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군복 안 입었나”…지뢰 추정 폭발 25사단에서 국방부장관이 '양복' 입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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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관례의 충돌, 국방부 장관의 양복 차림 논란

비무장지대(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가 발생한 육군 25사단을 방문한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군복이 아닌 양복 차림으로 현장을 찾은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국방부가 관련 법령상 군복을 입지 않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28일 강 장관의 복장에 대한 지적과 관련해 ‘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들었다. 해당 법률 제9조는 군인이 아닌 사람이 군복을 착용하거나 군용장구를 사용 또는 휴대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강 장관은 육군 대장 출신이지만 현재는 현역 군인이 아니다. 전역한 뒤 국방부 장관에 임명된 민간인 신분이기 때문에 법률상 군인이 아닌 사람에 해당한다. 국방부는 이런 법적 지위를 근거로 강 장관이 군복을 입지 않은 것은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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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관계자는 그동안 국방부 장관이 군복을 착용한 사례에 대해서는 부대원들과의 동질감을 유지하고 인원을 보호하기 위한 관례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이번 방문에서 기존 관례보다 법령에 따른 복장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논란은 이날 오전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시작됐다. 한 기자는 강 장관이 지난 23일 육군 25사단을 방문하면서 군복이 아닌 양복을 입은 이유를 물었다. 기자는 수십 년 동안 국방부 장관이 전방부대를 방문하는 모습을 봤지만 양복 차림은 처음 봤다는 취지로 질문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강 장관이 취임 직후부터 현장 점검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하면서 관련 의견을 의전 부서에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강 장관은 취임 이튿날인 지난 23일 첫 현장 일정으로 경기 파주에 있는 육군 25사단을 찾았다. 이 부대는 지난 21일 DMZ 수색로 개척 작전 과정에서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이 잇따라 발생해 수색대대장 등 장병 3명이 다친 곳이다.

당시 폭발 사고는 오전 10시50분쯤 발생했다. 수색로 개척 과정에서 첫 폭발이 일어나 공병 중사가 다쳤고, 부상자를 확인하고 안전조치를 하기 위해 접근한 수색대대장도 추가 폭발로 중상을 입었다. 다른 장병 1명도 부상을 입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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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장관은 25사단 방문 당시 전망대에서 작전 상황을 보고받고 GOP 대대 지휘통제실을 점검했다. 장병들에게는 적이 도발하거나 침범할 경우 주저하지 말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로 강조하면서 “여러분의 단호한 대응이 곧 나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이번 복장 논란에서 관심을 끄는 부분은 국방부 장관이 군 출신인지 여부와 현재 신분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현역 군인이었던 사람이라도 전역하면 군인 신분을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은 “군인이 아닌 자는 군복을 착용하거나 군용장구를 사용 또는 휴대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다. 같은 조항은 군인이 아닌 사람이 군인과 식별하기 어려운 유사군복을 착용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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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에는 예외도 있다. 다른 법령에 따라 착용이나 사용이 허용되는 경우나 문화·예술 활동, 국방부령으로 정하는 의식행사,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시책에 따른 공익 활동 등 법에서 정한 경우에는 제한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군복 착용 제한을 어길 경우 처벌 규정도 있다. 현행 법은 군복이나 군용장구 착용·사용 금지 규정을 위반한 사람에 대한 벌칙을 두고 있다. 국방부가 강 장관의 양복 차림을 문제 삼을 수 없다고 설명한 배경에는 이 같은 법률 규정이 있다.

반면 과거 국방부 장관들이 전방부대를 방문하면서 군복을 착용한 사례는 적지 않았다. 장관이 현역 군인이 아니더라도 군복을 입고 장병들과 함께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이 익숙하게 받아들여졌던 이유다.

이번 사례는 이런 기존 관례와 법률상 원칙 사이의 차이가 드러난 경우다. 국방부는 과거 장관들의 군복 착용을 부대원들과의 동질감이나 보안 등을 위한 관례적 행위로 설명하면서도, 강 장관의 양복 차림 역시 법령에 따른 것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강 장관은 육군 대장 출신이라는 점에서도 이번 복장이 더욱 눈길을 끌었다. 군 지휘관으로 오랜 기간 복무한 뒤 국방부 수장이 된 인물이 전방부대를 찾으면서 군복 대신 민간인 신분에 맞는 양복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강 장관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접견한 뒤 기자들과 만나 DMZ 폭발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폭발물의 종류와 관련한 질문에도 답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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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현장 장병이 북한군 목함지뢰를 봤다고 진술했다는 질문에 강 장관은 목함지뢰가 아니라는 진술도 있어 현재로서는 특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답했다. 같은 날 합동참모본부도 사고 당시 장병들의 진술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폭발물의 형상이 목함지뢰와 비슷했다는 진술이 있는 반면 다른 종류의 지뢰로 추정했다는 진술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물이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인지, 우리 군이 사용한 지뢰인지, 과거 매설된 지뢰가 유실된 것인지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군은 현장조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종합해 폭발물의 종류와 사고 원인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부상 장병의 장구류와 현장에서 확보된 파편 등에 대한 분석도 진행되고 있다.

이번 사고를 둘러싼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국방부 장관의 복장 문제까지 함께 관심을 받으면서 전역한 군 출신 국방부 장관의 법적 신분과 군복 착용 관행의 차이도 다시 부각됐다. 현행 법률상 군인이 아닌 사람의 군복 착용은 원칙적으로 제한되며, 법에서 정한 예외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허용된다.