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 시가와 손잡고 아프리카·GCC에 “제3자 없는” 자기관리 지갑 엔타·펄스 출시
작성일
테더, 시가와 협력해 아프리카·GCC에 자기관리형 지갑 상품 ‘엔타·펄스’ 출시
송금비 8.46% 부담 속 USD₮·비트코인·금 토큰 직접 관리 지원

테더가 아부다비 핀테크 시가(Siga)와 손잡고 아프리카와 걸프협력회의(GCC) 지역에 자기관리형(self-custodial) 금융 상품을 선보인다. 두 회사는 9월 28일(현지시각) 테더의 오픈소스 지갑 개발 도구인 테더 월렛 개발 키트(WDK)를 기반으로 개인·기업·금융기관용 상품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용자는 제3자 없이 USD₮(테더 발행 스테이블코인)와 비트코인, 금 기반 토큰인 XAU₮를 직접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이번 협력은 테더가 2025년 시가에 진행한 전략적 투자의 다음 단계다. 당시 투자는 아프리카 전역의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와 USD₮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이뤄졌고, 이번 발표로 투자에서 실제 상품 배포 단계로 넘어갔다.
시가는 어떤 회사인가
시가 디지털은 아부다비에 본사를 둔 핀테크로 2016년부터 영업해왔다. 가상 계좌, 장외거래(OTC), 트레저리 관리 등 아프리카 역내 상거래에 특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온 회사다. 두바이국제금융센터(DIFC) 혁신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아프리카와 걸프 지역 여러 국가에서 라이선스를 받은 금융거래중개업체들과 협업해 규제 준수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의 대표 상품인 엔타 지갑은 시드 문구 방식을 버리고 패스키와 생체인증을 도입한 자기관리형 지갑이다. USD₮, 비트코인, 토큰화된 금을 지원하며 안드로이드와 iOS 앱으로 제공된다. 시가는 설립 이후 누적 거래량 3억 5,000만 달러(약 4,750억원, 1달러 1,357원 기준)를 처리했다.

새로 나온 두 상품, 엔타와 펄스
이번 협력의 핵심은 엔타와 펄스 두 상품이다. 엔타는 개인과 고액 자산가, 기업이 현지 화폐나 미국 달러, 비트코인으로 자기관리형 지갑에 자금을 충전한 뒤 USD₮·비트코인·XAU₮를 보유하고 전송할 수 있게 해준다.
펄스는 은행과 핀테크 기업, 그 밖의 금융기관이 특정 결제 경로와 트레저리 운영, 정산 흐름에 맞춰 디지털 자산 상품을 구축하도록 돕는 도구다. 시가 최고경영자 아비올라 쇼그베니는 “일반적인 지갑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대신, 각 기관과 시장이 자금을 움직이는 방식에 맞춰 펄스를 맞춤 설계한다”고 말했다.
두 상품 모두 WDK가 제공하는 오픈소스 지갑 인프라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단일 통합만으로 시가는 WDK가 지원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고, 기관 고객에게는 두 가지 배포 방식을 제공한다. 시가가 관리하는 인프라를 쓰거나, 자체 환경에서 전부 운영하며 키와 데이터, 자금 통제권을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이다. 이는 대형 규제 기관이 요구하는 데이터 주권, 키 소유권, 운영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설계다.
왜 아프리카·GCC인가
시가가 서비스하는 여러 시장에서는 화폐 변동성이 구매력을 계속 갉아먹고 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로 보내는 송금 비용은 2025년 기준 평균 8.46%에 달했다. 기존 디지털 자산 플랫폼 다수는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서 다른 문제를 만든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자금을 제3자가 통제하는 커스터디 지갑에 맡기도록 요구하는 구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 나이라화는 최근 큰 폭으로 가치가 떨어졌고 케냐, 가나 등 다른 시장도 비슷한 흐름을 겪고 있다. 이런 시장의 기업들에게 USD₮ 보유는 투기적 수단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줄어드는 운영자금을 지키기 위한 헤지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반대편에서는 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가 디지털 금융 허브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다. 시가가 라이선스를 받은 DIFC를 포함한 아부다비의 규제 체계는 디지털 자산을 다루는 핀테크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설계됐다.
기존 통신은행망을 거치면 사흘에서 닷새가 걸리는 거래가 온체인에서는 몇 분 만에, 훨씬 낮은 비용으로 정산된다. 아프리카와 GCC 두 지역 간 국경 간 결제는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은행 시스템 대비 실질적이고 측정 가능한 우위를 갖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규제 승인과 남은 과제
시가는 나이지리아에서 디지털자산 중개업 라이선스 승인의 마지막 단계를 밟고 있다. 시가 최고운영책임자 다미 에토미는 “승인이 최종 확정되면 나이지리아 내 개인과 기관을 대상으로 규제된 디지털 자산 거래와 중개,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가가 외부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과 동일한 플랫폼에서 엔타를 직접 운영해, 파트너가 될 기업에 실제 작동 사례를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더 최고경영자 파올로 아르도이노는 “WDK는 기업들이 이용자가 직접 자산을 통제하는 금융 상품을 만들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한다”며 “시가와 함께 저축을 지키고 국경을 넘어 돈을 옮기는 데 실질적 어려움을 겪는 시장에 이 인프라를 가져간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협력으로 USD₮와 비트코인, XAU₮ 접근성이 확대되고 은행과 핀테크 기업은 고객 필요에 맞춰 유연하게 상품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WDK는 비트코인과 라이트닝, USD₮, XAU₮ 등을 지원하는 모듈형 오픈소스 도구로 별도 수수료나 제약 없이 무료로 제공된다. 테더는 WDK를 소비자 상품과 은행, 핀테크 플랫폼 전반으로 확장해 GCC-아프리카 회랑에서 자기관리형 금융의 실질적 토대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