔다. 오히려 나를 걱정하더라”라고 밝혔다. 정 감독은 “제일 마음 안 좋은 건 당사자일 거다. 온몸으로 한 감정 연기를 그 논란 때문에 못 보여주는 마음이 어떻겠느냐”며 “우리 둘은 그런 애틋한 마음이 있었다”고 전했다.
차기작은 “에로 아니고 사랑도 아닌 영화”
정지우 감독은 차기작을 고민 중이라고 밝히며 방향성에 대한 힌트도 남겼다. 그는 “에로는 아니고자 한다”며 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하지 않으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영화로 하고 싶다.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스캔들’을 통해 성적 묘사와 사랑 이야기에 대한 접근을 두고 깊은 고민을 거친 만큼, 다음 작품에서는 전혀 다른 장르와 매체를 택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스캔들’은 손예진, 지창욱, 나나가 출연했으며 총 8부작으로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